[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지난 2022년 배달의민족은 매출 2조9471억, 영업이익 4241억원을, 2023년은 매출 3조4155억, 영업이익 6998억을 기록했다.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지만, 지난 2일 이국환 대표가 돌연 사임했다. 인사 시즌도 아니고, 매출 성적도 나쁘지 않은 이 대표의 사임을 두고 업계에서 여러 말들이 나오고 있다.
산업부 조민교 기자 |
현재로서는 독일 모기업 DH(딜리버리히어로)와의 갈등이 주된 이유로 보인다. DH는 일본에서 '푸드판다'를, 한국에서 배민을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 배달앱 서비스 기업이다. 경쟁사 요기요의 모회사였던 DH는 지난 2019년 12월 배민을 인수합병한 뒤, 공정위의 독과점 우려 때문에 요기요 대신 배민을 품게 됐다.
지난해 DH가 배민에서 챙겨간 배당금만 4127억원에 달한다. 한국에서 번 돈의 약 59%에 달하는 돈을 본사가 챙겨간 셈이다.
배민은 현재 업계 1위 기업으로서 여러 압박을 받고 있다. 모기업이 아니더라도 국내 규제 당국의 압박은 물론 소상공인과 라이더의 비판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강력한 경쟁자인 쿠팡이츠가 무섭게 추격하고 있다. 배민은 1위라는 이유로 규제 당국의 집중포화를 맞고, 쿠팡이츠가 촉발시킨 단건배달, 무료배달 등 시장 교란에 대한 비판까지 받고 있다.
배민이 지난 4월 유예했던 포장 수수료를 배달 수수료와 똑같이 받겠다고 나서면서 여론도 완전히 돌아섰다. 경쟁 상황에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소상공인을 쥐어짠다는 비판이 나왔다. 업계 선두 주자로서 사회적 책임도 다하면서 점주와 라이더의 상생도 추구하고, 성장도 해야 하니 배민으로서는 답답한 노릇일 테다.
배민은 초기 배달 시장에서 독특한 마케팅과 이벤트로 고객을 사로잡아왔다. 그러나 DH에 매각된 후 기존 창업자들이 하나둘 회사를 떠나고, 점차 기업문화도 변화되다가 최근에는 모기업의 통제 아래 뚜렷한 전략 없이 수익에만 쫓기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대표는 "일신상의 사유"라는 짧은 이유만 밝혔지만, 사실은 이런 배경이 뒷받침됐으리란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이 대표는 지난 2017년 배민에 입사해 딜리버리사업부문장, 배민사업부문장 등을 지내며 앞서 지금껏 배민을 함께 키워온 인사다.
배민에는 이미 대표 내정자가 정해져 있다. 오는 8월 정식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새 대표는 가장 중요한 배민의 '현재'를 이끌면서, 곳곳에서 쏟아질 공격을 받아내야 하는 역할을 해내야 한다. 앞으로가 가장 중요한 배민 앞에 새 신임 대표가 어떤 전략을 구축할지 업계가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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