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년 전 끌려간 고교생 김영남 등
김영호 통일 "北 즉각 송환해야"
터너 미 인권대사 "상봉 기회 줘야"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북한에 의해 납치된 채 강제 억류 중인 고교생 5명의 생환을 기원하는 상징물이 24일 전북 군산 선유도 해수욕장과 전남 신안군 홍도에 세워졌다.
통일부 이날 김영호 장관과 줄리 터너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대사, 이신화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납북 억류자와 국군포로의 생사확인과 송환을 촉구하는 의미의 세송이물망초 기념비를 세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김영호 통일부 장관(왼쪽 다섯번째)과 줄리 터너 미 북한인권대사(왼쪽 셋째) 등이 24일 전북 군산 선유도에서 납북억류자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기념비를 제막하고 있다. [사진=최성룡 전후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 이사장] 2024.05.24 |
'나를 잊지 말라'는 의미의 꽃말을 가진 물망초(勿忘草)를 통해 납북 피해자 등의 무사귀환을 촉구하는 사회적 공감대를 다진다는 취지다.
선유도 행사에는 최성룡 전후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 이사장 등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최 이사장은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윤석열 정부가 우리 가족들의 안타까운 심정을 헤아려 상징물을 설립하고 줄리 터너 미 북한인권대사 등도 참석해 뜻을 더해준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영호 장관은 제막식에서 "고교생 5명 전원을 가족의 품으로 송환하고 납북자 문제해결에 전향적으로 호응해 오기를 북한에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 "미성년 아동을 포함한 북한의 납치·억류 문제는 우리 국민뿐만 아니라 여러 국적의 피해자가 존재하는 국제적 인권문제"라면서 "국제사회가 연대해 북한의 납치 범죄를 집중 조명하고 책임 규명을 위한 실질적 조치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터너 대사는 "516명의 납북자들이 여전히 행방불명 상태로 남아 있다"면서 "가족들에게 제한 없이 가족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10만 명에 달하는 전시 납북자와 전후 납북·억류자, 미송환 국군포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 하겠다"고 강조했다.
1977년 8월 18살 나이에 북한에 의해 납북된 이민교 씨의 어미니 김태옥 씨(92)는 터너 대사에게 "아들도 북에 가족이 있으니 오지는 못할 것"이라면서도 "죽더라도 한 번만 보고 갔으면 한다"고 호소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납북 학생 가운데 1977년 8월 북한에 끌려간 김영남 씨는 군산기계공고 1학년에 다니던 중 선유도에서 피랍됐다.
북한은 김 씨를 일본인 납북 피해자인 요코타 메구미와 결혼시키기도 했다.
같은 달 고교 2학년이던 이민교 씨와 최승민 씨가 홍도에서 피서를 즐기다 납북됐고, 이듬해 8월에는 고교 3학년이던 이명우・홍건표 씨가 홍도에서 납북됐다.
yj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