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홈쇼핑 4사, 지난해 나란히 역성장
TV시청자 감소하는데 송출수수료 부담 증가
데이터홈쇼핑 규제 완화도 골머리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TV홈쇼핑업계가 보릿고개를 넘고 있다. CJ온스타일, GS샵, 롯데홈쇼핑, 현대홈쇼핑 등 주요 업체 4사 모두 지난해 역성장을 기록했다. TV시청자 감소, 송출 수수료 부담 증가 등 대외환경이 악화한 여파다.
업체들은 각각 TV 외 사업다각화 나서는가 하면 업계 현안에 대해 한목소리를 내는 등 활로찾기에 매진하는 모습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인 12일 오전 TV홈쇼핑 7개사 대표들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조찬 간담회를 열었다. 지난달 류제명 과기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이 새로 부임한 가운데 홈쇼핑사 대표들과 상견례 자리를 가진 것이다.
이들 홈쇼핑 업체 대표들은 송출수수료 부담과 데이터홈쇼핑(T커머스) 규제 완화 반대 등 업계 현안에 대한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다. 홈쇼핑업계와 정부는 이번 간담회를 시작으로 관련 논의를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홈쇼핑이 론칭한 가상인간 '루시'가 출연하는 패션 프로그램 '루시톡라이브'. [사진=롯데홈쇼핑] |
홈쇼핑업계는 최근 업계 현안에 대해 잇따라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TV시청자 수가 감소해 매출이 줄었지만 케이블TV, 위성TV, IPTV 등 유료방송사업자에 지불하는 송출수수료는 매년 증가해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해 한국TV홈쇼핑협회가 집계한 송출수수료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에 걸쳐 평균 8.2% 꾸준히 인상됐다.
정부가 추진하는 데이터홈쇼핑 관련 규제 완화안에도 반기를 들었다. 녹화방송만 가능했던 데이터홈쇼핑에 생방송을 허용하고 기존 10개 채널이던 데이터홈쇼핑의 채널을 추가하려는 정부안에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홈쇼핑사들은 이미 송출수수료 부담이 상당한 상황에서 데이터홈쇼핑 채널이 추가될 경우 부담이 더욱 가중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 데이터홈쇼핑의 생방송 규제를 푸는 것은 당초 생방송 금지를 전제로 티커머스 사업을 승인한 정부 취지와 배치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CJ온스타일, GS샵, 롯데홈쇼핑, 현대홈쇼핑 등 주요 업체 4사는 지난해 나란히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며 역성장을 기록하며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CJ온스타일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3% 하락한 1조3378억원이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4.1% 떨어진 693억원을 기록했다. GS샵도 지난해 매출 1조1311억원, 영업이익은 1179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8.7%, 17.3% 축소됐다.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2.5% 줄어든 1조743억원, 영업이익은 60.2% 감소한 449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롯데홈쇼핑은 매출 1조780억원, 영업이익 78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2.3%, 23.5% 감소한 것이다.
이처럼 홈쇼핑 업황 악화가 심화되자 업체별로 TV외 사업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모바일 라방을 확대하고 신규 사업에도 적극 뛰어드는 모습이다.
CJ온스타일은 중소형 브랜드를 발굴, 직간접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일례로 CJ온스타일이 투자한 에이피알은 지난달 코스피 상장에 성공, CJ온스타일의 투자 성과가 배로 뛰었다. 롯데홈쇼핑은 해외 패션 브랜드의 판권을 인수해 국내에 유통하는 수입 사업에 도전한다. GS샵은 1분짜리 숏폼 판매 영상인 '숏픽'에, 현대홈쇼핑은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채널 '쇼라'에 힘을 주는 등 새로운 고객층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TV시청자들이 OTT, 유튜브 등으로 대거 이탈했음에도 송출수수료 부담, 데이터홈쇼핑의 규제 완화 추진 등 대내외 어려움이 연일 가중되고 있다"며 "살아남기 위해서는 홈쇼핑 방송 외에 별도 자구책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