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지난해 상장 후 첫 적자전환
부동산 여파에 별도기준 이마트도 마이너스 성장
트레이더스 보다 할인점 하락 폭 더 커...고정비 부담
재무구조 개선 나서...오프라인 통합 시너지 강구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사상 첫 적자'로 돌아선 이마트의 부진은 부동산 시장의 여파도 있었지만, 본업인 이마트의 실적 하락도 큰 몫을 차지했다.
이전까지 이마트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자회사들이 갉아먹는 구조였다면, 지난해에는 이마트의 수익이 줄며 자회사들의 선전을 무색케 했다.
옛 이마트 사옥 전경 [사진=이미트] |
◆이마트도 영업익 709억 '뚝'...할인점 하락폭 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날 실적을 내놓은 이마트는 실적 부진의 주요인을 신세계건설의 실적부진을 꼽았다.
이마트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규모는 사상 최대인 29조4722억원을 기록했지만, 469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이마트가 지난 2011년 상장한 이래 첫 적자다.
신세계건설은 이마트가 최대주주로 있는 종속회사다. 지난해 6월말 기준으로 이마트는 42.7%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마트는 신세계건설이 공사 원가 상승,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분양실적 부진, 예상되는 미래 손실 선반영으로 1878억원의 영업손실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마트가 지난 2022년 거둔 영업이익은 1357억원. 지난해 영업이익 감소 폭은 1826억원으로 신세계건설의 손실이 큰 영향을 끼쳤다.
다만 본업인 이마트의 실적 하락 폭 역시 컸다.
별도기준 이마트는 매출액이 16조550억원으로 전년(16조9020억원) 보다 마이너스(-2.1%) 성장했다.
할인점, 트레이더스, 노브랜드와 같은 전문점 모두 매출이 소폭 줄었다.
영업이익은 이 보다 더 큰 폭으로 떨어졌는데, 이마트의 지난해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1880억원. 전년(2589억원) 대비 27.4% 줄었다.
감소 폭도 709억원으로, 주요 자회사들과 함께 비교해 보면 감소 폭은 신세계건설 다음으로 크다.
특히 할인점의 경우 영업이익이 사실상 반토막이 났다. 지난해 929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전년(1787억원) 대비 48.0% 하락했다.
트레이더스는 581억원으로 9.8% 하락했고, 전문점은 377억원으로 141.7% 유일하게 증가했다.
할인점의 경우 지난 4분기 장기근속 종업원 급여충당금 관련 일회성 비용으로 320억원을 반영했다고 해도 예상을 벗어난 수준이라는 평가다.
현재 전국에 이마트는 133개점, 트레이더스는 22개점이 있다. 점포 당 영업이익을 따져보면 이마트가 14.1억원, 트레이더스가 26.4억원으로 점포당 경쟁력은 트레이더스가 앞서고 있다.
할인점의 낮은 수익률은 높은 고정비용의 영향으로 해석된다.
시장에선 올해 오프라인 시장의 전망도 밝지 않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할인점 업황 회복이 뚜렷하지 않은 가운데, 고정비를 커버하기가 쉽지 않은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유통법 규제 이후 10여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다양한 대체 채널이 등장했고, 소비경기 회복을 단기적으로 기대할 수 없으며, 할인점 이외 사업부문의 경쟁력도 약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하지는 말아야 하다"고 분석했다.
◆재무구조 개선 나서
그룹 차원에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선제 조치에 나서며 진화에 나섰다.
신세계건설과 조선호텔이 전날 각각 이사회를 열고 신세계건설의 레저사업부문을 조선호텔앤리조트로 매각해 유동성 확보에 나선 것.
두 회사의 이사회에 정 부회장이 포함돼 있지는 않지만 정 부회장의 의중이 반영됐을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이마트는 지난해 일찌감치 사업 구조조정에 나선 바 있다.
지난해 9월 예년보다 이른 조직개편과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하고 오프라인 매장인 이마트와 에브리데이, 이마트24를 한채양 대표 통합 체제로 전환했다.
이마트의 최대 강점인 전국에 퍼진 오프라인 채널을 활용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수익성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소싱 상품의 판로를 다각적으로 확대해 매입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이다.
이마트는 실적 발표 다음날 이마트와 에브리데이가 함께 진행하는 초저가 할인행사를 발표하며 기능 통합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채양 대표는 이날 "기능 통합을 통한 시너지는 이마트의 본업 경쟁력을 높이고, 이마트에브리데이의 성장을 가속화 시키는 무기가 된다"며 "이마트 3총사는 앞으로도 협업을 적극 도모해 시너지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