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전화로 권유한 뒤 직접 만나진 않은듯
"총선前 무리...분위기 안좋아" 지도부도 부정적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이언주 전 의원의 더불어민주당 복당 문제가 열흘이 넘도록 결론나지 않고 있다. 친문계의 강한 비토 속에 계파 갈등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어 결국 무산되리란 관측이 나온다.
이 전 의원은 지난 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민주당 복당 문제와 관련해 "여전히 고민들이 있다"며 "윈윈하는 방향으로 가면 좋겠다"며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지난달 23일경 복당 문제가 불거진 이후 열흘이 넘게 고민을 이어가는 셈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언주 전 국회의원. 2023.07.10 pangbin@newspim.com |
처음 복당을 추진한 정성호 의원도 지난 1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내에 (이 전 의원 복당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굉장히 크다"며 "이 전 의원 입장이 난처해졌는데 좀 죄송하긴 하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 전 의원과 감정의 골이 깊은 친문계의 비토가 확고해 이재명 대표가 섣불리 결심하지 못하고 있다. 친문계 핵심 의원들의 공천조차 불확실한 상황에서 이 전 의원 복당·공천이 진행되면 통합 기조에 극심한 균열이 불가피하다.
당내 중진 의원들이 수차례 당적을 옮긴 이 전 의원을 탐탁치 않아하는 기류가 강하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2012년 민주통합당 소속으로 국회에 입성한 이 전 의원은 2017년 탈당한 뒤 국민의당·바른미래당·미래통합당에 몸담았다. 탈당할 당시에도 운동권 등 주류 세력과의 갈등이 극심했다.
계파색이 옅은 한 중진 의원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이미 다수 의원들의 반대 의견이 지도부 측에 전달됐다"며 "철새 이미지가 강한 이 전 의원이 총선에 도움이 되겠나. 당의 역사를 잘 모르는 이 대표의 잘못된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가 이 전 의원을 직접 만나지 않은 점을 들어 복당이 사실상 무산됐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지난달 이 전 의원의 복당이 처음 거론됐을 때도 이 대표와 공개 간담회가 진행되리란 예상이 나온 바 있다.
이 대표와 가까운 한 다선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결국 최종 결정은 당에서 하는 것"이라며 "이 대표가 결국 이 전 의원을 만나진 않았다. (복당 문제를) 더 이상 진전시키지 않은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도부의 견해는 엇갈리면서도 다소 부정적으로 기운 분위기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2일 BBS 라디오에서 "국민의힘을 탈당해서라도 민주당에 합류하고 싶다는 의사 자체를 꺾을 필요는 없다"고 언급한 반면 서은숙 최고위원은 같은 날 KBS 라디오에서 "총선을 앞두고 무리한 복당을 하는 것은 좋은 모양새는 아닌 것 같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한 최고위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분위기가 좋은 것 같진 않다"며 "국민의힘에 했던 심한 언사를 우리 당에도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최고위 차원에서 이 전 의원 복당 문제를 공식적으로 논의하진 않은 상황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2024.02.02 leehs@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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