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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영중 고용정보원장 "정년연장 신중해야…일부 공기업·대기업 수혜"

기사입력 : 2024년02월01일 13:42

최종수정 : 2024년02월01일 16:02

"공기업·대기업 생산직, 노동시장 10%만 수혜"
"나머지 90% 계속 일할 수 있도록 정책적 고민"
"청년들 대기업 쏠림 당연한 결과…구조적 원인"
"단기·고수익 일자리 매달리면 자기개발에 소홀"
"인적자본 투자가 소중한 자본이라는 점 일깨워야"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정년연장은 좀 신중할 필요가 있다. 정년연장을 하면 누가 혜택을 볼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항상 해야 한다. 정년이 보장된 직장은 공기업이나 대기업 생산직 등 일부에 불과한데, 그동안 노동시장 양극화에서 수혜 계층들이다. 당장 정년을 연장하면 이들만 수혜를 보게 될 것이다." 

김영중 한국고용정보원 원장은 지난 30일 충북 음성에 위치한 한국고용정보원 원장 집무실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갖고, 노동계가 주장하는 일방적 정년연장에 대해 신중론을 펼쳤다. 무조건적인 정년 연장은 그동안 노동시장에서 수혜를 받아 온 공기업과 대기업 생산직들이 또 다시 수혜를 볼 것이라는 게 김 원장의 주장이다. 

그는 "퇴직자 중에서 직장을 그만둔 50대 이상을 살펴보면, 정년퇴직한 비율은 한 자릿수다. 불과 10%도 안 된다. 공기업이나 대기업 생산직들이 절대 다수다. 앞으로는 나머지 90%에 속하는 분들이 계속 더 일할 수 있도록 먼저 고민을 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음성=뉴스핌] 정일구 기자 = 김영중 한국고용정보원 원장이 30일 충북 음성군 한국고용정보원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01.30 mironj19@newspim.com

나머지 90% 고령자들의 계속고용 방법에 있어서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김 원장은 "일단 60세 정년이라는 걸 이제 좀 까먹어야 될 것 같다. 70세까지는 기본적으로 일한다고 생각하고 모든 걸 준비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 우리 사회도 거기에 맞춰 일할 기회라든지, 제도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김 원장은 "청년들의 대기업 쏠림 현상이 당연할 결과"라고 지적했다. 우리 사회의 '3대 구조적 격차' 중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이를 만들어냈다는 분석이다. 그는 "청년 일자리가 없는 건 아니다. 마음만 먹으면 최저임금의 100%~150% 수준인 일자리는 얼마든지 갈 수 있다"면서 "다만 이들 일자리가 주는 삶의 안정성이 중산층이 될 수 있을 거란 믿음을 주지 못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대기업의 '바늘문'인 뚫어야 하다 보니 소위 '취포자'로 불리는 '취업포기자'들도 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놨다. 김 원장은 "최근 청년 고용률·실업률은 과거 대비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으나 쉬었음 청년이 늘고 있다"면서 "이는 노동시장 미스매치, 수시·경력채용 및 이직 확대 등 구조적 요인과 기저효과 등 단기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당장의 단기 일자리나 고수익 일자리에 뛰어드는 청년들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김 원장은 "청년들이 이런 일자리에만 매달리다 보면 자기 개발에 소홀할 수 있다. 자기한테 얼마나 큰 손실인지 인식을 못한다"면서 "한정된 시간에 자기의 인적 자본 축적에 투자하는 게 소중한 자본이 될 수 있음을 정부가 일깨워 줄 필요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김 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지난해 5월 취임 후 8개월여가 지났다. 그동안의 소회를 말씀해달라

▲어찌 보면 짧지 않은 시간이긴 한데, 또 한 조직을 알아가는 데 있어서는 충분한 시간이 아니기도 하다. 지난 8개월 동안 뭘 했나 돌아봤더니 크게 3가지로 정리됐다. 가장 먼저 강조했던 게 소통이다. 새로운 조직을 알아가려면 그 조직 구성원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그리고 또 뭘 바라는지,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는지 이런 것들에 대해 기관장과 공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 내부 직원들과 간담회, 식사 등을 통해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조직 혁신도 힘썼다. 고용정보원이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또 그걸 위해서 어떤 조직적인 틀과 운영 방식을 갖춰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결과물이 미래전략 혁신 TF다. TF를 통해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마지막으로 먹고사는 문제다. 정보원이 앞으로 10년 동안 뭘 먹고 살아야 될까 고민이 많았다. 고민의 결과로 디지털 공용 서비스에 대한 전략적 기능들과 관련된 연구개발(R&D) 기능을 훨씬 더 강화할 필요가 있겠다고 느꼈다.

[음성=뉴스핌] 정일구 기자 = 김영중 한국고용정보원 원장이 30일 충북 음성군 한국고용정보원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01.30 mironj19@newspim.com

-기관들의 공통적인 관심사가 디지털 전환이다. 고용정보원은 디지털에 강점을 갖고 있다. 그동안 어떤 준비를 해오셨고, 앞으로 어떻게 준비할 계획인지

▲그렇다. 지난 1년 사이에 디지털 전환, 생성형 인공지능(AI) 등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굉장히 커졌다. 우리 고용정보원은 국가 차원의 고용정보망을 운영하다 보니까 디지털이랑 떼려야 뗄 수가 없다. 과거에는 우리 고용센터를 직접 방문하는 걸 전제로 해서 정보망을 구축하고 그분들의 편의성을 도모해 줄까 고민을 했다면, 이젠 그런 세상이 아니다. 방문보다는 비대면으로 필요한 정보를 가져가고 상담도 받을 수 있게 시스템을 구축해 주는 게 핵심이다. 정보원은 2020년부터 AI와 빅데이터 기반으로 일자리 매칭 서비스를 이미 제공해 오고 있고, 잡케어 서비스를 통해서 생애 경력 개발을 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앞으로는 이런 서비스를 좀 더 확대해서 국민들이 신기술의 새로운 세상 속에서 공공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다. 

-워크넷·고용보험·HRD-net 등 3대 고용 포털을 '고용24'로 통합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준비는 잘 돼가는지

▲작년 말부터 순차적으로 오픈 해오고 있다. 고용24는 크게 행정포털이 있고 대국민 포털이 있는데, 행정포털은 이미 오픈했다. 그동안 실업급여를 지급하려면 구직자가 구직 신청을 했는지, 훈련을 받았는지 등을 각각 점검하고 위해 개별 망들을 일일이 띄워놓고 확인해야 했는데, 고용24에 들어가면 전체를 한꺼번에 조회할 수 있어 행정 효율성이 훨씬 높아졌다. 대국민 포털도 이미 오픈은 했지만, 정식 오픈은 2월 중순 예정하고 있다.     

-고용24가 정식 오픈하면 국민들은 어떤 부분이 편리해지는지 간략히 설명해달라 

▲대표적으로 실업급여를 받을 때 절차가 훨씬 간편해졌다. 직장을 잃어 실업급여를 받으려면 기존에는 고용보험 전산망에 가서 실업급여를 인터넷으로 신청하고, 구직 활동도 해야 한다. 그걸 하려면 워크넷에 다시 로그인 해서 워크넷 상에서 구직 신청서를 작성하고 올려야 된다. 또 그 과정에서 내가 취업을 하기 위해서 훈련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하면 직업훈련 포털(HRD-net)에 로그인해서 내일 배움 카드 신청을 하고 훈련 과정을 선택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각각 흩어져 있다 보니 많이 번거로웠다. 앞으로는 고용24에서 이 모든 걸 한 번에 다 해결할 수 있다. 국민들 입장에서는 훨씬 더 편리해졌구나 하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오는 2025년까지 고용·직업정보 종합플랫폼인 '한국형 O-net' 구축 사업을 계획 중이다. 추진 배경과 현재 진행 상황이 궁금하다

▲구직자들한테 가장 궁금한 정보가 뭐냐고 물어보면 뭐일 것 같나. 바로 임금이다. 근데 임금 정보가 제일 얻기 어렵다. 어디 검색한다고 나오는 것도 아니다. 그나마 큰 기업들은 '블라인드 앱'이나 이런데를 통해서 좀 알기라도 하는데, 조그만 기업은 답해주는 사람도 없다. 그래서 이번에 하려는 것이 '한국형 O-net' 사업이다. 요즘 직무가 중요한 시대가 됐으니까 어떤 직무에 따라 실제 임금들이 어떻게 되는지 보여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거다. 임금하고 직무 연결성을 보여주면 일자리를 구하는 사람 입장에서도 좀 더 예측 가능하다. 직무 중심의 임금 체계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도 이런 기틀이 더 강화될 필요가 있다. 올해 관련 예산이 반영돼 시스템 구축을 시작할 예정이다. 

-플랫폼 구축을 위해서는 임금정보를 정확히 파악하는 게 관건일 것 같다. 해법은 있는지

▲방법을 좀 찾아봐야 한다. 우선 고용 형태별 근로실태조사를 통해 얻는 임금 정보들을 일차적으로 활용하면서 1500만명 정도 되는 고용보험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고민 중이다. 국세청에도 근로소득 정보들이 있는데, 그런 것들과 연계하는 방법도 고민하고 있다. 또 요즘은 그런 방법들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빅데이터 기반의 분석을 통해서 추정할 수 있는 기법들이 많이 나온다. 그런 것들을 좀 더 고도화해서 실제 구직자들이 알고 싶어 하는 임금 정보에 근접하는 정보들로 발전시켜 나가려고 한다. 

[음성=뉴스핌] 정일구 기자 = 김영중 한국고용정보원 원장이 30일 충북 음성군 한국고용정보원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01.30 mironj19@newspim.com

- 앞으로 노동시장을 예측해 보자면

▲앞으로 노동시장의 가장 큰 이슈는 인구 구조 변화다. 인구 구조 분석을 해보면 앞으로 2030년까지 진짜 많은 변화들이 생겨난다. 가장 큰 변화는 청년층에서 발생하는데, 20대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는 시기가 2030년까지 펼쳐질 거다. 이때까지 한 120만명 전후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청년으로만 이뤄진 수원시 하나가 사라진다고 보면 된다. 특히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3D 업종이나 생산직 쪽에서는 청년들을 구하기가 정말 어려워지는 시대가 올 거다.

-현재 여성, 노인 등 고용 취약계층으로 분류되는 이들의 기간제 일자리 쏠림 현상이 나타나면서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

▲우리 경제가 살아남으려면 누군가는 일을 해야 되고 지탱해 줘야 하는데, 그나마 좀 여력이 있는 고령자들을 얼마나 오랫동안 노동시장에 붙들어 둘 수 있을지가 가장 큰 숙제다. 여성들도 경제활동 참여율이 계속 올라가고 있는데 여성들이 참여할 만한 일자리들이 또 있을 거다. 이들은 정규직이냐 비정규직이냐 이걸 떠나서 단시간 일자리라도 자신의 건강 상태나 육체적 능력, 시간적 상황에 맞게 일하고 싶어한다. 생각을 해봐라. 65세 이상 되신 분들이 하루 8시간씩 풀타임으로 5일 동안 계속 일을 하고 싶겠나. 일자리를 기존의 정규직 비정규직이냐는 '이분법적 관점'으로만 보지 말아야 한다. 

-일하는 방식이 바뀌려면 노동시장이 좀 더 유연해질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맞다. 사실 취약계층 입장에서는 제일 안 좋은 상황이 이런 노동시장 이중구조 이야기를 많이 한다. 노동시장이 경직돼 있으면 일자리 자체도 늘지 않고, 좋은 일자리는 더더욱 안 늘어난다. 그럼 최대 피해자가 이런 취약계층이다. 노동시장이 경직되면 이미 일자리를 갖고 있는 사람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어떻게든 자기 일자리를 지키려고 임금을 더 높이는 쪽으로만 전략을 가지고 갈 거다.  

-'노동시장 이중구조'도 심각한 문제다. 현시점에서 정부 노력도 필요해 보인다

▲정책적인 지원도 당연히 뒤따라야 한다. 요즘 노동시장을 보면 세 가지 영역에서 격차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첫 번째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 두 번째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지역 격차, 세 번째는 전문직과 비전문직 간의 직종 간 격차다. 이 세 가지 영역이 모두 다 확대되고 있다. 일례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심각하다. 청년 입장에서는 대기업에 가는 게 합리적인 선택인거다. 정부 차원에 지금 중소기업 가는 청년들한테 보조금을 주는 사업도 하고 있는데 저는 그런 방향이 맞다고 본다. 그렇게 해서라도 임금의 갭을 어느 정도 채워주고 보조적으로 전세자금 대출이라든지, 부수적인 복지 혜택 등과 같은 정부 정책이 같이 개입돼야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격차가 지금처럼 크게 벌어지게 된 원인이 뭐라고 보시는지

▲뭐라고 딱히 분석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나라마다 좀 특성이 있는 것 같다. 사실 가까운 일본이지만 우리랑 달리 대기업하고 중소기업 간 격차가 별로 없다. 그 격차가 적다 보니까 우리처럼 이렇게 대기업 선호가 심하지는 아닌 상황이다. 그런데 우리는 원하청 구조에 있어 대기업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부분이고 하청업체가 원청업체 말 한마디에 왔다 갔다 하는 상황들이 누적되고 있다 보니까 격차가 벌어진 것 같다. 또 근본적으로 유능한 인재를 유치하려면 결국 지불 능력이 있어야 하는데, 글로벌화가 되면서 임금 격차가 더 벌어진 측면이 있는 것 같다.

[음성=뉴스핌] 정일구 기자 = 김영중 한국고용정보원 원장이 30일 충북 음성군 한국고용정보원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01.30 mironj19@newspim.com

-청년 고용률은 개선되고 있다고 하는데 청년 취업자 수는 여전히 뒷걸음질 치고 있다

▲취업자 수 관련해서는 좀 착시 현상이 있을 수 있는데 기본적으로 머릿수가 많아지면 늘어나는 거다. 그래서 인구 구조하고 떼려야 뗄 수가 없다. 청년층 인구는 벌써 감소 추세로 접어든 지 오래다. 매년 줄다 보니 모수 자체가 줄고 있는 거다. 그 전에 1000만명 이었던게 900만이 되고 800만이 되고 이렇게 하면 동일한 취업률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인구 증감하고 상관없이 가장 정확히 보여주는 건 고용률인데, 고용률은 계속 개선되고 있다. 과거 10년 전과 비교해 봐도 훨씬 좋아졌다.      

-청년들 사이에서는 청년 일자리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우려도 있다 

▲청년 일자리가 없는 건 아니다. 최저임금 수준보다 100%에서 150% 이내 일자리들은 예전보다 훨씬 많아졌다.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다. 근데 그 일자리가 주는 삶의 안정성이라는 게 중산층이 될 수 있을 거란 믿음을 못 주는 거다. 그러니까 쉽게 일자리를 선택 못 하는 것 같다. 그런 부분들은 구조적으로 해결이 쉽지도 않다. 어쨌든 정부 정책으로 여러 가지 수단을 통해 중소기업들을 더 지원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청년들이 단기 일자리나 당장의 고수익을 안겨주는 플랫폼 노동 시장에 뛰어드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그런 현상이 두드러지는 건 사실이다. 근데 사실 그전에도 이런 유사한 문제들이 있었다. 일본을 보면 90년대 말부터 '프리터족'이라고, 아르바이트를 몇 개씩 하면서 생활 유지를 하는 이들이 생겨났다. 최저임금 이상을 주는 일자리 하나를 선택하는 것에 대해 주는 구속감이 싫어서 좀 더 자유롭게 생활하고 싶은 거다. 이제 플랫폼 경제가 되면서 이런 일자리를 구하기가 너무 쉬어졌다. 한편으로는 노동시장을 바로 접하기는 좋아졌구나 하는 생각도 들다가 한편으로는 그런 것에만 매달리다 보면 자기 개발에 소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든다. 자기한테 얼마나 큰 손실인지 인식을 못 하는거다.

-이들에 대해서 정부가 정책적으로 해결해 나갈 여지가 있는지

▲정부가 고용서비스를 통해 일깨워주려고 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일례로 대학 재학생들에게 다양한 고용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역량 분석을 해주는 거다. 이런 훈련을 받으면 이런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고 이런 역량을 더 쌓으면 이런 직업 가질 수 있다고 이끌어주는 거다. 한 마디도 청년들이 좀 더 현실감을 갖고, 한정된 시간에 자기의 인적 자본 축적에 투자하는 게 자신의 소중한 자본이 될 수 있음을 일깨워주는 거다.  

[음성=뉴스핌] 정일구 기자 = 김영중 한국고용정보원 원장이 30일 충북 음성군 한국고용정보원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01.30 mironj19@newspim.com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정부의 일자리 정책은 '계속고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고령화에 따른 일자리 정책방향을 진단해 보자면  

▲아시다시피 고령화는 이제 우리 사회의 불가피한 선택이다. 이들에게 더 오랫동안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하고 많은 고령층들도 이를 원한다. 일단 이분들에게 더 많은 일자리 기회를 마련해 주는 방향은 당연히 맞다. 그 방법에 있어서 어떻게 할 건지는 일단 좀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 60세 정년이라는 걸 이제 좀 까먹어야 될 것 같다. 내가 한 70세까지는 기본으로 일한다고 생각을 갖고 모든 걸 준비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 우리 사회도 거기에 맞춰 일할 기회라든지 제도적 변화 같은 것들을 같이 가야 한다. 

-노동계에서는 정부와 좀 관점이 다른 '정년연장'을 주장하고 있다. 정년연장 과연 필요한가

▲그건 좀 신중할 필요가 있다. 우선 정년연장을 하면 누가 혜택을 볼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항상 해야 한다. 최근 통계를 보면 퇴직자 중에서 직장을 그만둔 50대 이상 사람들을 보면 정년퇴직을 한 비율은 한 자릿수다. 불과 10%도 안 된다. 그리고 상식적으로 다 알다시피 정년이 보장된 직장이 얼마나 되나. 공기업이나 대기업 생산직 등 다 임금 근로 조건이 나은 일자리들이다. 한 마디로 지금까지 많은 혜택을 봐왔던 상대적으로 노동시장 양극화에서 수혜 계층들이었다. 그분들의 일자리를 더 65세로 늘리자는 건 노동력이 부족해진 시대에 숙련 인력을 활용해야 된다는 측면에 있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럼 고령화에 따른 일자리 정책에 있어 어떤 부분을 좀 들여다봐야 하나

▲상대적으로 수혜를 받는 10%도 안 되는 인력보다 나머지 90%에 속하는 분들이 계속 더 일할 수 있도록 먼저 고민을 해봐야 한다. 이분들은 역으로 말하면 그동안 노동시장에서 혜택을 많이 받지 못했다. 그래서 이분들이 좀 더 안정적인 일자리를 가질 수 있도록 어떻게 우리 고용시스템을 짜줄 건지 하는 부분이 최우선 이슈가 돼야 한다.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 정부와 민간이 머리를 맞대면 크게 어렵지 않게 공감할 수 있는 대책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지난 7월 워크넷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최근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서 제재 처분을 내렸다. 이에 대한 한국고용정보원의 재발 방지 대책이 있다면

▲우선 워크넷 PC와 모바일에 다양한 방식의 2차 인증을 적용했다. 또 워크넷뿐만 아니라 직업훈련포털(HRD-Net), 고용보험시스템에도 크리덴셜 스터핑(Credential Stuffing) 공격을 탐지하고 차단할 수 있는 보안정책을 갖췄다. 뿐만 아니라 워크넷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국가고용전산망 사이버보안관제센터 구축, 전담 조직(사이버보안단) 신설, AI 기반 지능형보안관제 기반 마련, 사용자 인증 체계 강화 등 보안 강화를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올해 2월 문을 여는 사이버보안관제센터에서는 24시간, 365일 전문인력이 사이버공격 탐지 및 분석, 대응조치 활동을 수행한다. 

[음성=뉴스핌] 정일구 기자 = 김영중 한국고용정보원 원장이 30일 충북 음성군 한국고용정보원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01.30 mironj19@newspim.com

-남은 임기 동안 중점적으로 다룰 과제 또는 꼭 달성하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경기도 안 좋고 고용 상황이 녹록지 않다. 올해 고용 상황도 좋지 않을 거라는 전망도 있다. 그래서 우리 정보원이 국민들께 도움을 줄 수 있는 역할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 국민들의 일자리 내비게이션 역할을 해야 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들 자동차 운전을 많이 하시니까 알거다. 목적지를 가장 쉽고 편하게 갈 수 있는 방법은 실시간 반영된 내비게이션을 따가라면 된다. 그렇듯 국민들이 원하는 적합한 일자리를 쉽고 편하게 갈 수 있는 방법을 우리 한국고용정보원이 제시 해줄 것이다. 특히 고용정보원의 장점을 살려 AI나 빅데이터 이런 걸 통해서 디지털 비대면으로 고용 서비스를 제공해 원하는 일자리에 빨리 도달할 수 있도록 돕겠다. 

◇ 김영중 고용정보원장 약력

- 1970년 서울 출생
-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학사('88~'92)
- 서울대학교 행정학 석사('92~'94)
- 미국 콜로라도대학교 행정학 박사('02~'10)
- 제36회 행정고등고시 합격('93.4)
- 고용노동부 전남지방노동위원장('15.6~'18.7)
- 고용노동부 고용서비스정책관('18.7~'19.6)
- 고용노동부 노동시장정책관('19.6~'21.1)
- 고용노동부 고용정책실장('21.1~'22.9)
- 한국고용정보원장('23.5.30~)

j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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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기 콕 집은 트럼프...축산농 반발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다음 달 1일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25% 상호관세' 부과를 앞둔 상황에서 한미 간 막판 협상에 돌입했다. 이번 협상에서 미국은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 수입 제한 철폐를 강하게 요구하며 한국을 압박하고 있다. 정부는 미국 측의 압박으로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 수입 허용 등 농축산물 비관세장벽 카드를 협상테이블에 올리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다만 농민단체의 반발과 국민 신뢰가 흔들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제2의 광우병 사태'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 美, 30개월령 이상 소고기 압박…韓, 농산물 카드 검토 28일 정부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호주가 미국산 소고기를 개방했다는 점을 연일 언급하며 한국에도 같은 수준의 개방을 요구하고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호주가 미국산 소고기를 받아들이기로 합의했다"며 "이제 우리는 호주에 (미국산) 소고기를 많이 팔 것"이라고 게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7.25 mj72284@newspim.com 이어 "우리의 훌륭한 소고기를 거부하는 다른 나라들도 (개방) 요구를 받은 상태"라며 "이 좋은 흐름을 이어가자. 지금은 미국의 황금기"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고기 개방을 거부하는 국가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관세협상을 앞둔 한국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브룩 롤린스 미국 농무부 장관 또한 트루스소셜을 통해 "지난 20년간 비과학적인 무역 장벽 때문에 우리 소고기가 호주 소비자들에게 판매되지 못했다는 것은 터무니없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미국 농축산업자들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고 건강한 소고기를 생산하고 있다"며 "USTR은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타파하고 미국 국민이 주요 시장에 배제되지 않도록 미국의 무역 파트너들과 계속 협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협상을 진행하는 국가를 대상으로 연일 30개월 이상 소고기 개방을 압박하면서, 한국도 소고기 카드를 협상 테이블에 올릴지 여부를 검토 중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25일 한미 관세협상과 관련해 "협상 품목 아래 농산물도 포함돼 있다"며 "농업이나 디지털 분야는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간 협상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당초 정부는 한미 관세협상에서 농업분야 보호를 우선으로 두고,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 개방 등 비관세 장벽을 해소할 카드를 협상 테이블에 올리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바 있다. 한 대형마트의 미국산 쇠고기 진열대 모습 <뉴스핌 DB> 그러나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고위급 '2+2 통상협의'가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의 일정 사유로 전날 취소되면서 미국이 한국의 협상 태도에 불편을 느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앞서 미국은 우리나라에 대해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는 오는 8월 1일부터 적용되며, 한미 양국은 관세 협상을 진행 중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에 대해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 허용 ▲쌀 시장 추가 개방 ▲유전자변형(LMO) 감자·사과 검역 완화 등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 농민단체 "관세협상에 농업 희생양 삼지 말아야"…대정부 투쟁 돌입 정부로서는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 수입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우선 한국은 현재도 미국산 소고기의 최대 수입국이다. 지난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액은 22억1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전체 수입액(38억4700만달러) 대비 57.4%를 차지한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액은 지난 2004년 1억300만달러에서 2012년 5억2200만달러, 2016년 10억3500만달러로 20억달러를 넘기다 2022년에는 26억2400만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까지의 연평균 증가율은 17.5%다. 이재명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우리나라는 이른바 '광우병 파동' 이후 30개월령 미만 미국산 소고기만 수입하고 있다. 지난 2008년 한미 쇠고기 협상이 타결됐고, 우리 정부가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까지 수입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이에 반대하는 촛불집회가 전국적으로 열렸다. 당시 이명박 정부 지지율은 취임 2개월 만에 20%대로 폭락했고, 결국 정부는 미국과 소고기 협상을 일부 재협상했다. 다시 말해 현재 국내 소비자들은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 섭취에 대해 안전하지 못하다는 인식이 기반에 깔려 있다. 또 우리나라 연간 쌀 저율관세할당(TRQ) 물량은 40만8700톤으로, 미국 물량이 이중 13만2304톤(32%)을 차지한다. 쌀 개방은 WTO 규약에 묶여 있기 때문에 한미 양자 간 협상체계가 불가능하다. 다만 미국이 소고기 등 농산물 개방을 미루는 국가에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는 점을 연일 강조하면서 국익 측면에서 조선·철강·반도체 등 산업을 보호하고 농산물을 희생해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도 나온다. 농민단체는 정부의 기류에 대거 반발하고 있다. 한국농축산연합회, 한국종합농업단체협의회, 축산관련단체협의회, 농민의길 등 농축산업 단체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대정부 투쟁에 나선다. 이들 단체는 "미국산 농축산물은 이미 한미 FTA로 전면개방을 한 마당에 관세 추가 인하 및 비관세장벽까지 철폐된다면 농민 생존권 말살과 함께 국내 농업생산 기반 붕괴는 시간문제일 것"이라며 강하게 규탄한다. 이어 "미국산 소고기에 대한 수입연령 제한과 사과에 대한 식물검역은 국내법과 WTO 등 국제협정 등에 따른 정당한 조치이며, 국민건강과 직결된 것으로 절대 포기해선 안 되는 문제"라며 "농축산물을 협상대상에서 제외해 식량주권과 국민건강권을 반드시 사수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단체 관계자는 "한미 관세협상 추이를 예의주시하면서 요구가 묵살될 경우 대대적인 추가 농민항쟁을 벌이겠다"고 예고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쌀값정상화법 공포 촉구 결의대회에서 참석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04.03 leehs@newspim.com plum@newspim.com 2025-07-28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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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 "8시간 넘는 야간근무 없앤다"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SPC그룹이 27일 대표이사 협의체인 'SPC 커미티'를 열고 장시간 야간 근로를 폐지하고, 앞으로 생산직의 야근 시간을 8시간 이내로 제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SPC그룹은 야간 생산이 불가피한 일부 필수 품목을 제외하고, 가능하면 야간 가동 자체를 줄여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그룹 관계자는 "8시간 초과 야근 폐지를 위해 △인력 확충 △생산 품목 및 생산량 조정 △라인 재편 등 전반적 생산 구조를 완전히 바꿀 계획이다. 각 (계열)사별 실행 방안을 마련해 10월1일부터 전면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5일 경기 시흥시 SPC 삼립 시흥 공장에서 열린 산업재해 근절 현장 노사간담회에서 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대통령실]  주간 근무 시간 역시 단계적으로 단축해 장시간 노동에 따른 피로 누적과 사고 위험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번 근무체계 전환이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노조와 협의를 병행하고, 내부 교육 및 매뉴얼 정비 작업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SPC는 "생산 현장의 장시간 야간 근로에 대한 지적과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여 근무 형태를 비롯한 생산 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혁을 추진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근로자 안전이 최우선시되는 일터를 만들 수 있도록 적극 개선하고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지난 25일 이재명 대통령이 SPC삼립 시화공장을 직접 찾아 현장 간담회를 주재하며 야간 노동과 과도한 업무 강도를 지적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월 SPC 시화공장에서 발생한 여성 노동자 사망 사고와 관련해 "수십 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현장에서 노동자가 죽고 있다"며 "같은 방식의 사고가 반복되는 건 심각한 문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돈과 비용 때문에 안전과 생명을 희생하는 구조라면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며 "이번을 계기로 산재 사망률을 줄이기 위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대책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김용범 정책실장, 문진영 사회수석 등 청와대 주요 인사들이 배석했으며, SPC 측에선 허영인 회장과 김범수 SPC삼립 대표, 김지형 컴플라이언스위원장, 김희성 안전보건총괄책임자, 김인혁 노조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CJ푸드빌, 크라운제과 등 타 식품업체의 현장 책임자들도 함께 자리를 했다. wonjc6@newspim.com 2025-07-27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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