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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보험 누수 여전…실업급여 제도개편 서둘러야

기사입력 : 2024년01월12일 16:16

최종수정 : 2024년01월13일 16:59

정부, 소득기반 고용보험·실업급여 제도개편 추진
작년 3월 고용보험개선 TF 출범했지만 성과 없어
4월 총선 앞두고 '소득기반 고용보험 개편' 늦어져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정부가 고용안전망 강화를 위해 소득기반 고용보험 개편, 실업급여 제도 개선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월 출범한 고용보험개선TF 회의에서 소득기반 고용보험 개편과 관련한 내용이 일부 다뤄지고 있지만, 실업급여 제도 개편 관련 논의는 사실상 중단됐다.

◆ 고용안전망 사각지대 해소 소기 성과…실업급여 개편 논의 지지부진

12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정부는 고용안전망 사각지대 해소, 근로의욕 제고 등을 목표로 소득기반 고용보험 개편 및 실업급여 제도 개선을 추진 중이다. 

[서울=뉴스핌] 최승주 인턴기자 = 15일 오전 서울 중구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방문한 시민들이 구직을 위해 상담을 기다리고 있다. 2023.02.15 seungjoochoi@newspim.com

우선 정부의 두 가지 목표 중 고용안전망 사각지대 해소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21년 7월 '전국민 고용보험 로드맵'을 발표하고, 일하는 국민 누구나 고용안전망 테두리 안에서 보호받을 수 있수록 2025년 '전국민 고용보험' 가입을 추진 중이다. 특히 그동안 법 테두리에서 소외됐던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 예술인, 자영업자 등의 고용보험 가입을 적극 유도하고 있다.

고용부가 지난 8일 발표한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고용보험 상시 가입자는 총 1515만1000명으로, 전국민 고용보험 로드맵 발표 이후인 2021년 8월(1443만6000명)보다 70만명 이상 늘었다. '전속성 폐지' 등 정부 노력에 힘입어 특고 가입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 최근 들어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폭 상승세가 다소 둔화됐지만, 꾸준한 상승 곡선을 보인다. 

2023년 12월 노동시장 동향 [자료=고용노동부] 2024.01.08 jsh@newspim.com

하지만 나머지 과제인 근로의욕 제고를 위한 소득기반 고용보험 개편 및 실업급여 제도 개선 논의는 하세월이다. 특히 실업급여 제도 개선 논의는 사실상 중단됐다. 정부는 지난 3월 고용보험제도 개선을 위해 노동계 2명, 경영계 2명, 전문가 4명 등 총 8명으로 구성된 고용보험개선TF를 출범했다. 하지만 지난 5월 양대노총의 고용보험개선TF 참여 중단 선언 이후 현재 6명이서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현재 횟수가 줄기는 했지만 한 달에 한두 차례 정기적으로 TF회의를 열고 소득기반 고용보험 개편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실업급여 제도 개선 관련 논의는 현재 구체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 정부, 실업급여 개편안 다각도 검토…총선 의식해 논의 뒤로 미뤄

정부는 TF 출범 이후 실업급여 개편방안을 다양한 각도로 논의해 왔다. 180일만 일하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한 근무 기간 요건을 1년으로 늘리는 방안, 실업급여 수급 요건인 권고사직을 더 엄격하게 규정하는 방안, 실업급여 반복 수급 시 지급 횟수를 기준으로 급여액을 감액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또한 최저임금의 80%인 실업급여 하한액을 줄이거나 폐지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에 포함됐다. 최저임금과 가까운 하한액이 근로자들의 근로의욕을 떨어뜨린다는 판단에서다. 더욱이 최저임금이 매년 상승하면서 최저임금 하한액이 상한액을 넘어서는 역전현상도 우려되고 있다. 

올해 실업급여 하한액은 하루 6만3104원(시간급 최저임금의 80%×1일 소정근로시간 8시간) 으로 지난해보다 1536원(2.5%) 올랐다. 시간당 최저임금 인상률과 실업급여 하한액 인상률이 연동돼 움직이다 보니 나온 결과다. 올해 최저임금은 지난해(9620원)보다 2.5% 오른 9860원으로 책정됐다. 

다만 실업급여 상한액은 2019년 이후 6년째 6만6000원을 유지하고 있다. 실업급여 상한액은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변동되는데, 2019년 이후에는 별도의 개정이 이뤄지지 않았다. 고용부 관계자는 "상한액은 시행령에 따라 규정하고 있다"면서 "필요시 개정을 하고 있고 매년 정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러는 사이 실업급여 상한액과 하한액 간극은 올해 현재 2896원까지 좁혀졌다. 시행령 개정 이전인 2018년만 해도 약 1만2000원 수준까지 벌어졌는데, 2018~2019년 2년간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하한액도 빠르게 치고 올라온 것이다. 추가적인 시행령 개정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가정한다면, 2년 내 하한액이 상한액을 뛰어넘는 역전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가 쉽게 움직이지 못하는 이유는 올해 4월 예정된 총선을 의식해서다. 여야가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선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쟁점들을 선거 후로 미루고 있다. 최저임금, 실업급여와 같이 대국민 접점에 있는 민감한 주제일수록 다루기가 까다로운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하루가 다르게 선거 판세가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최저임금, 실업급여와 같은 민감한 내용을 정부 주도로 다루기는 리스크가 있다"면서 "우선 고위당정협의에서 정부·여당이 합의점을 찾으면 모를까 정부 독단적으로 방향성을 결정하고, 발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j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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