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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증권사, 투자자 예탁금 이율 '인상' 나서...당국 '상생금융' 압박 영향

기사입력 : 2023년12월27일 15:22

최종수정 : 2023년12월27일 15:22

미래·삼성·키움·KB증권 인상에 NH·한투·하나 "인상 확정적"
당국, 업계에 '예탁금 이용료율 인상' 적극적으로 주문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금융당국이 증권사 투자자예탁금 이용료율 산정 모범규준을 제정한 이후 주요 증권사들이 이용료율 인상 릴레이에 동참하는 모양새다. 이미 복수의 대형사는 인상 시기까지 확정하기도 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10개 증권사(대신증권·메리츠증권·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신한투자증권·키움증권·하나증권·한국투자증권·KB증권·NH투자증권)는 모두 투자자예탁금 이용료율 인상을 검토하거나 이미 인상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2023.12.27 stpoemseok@newspim.com

이 중 구체적인 공시 시기까지 나온 대형사들도 있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내일이나 29일 중으로 예탁금 이용료율 인상을 공시할 수 있다"며 "미뤄진다고 하더라도 빠른 시일 내에 관련 공시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 측에서도 "이르면 1월 중으로 예탁금 이용료율을 인상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나증권은 1월 8일에 100만원 미만·이상 구간의 이용료율을 동일하게 1.05%p 올릴 예정이다.

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키움증권·KB증권은 이미 예탁금 인상 절차를 마무리했다. 삼성증권은 오는 29일부터 3개월간 예탁금 평균잔액이 50만원 이상인 고객에 대해 이용료율을 연 1.0%로 0.6%포인트(p) 인상한다. KB증권도 2024년 1월부터 예탁금 이용료율을 0.03%p 올려 1.06%를 적용한다.

앞서 키움증권은 지난 10월 8일부터 고객 예탁금 이용료율을 기존 연 0.25%에서 연 1.05%로 0.8%p 인상 적용하고 있으며, 미래에셋증권도 지난 4일부터 평잔 50만원 미만 구간은 1.9%p, 50만원 이상 100만원 이하 구간은 1.25%p 올렸다.

신한투자증권과 대신증권 측에서도 "금리와 외부 환경을 지켜보면서 예탁금 이용료율 인상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증권사의 잇따른 이용료율 인상에는 금융당국의 적극적 이용료율 인상 의지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30개 증권사가 2019년부터 3년 동안 고객 예탁금으로 얻은 이익은 총 2조 4670억원이었으나, 동기간 고객에게 지급한 이자는 5965억원에 그쳤다.

증권사가 예탁금 운용에 따른 위험 부담 없이 안정적 이익을 거두는 것을 두고 '이자 장사'라는 비판이 제기되자 금융당국은 금융투자업계와 함께 관련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하고 제도 개선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이용료율 인상에 관한 금융 당국과 증권업계의 논의가 있었다"며 "당국 측에서 예탁금 이용료율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니 증권사들도 호응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일각에서는 금융 당국의 이용료율 개선책이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증권업계에서 투자자예탁금 이자율의 적정수준을 찾는다는 건 되게 모호한 일"이라며 "회사별 경쟁을 통해 최적의 이자율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한 중형사 관계자도 "기준 금리나 여러 수치에 따라 예탁금 이용료율이 산정되는 것"이라며 "특정 주체의 의견이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stpoemseo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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