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hc가맹점주들 "수익성 악화...치킨값 올리자" 요구
닭·식용유 떨어졌지만...임차료·인건비·수수료 부담↑
물가안정 압박에 유통가 반값치킨도 '눈치'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새해를 앞두고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가맹점주들을 중심으로 가격 인상 요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정부의 물가 안정 압박도 거세지고 있는데다 마트, 편의점들이 '반값치킨'을 재출시하며 고객몰이에 나서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bhc치킨 가맹점주 단체는 최근 본사에서 진행한 가맹점 협의회에서 치킨가격 인상을 요구했다. 인건비, 임대료, 주문중개수수료, 배달수수료 등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가격 조정 등 수익성 개선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bhc치킨은 가맹점주들의 의견에 따라 가격인상 등을 다방면으로 검토하다는 방침이다. bhc관계자는 "올 초부터 가맹점주들의 가격인상 요청이 이어져서 현재 검토하고 있다"며 "주문중개수수료, 배달대행 수수료, 인건비, 임대료 등이 오르면서 가맹점 차원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치킨[사진=뉴스핌DB] 2022.11.04 obliviate12@newspim.com |
bhc치킨이 마지막으로 가격을 올린 시점은 지난 2021년 12월이다. bhc치킨은 당시 가격 인상 직전에도 가맹점협의회에서 가맹점주들이 가격인상을 요청했다고 알린 바 있다.
이번에도 가맹점주들 사이에서 가격 인상 요구가 나온 만큼 조만간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관련해 교촌치킨 올해 3월 주요 치킨 가격을 약 3000원 인상했으며 BBQ는 지난해 5월 주요 품목을 2000원 가량 올린 바 있다.
다만 가격인상 결정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정부의 물가안정 압박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또 지난 4월 가격을 올린 교촌치킨의 경우 인상 이후 소비자 외면 등 역풍을 맞기도 했다.
치킨의 주재료인 닭고기, 튀김유 가격은 연초대비 떨어진 상태다. 실제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이날(26일) 기준 치킨에 주로 쓰이는 9~10호 닭고기의 kg당 가격은 3769원으로 지난해 같은 날 5000원 대비 24.62% 감소했다. 닭고기 가격은 지난해 말부터 올 여름까지 5000원~4000원 후반대 가격을 유지하다 지난 9월 4000원대, 10월부터 3000원대에 안착다.
올리브유를 제외한 식용유 가격도 안정세를 찾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유지류 가격지수는 124.1포인트로 전년 대비 19.9% 하락했다. 이에 따라 bhc치킨은 지난 16일부터 가맹점에 공급하는 튀김유(해바라기씨유) 가격을 올해 8월 대비 24% 인하해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여기에 마트, 편의점들의 '반값치킨' 저가 공세도 넘어야할 산이다. 지난해 하반기 '당당치킨'으로 반값 치킨 붐을 일으켰던 홈플러스는 지난 23일부터 한정 기간 '당당 두마리옛날통닭'을 9990원에 선보였다. 편의점업계도 앞다투어 반값치킨을 내놓고 있다. GS25는 지난 15일 대표 치킨 상품인 '쏜살치킨'을 리뉴얼 출시하며 가격을 기존 1만3000원에서 1만1900원으로 낮췄다. 세븐일레븐도 이달 말까지 후라이드 한 마리 치킨을 30% 할인한 9900원에 선보인다.
치킨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닭고기, 식용유 등 일부 원재료 가격이 내려간 것은 맞지만 인건비, 임대료와 주문중개수수료, 배달수수료 뿐만 아니라 가스비, 전기료 등 각종 비용 부담이 고공행진하면서 가맹점들의 수익성 악화가 극심하다는 입장이다. 또 유통업계의 미끼상품 용도의 '반값치킨'과 자영업자 중심의 프랜차이즈 전문점 치킨은 출발선부터 다르다며 선을 그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닭고기 가격이 내려온 것은 맞지만 그 외 전기세, 가스비, 인건비, 임차료 등 운영비들은 모두 큰 폭으로 올랐다"며 "주문중개수수료(4000원)와 배달수수료(2000원)로 치킨 한 마리 팔면 6000원이 수수료로 나갈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기업이 운영하는 대형마트가 미끼상품으로 판매하는 치킨과 자영업자들이 생계수단으로 운영하는 전문점 치킨을 비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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