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이번 병태라는 캐릭터가 실제 저와 비슷한 부분이 많은데, 병태를 응원해주시고 좋아해주시는 걸 보고 실제 제 삶도 응원해주신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쿠팡플레이가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시대'로 제대로 된 한 방을 선보였다. 1989년 충청남도를 배경으로 안 맞고 사는 게 일생일대의 목표인 온양 찌질이 병태가 하루아침에 부여 짱으로 둔갑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이번 작품에서 배우 임시완이 주인공 '장병태'를 연기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임시완 [사진=쿠팡플레이] 2023.12.21 alice09@newspim.com |
"'소년시대'가 저에게 첫 코미디 장르인데 부담이 많이 컸어요. 제 스스로가 웃긴 사람이 아니란 걸 알고 있었고, 일상에서의 코미디와 거리가 먼 사람이라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더 철저하게 준비를 하자 싶었죠. 촬영을 하는데 보조 출연자들이 저를 보면서 웃으시더라고요. 제 얼굴만 봐도 웃는다는 건, 고무적인 현상이라서 기분이 좋았어요(웃음). 그만큼 직접적이고 원초적인 리뷰는 없잖아요."
임시완이 맡은 장병태는 어린 시절부터 아무 이유 없이 주변 친구들에게 맞고 살아 온 인물이다. 숨 쉰다고 맞고, 웃는다고 맞는다. 그렇게 맞고 사는 게 익숙해진 병태가 불법 댄스 교습소를 운영하다 걸린 아버지로 인해 옆 동네 부여로 전학을 가게 되고, 새로운 곳에서 하루 아침에 전설의 17:1 싸움의 주인공이 된다.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제목이 '와호장룡'이었어요. 제목에서부터 풍기는 B급 코미디 느낌이 올라오더라고요. 이름만 들어도 뭔가 거추장스러운 느낌이 있잖아요. 하하. 초고를 보는데 이미 완성된 대본을 보는 느낌이었어요. 정성껏 웃기는 느낌이 들어서, 이런 작품이라면 참여를 하는 게, 이런 작품을 찾아가는 게 배우의 사명감이라 생각했죠."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임시완 [사진=쿠팡플레이] 2023.12.21 alice09@newspim.com |
극중 병태는 자신과 이름이 비슷한 싸움의 전설이자 '아산 백호'인 장경태와 이름이 비슷한 바람에 부여 패거리의 우두머리가 된다. 그로 인해 전학 간 학교에서 어딘가 불안하면서도 평화로운 한 때를 보내지만, 진짜 아산 백호가 돌아오면서 다시 '찌질이 븅태'로 전락한다.
"'부여의 짱'을 연기할 때가 훨씬 더 부담스러웠던 것 같아요. 찌질이었을 때는 맞는 색깔의 옷을 입은 것처럼 편안하고 자연스러웠거든요. 추리닝을 입고 있었는데 한 순간에 수트를 입은 거죠. 그런데 수트도 작은 옷을 억지로 입은 느낌이었어요. 아산 백호로 짧게 살았지만, 그 불편함을 안고 다시 원래 찌질이 병태로 돌아왔을 때 해방감이 느껴지더라고요. 하하."
진짜 아산 백호가 돌아오고 병태는 다시 주먹깨나 휘두르는 친구들의 샌드백이 된다. 찌질이 병태가 각성하고 더 이상 얻어맞지 않기 위해 힘을 키우는 것이 주된 내용이지만, 그전까지는 폭력 장면이 주를 이룬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임시완 [사진=쿠팡플레이] 2023.12.21 alice09@newspim.com |
"일단 어떠한 폭력도 용납이 안 된다는 걸 정말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래서 촬영하면서도 '이건 정말 코미디이다'라는 걸 보여주고자 했어요. 너무 사실적으로 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감독님께도 다양한 제안을 했던 게 기억에 남아요. 병태가 얻어맞았던 이유는 하나였죠. 이유 없이 맞은 것도 있지만, 말을 해서 매를 버는 스타일이었어요. 초반에 화장실에서 맞는 장면도 '폭력은 나쁜 거여'라고 하면서도 일진 학생에게 '그런데 니가 발음을 이상하게 했잖어'라며 말을 덧붙이죠. 굳이 안 해도 될 말을 꺼내요. 그리고 쌀집 아저씨도 입으로 매를 버는 스타일이라고 하고요. 그런 부분을 증폭시키면 재미있겠다 싶었어요."
드라마 '해를 품은 달', '미생', '타인은 지옥이다', '런 온', 영화 '변호인',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에서 임시완은 어느 정도 무게가 있는 역할을 주로 해왔다. 그 속에서도 계속되는 이미지 변신은 있었지만 '소년시대'처럼 큰 폭의 변화는 없었다.
"저한테 있어서 '소년시대'는 멋있는 척 하지 않고, 제 부족한 모습을 가감 없이 드러낼 수 있는 작품이라 큰 만족을 하고 있어요. 병태가 실제 저와 비슷하거든요(웃음). 저도 병태처럼 제 의견을 피력할 때 굉장히 장황하게 설명을 늘어놔요. 하하. 그런 찌질함이 있는 병태를 좋아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걸 보면서, 실제 제 삶도 응원해주신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런 의미에서 '소년시대'는 저에게 반가운 작품이죠."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