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량 평년보다 많아…비온 뒤 아침 빙판길 주의보
"앞차와 거리 유지하고 서행해야"
포근해진 겨울에 '우박' 쏟아지기도…"대기 불안정"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올겨울 평년보다 강수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상청 예보에 따라 눈과 비가 잦게 내리는 가운데 도로 결빙 사고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기상청에 따르면 1년 중 눈이 가장 많이 내리는 대설에도 낮 기온은 최고 16도까지 오르는 등 때아닌 봄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앞서 기상청은 미국·영국 등 전 세계 11개 기상청 및 관계 기관이 제공한 기후예측모델에 기반해 발표한 3개월(2023년 12월∼2024년 2월) 전망에 따라 올 겨울이 평년보다 기온이 높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강수량 또한 평년보다 많은 확률이 클 것(42~46%)으로 예보됐다. 12월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고, 내년도 1∼2월은 평년과 비슷할 확률이 높았다.
서울의 아침기온이 영하 8도까지 내려가 강추위를 보인 오전 서울 여의도역을 지나는 시민들이 두꺼운 옷차림으로 출근길을 서두르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실제 올해 겨울에는 평년보다 비나 눈이 잦게 내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곳곳에 눈과 비 소식이 이어지고 있으며 전날에도 수도권 및 전라권, 경북권내륙과 경남서부, 제주도 등에 오후부터 밤 사이 비가 이어졌다.
비가 그친 후, 아침 출근길 기온은 영하로 뚝 떨어지며 도로 살얼음이 나타나는 곳이 잦아 주의가 요구된다. 도로 표면에 코팅한 듯 얇은 얼음막이 생기는 현상인 '블랙아이스'는 눈길 운전과 달리 보이지 않는 곳곳에 있어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1월, 경기 구리포천고속도로에서 차량 47대가 잇따라 부딪치며 1명이 숨지고 30여 명이 다친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블랙아이스의 경우 갑자기 미끄러지다보니 차량을 제어하기 힘들어 연쇄 추돌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최근 3년간(2020~2022년) 노면 상태에 따른 교통사고를 분석한 결과, 마른 도로에서는 치사율이 1.4%인 반면 서리가 내렸거나 결빙 상태인 도로에서는 마른 도로보다 1.5배 높은 2.1%였다.
전문가들은 눈길이나 빙판길을 달릴 때 제한속도보다 속도를 줄이거나 차간거리를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 브레이크를 짧게 끊거나 엔진브레이크를 활용해 감속·제동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박무혁 도로교통공단 교수는 "블랙아이스가 발생하는 곳에서는 앞차와의 거리를 평소의 2배 이상으로 유지하고 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평년 겨울보다 높아진 기온에 우박 사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통상 우박 같은 경우는 5월, 10월에 많이 발생하는데 최근 겨울 평년기온이 올라가면서 우박이 발생하고 있다.
전날 부산과 경남 일부 지역에는 갑작스럽게 직경 0.5cm 크기 이상의 우박이 쏟아졌다. 다행히 시민 피해는 없었지만 각종 SNS등에는 "죽을 뻔 했다", "머리가 뚫릴 뻔 했다"는 등 반응이 나타났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기압골이 통과하면서 상층과 하층의 온도 차이가 컸고 대기가 불안정했다"며 "우박은 구름을 지나면 녹아 비로 내리는데 이번에는 언 상태로 그대로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블랙아이스와 우박 등 겨울철 날씨로 인한 사고가 잇따를 위험이 커지고 있어 운전자 등에게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mky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