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중소기업 각 4.3조·3.6조 증가
8월말 기준 기업대출 연체율 0.47%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 0.55%, 한계기업↑
[서울=뉴스핌] 홍보영 기자=기업대출이 5대 은행에서 10월 한 달 간 8조원 가량 증가했다. 기업대출은 올해 들어 꾸준히 늘어 증가액은 60조원을 돌파했다. 가파른 가계대출 증가세와 더불어 기업대출 역시 우리 경제의 새 뇌관으로 지적된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764조3159억원으로 전월(756조3310억원)보다 7조9849억원 증가했다.
대기업 대출과 중소기업 대출 모두 증가했다. 지난달 대기업 대출 잔액은 137조3492억원으로 전월보다 4조3585억원 늘며, 넉 달 만에 다시 4조원 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626조9667억원으로 9월말(623조3403억원) 보다 3조6264억원 증가했다.
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증가 억제를 위한 수요 조절이 진행되는 동안 은행들이 기업대출에 힘을 쏟은 데다, 금리상승으로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지면서 기업들이 은행대출로 자금을 조달한 영향도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2023.11.02 hkj77@hanmail.net |
기업대출 잔액 증가와 더불어 연체율 상승도 가팔라졌다. 8월 기준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전월 대비 0.04%포인트(p) 상승하면서 3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는데, 주로 기업대출 연체율 급증에서 비롯됐다.
8월 말 기준 기업대출 연체율은 0.47%로 전월 말(0.41%) 대비 0.06%p 상승했다. 대기업대출 연체율은 0.01%p 오른 0.13%, 중소기업대출은 0.06%p 오른 0.55%였다.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0.05%p 높아진 0.50%로 나타났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가계대출(0.38%), 대기업대출(0.13%) 연체율에 비해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경기 침체와 고금리 상황에서 한계 기업을 중심으로 연체율 상승폭이 더 커질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이른바 '한계기업' 비중은 지난해 42.3%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9년 이후 가장 높았다. 매출액 증가율·영업이익률 등 수익성과 안정성도 동반 악화했으며, 기업의 차입금 의존도(42.1%)는 2009년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전체 기업 이자보상비율은 348.57%로 전년(487.90%) 대비 100%p 가까이 하락했다. 이자보상비율은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수익으로 금융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정도를 보여주는 비율로, 100% 미만이면 번 돈보다 이자비용이 더 많다는 의미다.
중소기업들은 올해 경영상황에 대해 비관적인 의견을 내놨다. IBK기업은행이 발표한 '2023년 중소기업 금융실태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79.3%가 올해 경영상황 전망에 대해 "2022년과 동일하거나 부진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대내외적 불확실성 확대와 고금리 지속에 따른 중소기업의 경영애로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금융애로 완화를 위한 전방위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byh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