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최근 금리가 급등하면서 미국 재무부가 장기 국채 발행 규모 확대 속도 조절에 나섰다.
재무부는 1일(현지시간) '분기 리펀딩'(Quarterly refunding)으로 불리는 국채 발행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 따르면 재무부는 내주 1120억 달러의 3년물, 10년물, 30년물 국채 입찰에 나선다. 이는 월가 채권 딜러들의 전망치 1140억 달러보다 적은 수준이다.
8월과 비교해 이번에 공개된 계획의 가장 큰 특징은 10년물과 30년물 발행 물량 증가 속도가 줄었다는 점이다. 10년물 발행 증가 규모는 전 분기 30억 달러에서 20억 달러로 줄었고, 30년물은 20억 달러에서 10억 달러로 축소됐다. 20년물 발행 증액 속도는 기존대로 유지됐다.
재무부는 오는 7일 480억 달러 규모의 3년물 입찰에 나서며 8일 10년물 400억 달러, 9일 30년물 240억 달러를 입찰한다.
재무부는 "이번 변화로 예상되는 차입 수요에 입찰 규모를 맞추는 것과 관련해 상당한 진전을 이룰 것으로 보이며 재무부는 한 분기 더 입찰 규모를 늘릴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사진=로이터 뉴스핌] 2023.11.01 mj72284@newspim.com |
일부 채권 딜러들은 재무부가 최근 장기물 금리의 급등에 따라 장기물 발행을 크게 줄일 것으로 기대하기도 했다. 지난 8월 분기 국채 발행 계획 발표 이후 10년물 금리는 75bp(1bp=0.01%포인트) 이상 뛰었다.
도이체뱅크의 스티븐 젱 미국 채권 전략가는 "재무부가 10년물과 30년물, 30년물 발행 증가 속도를 줄일 것으로 생각했고 그렇게 발표됐다"며 "딜러 대부분은 8월 증가 속도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재무부가 다소 적게 발표했고 채권시장이 이 때문에 다소 랠리를 펼쳤다"고 진단했다.
아넥스 웰스 매니지먼트의 브라이언 제이컵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두려워했던 것만큼 나쁘지 않았다"며 "한 분기만 더 발행 규모를 증액할 것이라는 발표도 다소 안도감을 제공했다"고 분석했다.
최근 미국 국채에 대한 수요가 다소 흔들리고 있는 점 역시 국채 발행 속도 조절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 재무부 차입자문위원회(TBAC)는 "몇몇 전통 매수자들 사이에서 미국 국채에 대한 수요가 약해졌다"며 "국채 입찰은 지속해서 초과 신청이 이어지고 있지만 수요 감소의 초기 징후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무부는 앞으로 국채 발행 계획이 재정 전망의 변화와 연방준비제도(Fed)의 국채 보유 축소 진행 기간 등 다양한 요소에 따라 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준은 월 600억 달러 규모의 국채를 재투자 없이 만기를 맞도록 함으로써 보유 국채를 줄이고 있다.
장기물 발행 증가분이 줄어든다는 소식에 국채 금리는 하락 중이다. 미국 동부 시간 오전 10시 7분 10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6.9bp 내린 4.806%, 30년물은 5.8bp 밀린 4.966%를 각각 가리켰다. 2년물도 5.021%로 5bp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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