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이스라엘과 북부 국경을 맞댄 레바논의 이슬람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17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병원 참사에 18일을 '전례 없는 분노의 날'로 선언, 아랍과 이슬람 국가 시민들에게 거리로 나설 것을 촉구했다.
튀르키예 관영 아나돌루 통신에 따르면 헤즈볼라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인류는 가자지구 알아흘리 침례병원에서 수백 명의 무고한 순교자들의 목숨을 앗아간 시온주의자들의 살인과 범죄조직이 저지른 끔찍하고 잔인한 범죄에 애도를 표한다"며 "모든 규탄과 비난 성명으로도 충분치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헤즈볼라는 "내일(18일)은 적과 그들의 범죄, 그리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 범죄 조직을 은폐하고 보호하기 위해 시온주의 조직(이스라엘)을 방문한 것에 대해 전례 없는 분노의 날이 되도록 하자"며 "우리는 아랍과 이슬람 국가 국민들에게 거리와 광장에서 즉각적인 행동에 나서고 극도의 분노를 표현해 정부와 국가에 압력을 가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날 가자지구 가자시티의 알아흘리 침례병원에서 폭격이 발생, 최소 500명이 숨진 참사가 벌어졌다.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 정파 하마스는 이스라엘 군의 소행이라고 지목했고, 이스라엘 군은 이슬람 지하드의 로켓 오발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슬람 지하드는 가자지구 내 하마스 다음으로 가장 큰 무장 단체로, 하마스와 경쟁하는 관계다. 이슬람 지하드는 배후가 아니라고 부인했다.
병원 참사로 레바논의 미국, 유럽국 대사관 앞에서는 크고 작은 시위가 발생했다고 이스라엘 매체 예루살렘포스트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밤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 있는 미국 대사관과 프랑스 대사관 앞에 팔레스타인 깃발을 든 수백 명의 시위대가 몰렸다. 미국 대사관 인근에는 최루 가스가 살포됐다.
헤즈볼라가 아랍과 이슬람 국가 국민들에게 분노를 표하라고 공식 입장을 밝히면서 전 세계적으로 팔레스타인인 연대 시위와 소요가 크게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가자지구 병원 참사가 발생한 17일(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주재 미국 대사관 앞에서 시민들이 팔레스타인 깃발을 들며 항의 시위를 하는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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