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CPI, 전문가 예상 소폭 웃돌아
시장 '고금리 장기화'에 무게
2년물 금리 다시 5% 위로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뉴욕 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12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9월 물가 지표가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내 기준금리 동결 전망을 강화하는 데 실패하면서 국채 금리가 급등하자 주식시장도 압박을 받았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73.73포인트(0.51%) 내린 3만3631.14에 마감했다.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7.34포인트(0.62%) 밀린 4349.61에 마쳤으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85.46포인트(0.63%) 하락한 1만3574.22로 집계됐다.
이날 주식 투자자들은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주목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달 CPI가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3.7% 각각 상승했다고 밝혔다. 앞서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CPI가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3.6% 올랐을 것으로 기대했다.
헤드라인 수치에서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한 달 전보다 0.3%, 1년 전보다 4.1% 상승해 시장 전문가 기대치에 대체로 부합했다.
9월 물가 상승은 에너지와 주거비가 주도했지만 시장 참가자들은 서비스 물가 오름세가 가팔랐다는 사실에도 주목했다. 서비스 물가는 장기 인플레이션의 방향을 가늠하는 지표로 여겨진다.
시장에서는 최근 채권 금리가 상승하고 물가가 안정 추세를 이어가면서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더는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아직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는 진단이 나왔다.
CPI 발표 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시장 참가자들은 11월과 12월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을 지표 발표 전보다 낮은 88.2%, 65.6%로 각각 반영 중이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더라도 투자자들이 장기간 높은 금리가 지속할 것이라는 연준의 기조를 더욱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아메리프라이즈 파이낸셜의 앤서니 사글림빈 수석 시장 전략가는 "연준의 금리 인상은 끝났을 수 있지만 연준이 금리를 높은 수준에서 더 오래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스트래티가스의 돈 리스밀러 전략가는 "연준이 11월에 금리를 동결할 수 있지만 그것은 아슬아슬한 결정일 것이며 금리 인하를 고려하기는 너무 이르다"고 분석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트레이더.[사진=로이터 뉴스핌] 2023.10.13 mj72284@newspim.com |
국채 금리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벤치마크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장보다 10.2bp(1bp=0.01%포인트) 상승한 4.699%를 기록했고 30년물도 12.2bp 급등한 4.859%를 가리켰다. 정책 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2년물 금리는 6.4bp 상승한 5.069%를 나타냈다.
찰스슈왑UK의 리처드 플린 이사는 "'더 높게 더 오래'가 '얼마나 높게'보다 더 중요할 것"이라며 "연준의 금리 인상 여부와 관계없이 인플레이션이 계속되는 한 금리가 이전 수준으로 낮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업종별로는 강보합에 마친 에너지와 기술업종을 제외한 S&P500 전 업종이 하락했다. 이 중에서도 재량소비업과 필수소비업종은 각각 0.95%, 1.15% 하락했고, 통신업종은 1.11%, 유틸리티도 1.49% 내렸다.
종목별로는 약국 체인 월그린 부츠 얼라이언스가 7.04% 급등했다. 월그린은 4분기 실망스러운 실적을 발표했지만, 비용 절감에서 진전을 보였다고 밝혔다.
스트리밍 업체 스포티파이 테크놀로지는 모간스탠리의 '톱픽'(Top pick) 선정으로 0.99% 올랐다.
전날 실망스러운 뉴욕 증시 데뷔를 마친 버켄스탁은 이날도 6.57% 급락했다. 자동차 기업 포드는 전미자동차노조(UAW)가 포드의 켄터키 트럭 공장에서 파업에 돌입하면서 2.00% 밀다.
미 달러화는 강세를 보였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지수)는 전장보다 0.69% 오른 106.55를 기록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0.81% 하락한 1.0533달러, 달러/엔 환율은 0.42% 오른 149.80엔을 가리켰다.
유가는 혼조세를 보였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배럴당 58센트 하락한 82.91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12월물은 18센트 상승한 86.00달러를 기록했다.
달러화가 강해지고 금리가 오르면서 금값은 하락했다. 금 현물 가격은 트로이온스당 전장보다 0.3% 내린 1868.79달러를 기록했고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 인도분 금은 0.2% 밀린 1883.00달러에 마감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전장보다 3.60% 오른 16.67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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