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옵션 시장, 달러 강세 베팅 6월 이후 최대
통화정책·경제 지표·금리 모두 달러 강세 지지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금융시장 트레이더들이 달러화 강세에 전력 베팅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고금리 기조를 유지한다면 달러화가 최소 연말까지는 강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미 상품거래위원회(CFTC)의 자료를 인용해 선물 및 옵션 시장에서 지난 3일까지 미 달러화 강세 베팅이 지난 6월 이후 최대로 늘었다고 보도했다. 반면 달러 약세 베팅은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줄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 지수)는 미국 동부 시간 오후 1시 59분 현재 전장보다 0.34% 내린 106.43을 기록 중이다. 달러화는 연초 이후 2.82%가량 절상됐다.
애널리스트들도 미 달러화의 추가 강세를 점치고 있다. 라보뱅크는 현재 1.05달러대에서 움직이는 유로/달러 환율이 연말 1.02달러까지 내릴 것으로 예측했고, 노무라 역시 최근 달러화와 유로화의 패리티(parity, 등가)가 가능한 일이라고 판단했다. 골드만삭스의 전략가들은 달러/엔 환율이 6개월 안에 1980년대 자산 버블 이후 처음으로 155엔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미 달러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라보뱅크의 제인 폴리 수석 외환시장 전략가는 "고금리의 장기화 기조와 경제의 지지력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춘다"며 "달러화는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신은 미국 경제가 고금리의 압박으로 휘청일 경우 달러화의 랠리도 반전할 수 있고 최근 달러화를 향한 자금 유입이 과도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삭소 뱅크의 차로 아니나 시장 전략가는 이번 주 보고서에서 "미국 경제를 둘러싼 리스크(risk, 위험)가 누적되고 있지만 달러화의 추가 랠리 여지가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로드 아벳 앤 코의 리아 트러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시장에서 금리 인상 기대가 계속 후퇴하며 달러화가 추가로 강해질 것으로 전망해 왔다.
트러브 매니저는 "2007년과는 상황이 다르다"며 "인플레이션 수준을 감안하면 연준이 금리를 내리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전략가들은 통화 정책이 내년 중반까지는 달러화를 지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오랜 달러 강세론자인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 앤 코의 윈 틴 외환 전략 본부장조차 최근 달러화 강세가 놀랍다고 평가했다. 그는 "달러화는 전력 질주하고 있다"며 "강력한 지표와 높은 금리, 매파적인 연준이 모두 달러화에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