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신정인 송현도 기자 = "매년 이맘때쯤 서울역에서 출발하는데 이렇게 붐비는 모습은 몇 년만에 보는 것 같아요. 이미 마음은 고향에 있네요."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7일 오전 8시30분. 서울역은 귀성객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역 내 대합실도 캐리어와 보자기 짐, 쇼핑백을 손에 든 시민들로 가득했다.
대구로 향하는 열차표와 보자기를 손에 쥔 직장인 박서진(29) 씨는 "취업 후 처음으로 고향에 내려간다"며 "회사에서 받은 추석선물들을 챙겼는데 부모님께서 좋아하셨으면 좋겠다"고 미소 지었다.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27일 오전 9시쯤 서울역. 캐리어와 보따리를 든 귀성객들로 붐비는 모습. 2023.09.27 allpass@newspim.com |
6일간의 긴 연휴로 귀향 대신 여행길에 오른 시민들도 많이 보였다. 전광판에는 여수EXPO역으로 향하는 KTX산천 열차가 오후 4시30분 차까지 전석 매진됐다고 안내됐다. 매표소 앞에는 긴 대기줄이 이어졌고 "입석까지 다 매진돼서 다른 기차 타셔야 한다"는 직원의 안내도 들렸다.
대학생 이모(21) 씨는 "오늘부터 2박3일간 친구랑 부산으로 놀러간다. 연휴가 긴데다 제사도 따로 지내지도 않아서 본가는 여행 이후에 갈 예정"이라며 "기차 취소표 나길 기다리다가 겨우 예매했다"고 말했다.
이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와 철도노조의 시위까지 동시에 진행되면서 역은 더욱 소란스러운 분위기가 빚어졌다. 시민들은 기차를 타러가다 힐끗 쳐다보거나 대합실 2층 난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기도 했다. 철도경찰과 한국철도공사 직원 수십명이 배치돼 현장 상황을 관리했다.
자녀 두 명과 함께 상황을 바라보던 여모(43) 씨는 "저분들도 사정이 있겠지만 오늘처럼 정신 없고 사고 많은 날 꼭 이렇게 해야되는지 모르겠다"며 빠른 걸음으로 지나갔다.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27일 오전 9시20분쯤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 경부선 탑승구 앞 쉼터에서 귀성객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2023.09.27 dosong@newspim.com |
같은 시각 서울 강남 고속버스터미널에도 귀성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시민들은 분주히 기차를 타러 이동하거나 대합실에서 대기하며 이야기 꽃을 피웠다. 터미널 내 식당들도 아침 식사를 하러온 귀성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빨강 보자기를 손에 쥔 김은자(61) 씨는 "전북 군산에 있는 아들네로 간다. 김치랑 꽃게장, 멸치볶음, 가지 만들어서 싸간다"며 "한달 전부터 예매를 해두고 오늘 대체휴가를 썼다. 아들네랑 이틀동안 시간 보낼 예정"이라고 했다.
고속버스 플랫폼으로 가는 길목에서 책을 읽으며 대기 중인 원준성(23) 씨는 "9시20분에 출발하는 포항행 버스 티켓을 끊었다. 고향 친구들이랑 술자리도 하고 학원 선생님도 만나뵐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속버스터미널 호남선 앞 로또 판매점 앞에도 복권을 사려는 이들로 긴 줄이 생졌다. 김모(60) 씨는 "추석을 맞아 행운을 비는 차원에서 로또를 산다"고 밝혔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이날부터 다음달 3일까지 7일간 '특별교통대책기간'으로 정하고, 관계기관 합동으로 추석연휴 특별교통대책을 시행한다.
한국교통연구원과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대책기간 총 4022만명(전년 대비 27% 증가)·1일 평균 575만명(전년 대비 9.4% 감소)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1일 평균 차량대수는 531만대(전년 대비 4.3% 감소)로 전망된다. 연휴 기간이 길어지며 이동 인원이 분산돼 통행량도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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