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대만 민진당의 지지율이 한달 새 6.5%포인트(p) 하락한데 반해 국민당의 지지율이 6.0%p 상승했다. 지지율 변동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대만 내 계란 파동과 허우유이(侯友誼) 국민당 후보의 '선(先)국방강화론'이 지목되고 있다.
지지율 변화는 임박한 야권 단일화 협상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친(親)민진당 기관으로 불리는 대만민의기금회가 지난 18일~20일 20세 이상 유권자 1077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집권 민진당의 지지율은 전달 36.8%에서 30.3%로 하락했으며, 야당 국민당의 지지율은 17.1%에서 23.1%로 상승했다고 중국 민난왕(閩南網)이 25일 전했다. 3당인 대만민중당의 지지율은 17.8%에서 17.1%로 하락해 큰 차이가 없었다.
민진당의 지지율이 여전히 국민당에 앞서지만 두 당의 지지율 격차가 19.7%p에서 7.2%p로 대폭 좁혀졌다.
가장 큰 이유로 대만 내 계란 파동이 꼽힌다. 최근 대만에서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해 계란 공급에 문제가 생기자, 대만이 브라질로부터 계란을 대거 수입해 공급했지만, 계란의 유통기한이 잘못 표기된 사실이 적발됐다.
이로 인해 유통 중인 계란이 상한 계란인지 멀쩡한 계란인지 여부를 알 수가 없게 됐으며, 시민들 사이에 계란 취식 기피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어나자 대만 농업부장(장관)이 사임한 데 이어, 행정원장(총리)마저 사의를 표명했다.
또한 허우유이 국민당 후보가 이 기간 미국을 방문한 것도 국민당의 지지율 상승에 영향을 줬다. 허우 후보는 미국에서 "먼저 대만의 국방력을 강화한 후 중국과 대화에 나서겠다"는 주장을 폈다. 계란 파동으로 민진당이 실망감을 준 가운데, 허우 후보가 펼친 선국방강화론이 유권자들에게 어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밖에도 궈타이밍(郭台銘) 폭스콘 전 회장이 국민당을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자, 이로 인해 국민당 지지자들의 결집 현상이 발생해 국민당 지지율이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만 총통선거는 내년 1월 13일에 치러진다. 이에 앞서 오는 11월 20~24일까지 후보등록 신청을 받는다. 허우유이 국민당 후보와 커원저(柯文哲) 민중당 후보가 단일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은 가운데, 선거 일정상 10월부터는 본격적인 양당의 단일화 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양당이 단일화하면 민진당의 라이칭더(賴淸德) 후보를 앞서는 여론조사가 속속 나오고 있는 현실이다.
단일화 협상에 앞서 국민당의 지지율이 반등을 하고 있는 만큼, 허우유이 후보에게 유리한 상황이 조성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허우유이 대만 국민당 총통선거 후부[사진=바이두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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