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보스톤 1947'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거미집'이 추석 직전 극장가에 동시개봉으로 승부수를 띄운다. 하정우-임시완, 강동원, 송강호가 나선 삼파전의 승기를 누가 먼저 잡을지 주목된다.
◆ 롯데 '보스톤 1947'과 CJ ENM '천박사', 흥행이 고픈 저마다의 사정
지난 여름 '콘크리트 유토피아'로 흥행에 성공한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오는 27일 추석을 겨냥해'1947 보스톤' 개봉을 확정했다. 하정우, 임시완이 주연을 맡은 이 작품은 일제 강점기 시절 일장기를 가슴에 달고 베를린 올림픽에 출전했던 마라토너 손기정의 실화를 영화로 담았다. 하정우가 손기정을, 임시완이 그의 제자 서윤복을 맡아 열연한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
'1947 보스톤'은 1947년 광복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 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마라토너들의 도전과 가슴 벅찬 여정을 그린 영화다. 나라를 잃었던 역사와 마라톤이란 스포츠 장르가 만난, 이미 뭉클한 감동은 보장된 스토리다. 국민영화 '쉬리'를 만든 강제규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일제강점기를 거쳐 여전히 분단국가로 남아있는 우리 역사의 아픔을 담아내는 주특기를 발휘할 예정이다.
특히 '콘트리트 유토피아'로 365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여름 극장가에서 '밀수에 이어 두 번째로 흥행을 기록한 롯데에서는 추석에 '보스톤'으로 안정적인 성적을 이어가며 연말 '노량'의 개봉을 준비한다. 하정우, 임시완 모두 연기력으로 인정받는 배우들이지만 최근 개봉작들 가운데 많은 관객들을 모은 흥행작이 없었다는 데서 이번 추석 개봉에 갈증이 있을 법도 하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
CJ ENM이 선보이는 강동원 주연의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은 귀신을 믿지 않지만 귀신 같은 통찰력을 지닌 가짜 퇴마사 '천박사'(강동원)가 지금껏 경험해본 적 없는 강력한 사건을 의뢰받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오컬트 무비의 소재를 가져오면서도 화려한 액션과 판타지를 담은 영화로 주목된다. 오랜만에 강동원이 액션과 개성을 겸비한 캐릭터로 영화의 타이틀롤로 나선다.
특히 '천박사'는 지난해 개봉한 '헤어질 결심'에서 박찬욱 감독과 함께 작업한 김성식 감독의 입봉작으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박 감독은 강동원과 넷플릭스 시리즈 '전, 란'을 함께 작업 중이다. 김성식 감독과 강동원이 출연하는 '천박사'를 위해 박 감독은 직접 스페셜GV에도 나서 그만의 포인트로 영화를 즐기는 방법을 전해줄 예정이다.
올해 영화 부문에서 뚜렷한 성과를 아직 받아들지 못한 CJ ENM에서는 '천박사'에 사활을 거는 분위기다. 지난 여름 '더 문'이 흥행에 실패하면서 강동원 주연, 쉽고 유쾌한 스토리의 '천박사'가 추석에 침체됐던 분위기를 견인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국민의 절반이 사랑하는 강동원을 앞세워 사전 쇼케이스, tvN '유퀴즈' 출연 등 개봉 전 마케팅에도 가장 열중하고 있다.
[사진=CJ ENM] |
◆ 송강호 주연 '거미집', 김지운 감독 만회 기회…자존심 건 3파전
송강호가 주연을 맡은 '거미집'도 27일 출격한다. 김지운 감독의 신작인 이 작품은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바꾸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감독이 검열,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현장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는 이야기를 담는다. 임수정, 오정세, 전여빈, 정수정 등 충무로 대표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칸이 사랑하는 배우 송강호의 신작답게 추석 개봉 영화 중 유일하게 칸 영화제 비경쟁부문 초청작이다. '달콤한 인생' '놈놈놈' '밀정'으로 널리 알려진 김지운 감독이 오랜만에 선보이는 장편, 대작 영화로 2017년 '인랑' 이후에 이번 추석 극장 흥행으로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사진=바른손이앤에이] |
업계에서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27일에 세 편의 대작 영화가 한꺼번에 개봉하게 된 상황이 조금 난감한 분위기다. 지난해에는 CJ ENM의 '공조2'가 한국영화 대표작으로 나서면서 추석 관객들의 호응에 힘입어 700만이 넘는 흥행에 성공했다. 올해는 지난 여름 시장에서 벌어졌던 1주일 차 신작 개봉으로 인한 관객 분산이 더욱 극심하게 관측될 거란 예측이 나온다.
특히 '보스톤 1947' '천박사' '거미집' 모두 100억 이상의 대규모 제작비가 투입된 작품으로 이번 3파전이 만만치 않다. 어쩌면 관객 입장에서는 '공조2' 일색이던 지난해에 비해서는 선택지가 다양해진 효과도 누릴 수 있다는 게 올 추석 극장가의 유일한 장점이 될 전망이다.
끓어오르는 애국심과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스포츠 정신의 건강하고 뜨거운 메시지를 원한다면 '보스톤', 강동원의 화려한 구강액션과 더불어 오컬트 판타지 액션은 '천박사'로, 엄혹한 시대 영화를 만들던 이들의 광기어린 폭주는 '거미집'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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