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모델 대비 전장 165mm·휠베이스 85mm 증가
경쟁 모델 쏘렌토보다 크고 가격은 저
[경기 고양·파주=뉴스핌] 정승원 기자 = 국내 중형 SUV 시장은 가장 인기 있는 세그먼트(차급) 중 하나다. 이를 이끌고 있는 것은 기아 쏘렌토와 현대자동차 싼타페다. 하지만 최근 몇 년 간 두 모델의 사정은 제법 달라졌다. 2020년 4세대 모델 출시 이후 매년 6만대 이상 팔린 쏘렌토와는 달리 싼타페는 2020년 5만7578대 이후 갈수록 판매량이 줄어 지난해에는 3만대도 팔지 못했다. 현대차가 이번에 출시된 5세대 모델인 '디 올뉴 싼타페'에 제대로 힘을 주게 된 이유라고 볼 수 있다.
지난 24일 경기도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파주시 파평면 소재의 카페까지 왕복 100km 가량을 운행한 신형 싼타페는 현대차의 중형 SUV 왕좌 탈환 의지를 느낄 수 있게 해줬다. 차체는 더욱 커져 활용성을 높였고 2.5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은 커진 차체를 끌기에 충분한 힘을 보였다. 시승 모델은 가솔린 터보 2.5T 2WD 캘리그래피다.
디 올뉴 싼타페 [사진= 현대차] |
실차 전시에서도 확인했던 외관은 확실히 커졌다. 기존의 싼타페와 비교해 앞뒤로 확실히 길어진 느낌이었고 뒷바퀴 뒤쪽의 트렁크가 튀어나와 있다는 느낌도 받았다. 신형 싼타페는 이전 모델과 비교해 전장(길이)은 165mm, 휠베이스는 85mm 길어졌다. 중형이지만 체급을 올린 듯한 느낌을 받았다. 실제로 신형 싼타페는 전장 4830mm로 같은 달 출시된 부분변경 쏘렌토의 전장 4815mm보다 길다.
외관 디자인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역시 'H' 모양의 헤드램프와 리어램프다. 헤드램프의 경우 싼타페에서 처음 적용된 디자인이다 보니 어색하기도 했지만 스타리아, 그랜저, 코나 신형 모델에 적용된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와는 또 다른 현대차의 아이덴티티를 선보였다. 리어램프의 위치가 확실히 낮은 곳에 위치했다는 인상을 받았지만 취향으로 갈릴 수 있는 부분으로 보였다.
운전석에 탑승하니 현대차그룹 모델의 특징인 쾌적한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눈에 들어왔다. 변속기는 전자식 변속 컬럼 방식으로 스티어링휠 뒤편에 위치했다. 실내에는 디지털로 후방을 확인할 수 있는 디지털 센터미러, 지문 인식으로 시동과 주행이 가능한 '실내 지문인증 시스템'이 적용됐다.
차체는 커졌지만 주행은 가뿐했다. 싼타페 2.5리터 가솔린 터보 모델은 최대 출력 281마력, 최대 토크 43.0kgf·m의 힘을 발휘한다. 공차 중량은 1795kg~1865kg으로 이전 모델 대비 다소 늘었지만 힘이 달린다는 느낌은 없었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밟는 대로 충분한 가속력을 보여줬다.
싼타페의 2열 무릎 공간. 주먹 2개 이상이 들어갈 정도로 넉넉하다. [사진= 정승원 기자] |
신형 싼타페에는 다채로운 편의사양이 적용됐다. 특히 스마트폰 2대를 별도의 케이블 없이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듀얼 충전 패드는 편의성이 높아 보였다. 이는 싼타페가 '가족과 함께 타는 차'를 지향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양방향 멀티콘솔 박스도 마찬가지다. 대개 자동차의 콘솔박스라고 하면 운전석이나 조수석에서 물건을 꺼낼 수 있도록 디자인돼 있다. 뒷자리의 승객은 별도의 수납공간이 필요했고 콘솔박스에 접근하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싼타페는 앞자리에서도 뒷자리에서도 콘솔박스를 열 수 있어 뒷자리에 앉아 있더라도 콘솔 박스에서 물건을 넣고 꺼내기 쉽도록 했다. 이는 간단하지만 실제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빌트인 캠 2 ▲디지털 키 2 ▲발레 모드 ▲어드밴스드 후석승객알림(ROA) 시스템 ▲USB C타입 충전기(최대 27W) 등의 편의사양이 적용됐다.
디 올 뉴 싼타페 [사진= 현대차] |
신형 싼타페의 화룡정점은 널찍한 공간감이다. 싼타페는 5인승, 6인승, 7인승 모델로 출시됐는데 특히 공간감이 탁월하다. 동급 최고 수준인 725ℓ의 수납공간(VDA 기준)을 갖췄으며 골프백 4개와 보스턴백 4개를 수납할 수 있다.
특히 넓게 느껴지는 개방감은 '와일드 테일게이트 오프닝' 덕분이다. 테라스 형태로 열리는 테일 게이트의 개방감이 넓어 캠핑이나 차박에도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2열 공간 역시 넉넉해 2열 무릎 공간은 주먹 두 개 이상이었다. 1열은 물론 2열도 편안하게 앉을 수 있는 패밀리카답다는 인상을 받았다.
지난 2018년 출시된 4세대 싼타페는 과거 명성에 걸맞지 않게 경쟁 모델 쏘렌토에 밀리고 다크호스인 KG모빌리티 토레스에 치이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번에 돌아온 싼타페는 경쟁 모델과 제대로 한 판 붙어보겠다는 현대차의 의지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많이 달라졌다는 인상을 받았다. 쏘렌토보다 크면서 가격은 더 저렴하다는 점은 향후 중형 SUV 시장에서 싼타페의 분명한 강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싼타페의 개별소비세 5% 기준 가솔린 2.5 터보 모델 ▲익스클루시브 3546만원 ▲프레스티지 3794만원 ▲캘리그래피 4373만원이며, 1.6 터보 하이브리드 모델 ▲익스클루시브 4031만원 ▲프레스티지 4279만원 ▲캘리그래피 4764만원이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세제 혜택 적용 전 가격으로 환경친화적 자동차 고시 완료 시점 이후 가격이 공개될 예정이다.
싼타페의 트렁크 [사진= 정승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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