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계원 디폴트 사태 둘러싼 시나리오 분석
기대감에서 절망감으로 바뀐 부동산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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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배상희 기자 = <中 벽계원 디폴트① '부동산 업계 우등생' 돌연 낙제점, 그 이유는?> <中 벽계원 디폴트② '헝다 사태와는 다르다, 대마불사 믿음 깨지나'>에서 이어짐.
◆ 벽계원 디폴트 사태를 둘러싼 '시나리오'
지난 8월 10일 벽계원(碧桂園∙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 2007.HK)은 다음의 4가지 자구책 방안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최선을 다해 부동산 인도에 나설 것(올 한 해 동안 벽계원이 인도해야 할 부동산 규모는 70만 채) △단계적인 유동성 압박 완화(각종 부채관리 조치 동원) △안정적인 경영 보장(숨겨진 자산의 활성화 및 비용 절감 등으로 경영이익 개선) △이사회 주석이 주최하는 위기대응 테스크포스 신설이 그것이다.
앞서 헝다그룹과 같은 디폴트 위기에 직면했었던 부동산 개발사의 대응 방법을 참고해보면, 벽계원 또한 우선 자산 처분으로 긴급 자금을 마련하고, 일부 부동산 인도를 마무리짓는 방향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財新)은 벽계원의 역내 위안화 채권 만기일이 9월에 집중적으로 도래하는 만큼 먼저 위안화 채권의 상환을 연기한 뒤, 달러화 채권 상환 일정도 조정해 급한 불을 끄고 미준공 아파트의 완공을 추진해 인도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벽계원의 디폴트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관측도 적지 않다.
우선 다른 디폴트 위기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현재 벽계원은 부채 원금까지 상환할 수 있는 능력이 되지 않고, 앞으로도 갚아야 할 부채가 여전히 많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벽계원의 단기 부채는 937억800만 위안에 달하고, 1년 이상 부채는 1775억9900만 위안에 달하며 유이자부채 잔액은 2713억 위안에 달한다.
다음에 닥칠 벽계원의 최대 위기는 1000억 위안에 달하는 단기 부채다. 당장 9월 2일 39억4000만 위안에 달하는 사모채 만기가 도래한다.
이번에 벽계원의 디폴트 위기를 수면위로 끌어올린 것은 2종의 달러 채권인데, 미상환된 2250만 달러는 그 규모가 크지 않은 만큼 급한 불은 끌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나, 이는 이자일뿐 원금이 아닌 만큼 상환 압박은 지속될 전망이다.
부채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결국 부동산 판매를 통한 수익을 확대하고 자금조달을 늘리는 것인데, 하반기 부동산 지원책이 한층 더 완화되겠으나 지금처럼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해당 정책이 바로 부동산 판매 증가로 이어지기는 힘들다는 점에서, 부동산 시장이 눈에 띄게 회복되기까지 벽계원이 버틸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벽계원이 채무 조정 등 자구책에 나서고 있지만 한번 존폐 위기를 맞은 부동산 기업은 완벽하게 경영이 정상화되기 힘들다는 점에서, 이번 벽계원 사태로 공급사와 파트너사, 주택구매자 등이 영향을 받지 않을 확률은 거의 없다는 진단을 내놓는다.
◆ 산 넘어 산, 또다시 초대형 악재 맞은 '부동산주'
벽계원의 디폴트 리스크는 가뜩이나 침체됐던 부동산 시장에 더욱 짙은 먹구름을 드리울 초대형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의 디폴트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벽계원을 비롯한 다수 부동산주의 주가가 곤두박질 치고 있다. 벽계원은 14일 홍콩증시 오후장에서 17% 이상의 낙폭을 기록 중이고, 장을 마감한 A주에서도 부동산 섹터가 무더기 하락세를 기록했다.
앞서 일부 전문가들은 하반기 들어 더욱 강력해진 당국의 부동산 부양 시그널로 부동산 업계와 주가 또한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냈으나, 이번 사태로 그 기대감은 절망감으로 변했다.
중국 부동산 시장의 황금기는 커녕 '철기시대(黑鐵時代)'로 복귀했다는 평가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벽계원 발(發)의 디폴트 리스크까지 확대, 향후 벽계원 사태의 진전 흐름에 따른 부동산 업계와 주식시장 전반의 변동성과 하방압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여기에 조만간 확정치로 공개될 상반기 부동산 업계의 악화된 실적은 하방압력을 더욱 키울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중국 금융정보 제공업체 윈드(Wind)에 따르면 8월 10일 기준 62개 부동산 상장사의 상반기 실적 전망치가 공개된 가운데, 절반 이상의 38개 상장사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pxx1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