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적·체계적으로 위법행위...정치적 중립성 훼손"
"서양호는 범행의 최종 책임자...엄중한 처벌 필요"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지난해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권리당원 2000여명을 불법 모집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서양호 전 서울 중구청장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옥곤 부장판사)는 27일 공직선거법 위반 및 지방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서 전 구청장에게 징역 1년6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자격정지 2년을 명령했다.
함께 기소된 전임 비서실장 및 중구청 소속 공무원, 관계자들은 범행 가담정도 등에 따라 각각 징역 1년~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서양호 전 서울 중구청장이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3.01.13 mironj19@newspim.com |
재판부는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그러면서 "피고인들은 상당기간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방법으로 당내경선 승리를 위해 권리당원을 신규모집하는 식의 위법행위를 하였고 이 과정에서 공무원의 지위를 이용하고 편법까지 동원했다"면서 "이로 인해 공직선거법 및 지방공무원법이 추구하는 주요 가치인 정치적 중립성이 심각하게 훼손됐다"며 질타했다.
특히 서 전 구청장에 대해 "피고인 서양호는 이 사건 범행의 최종 책임자이자 수익자"라며 "중구청 내에서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이루어진 이 사건 범행은 모두 서양호의 지시 또는 승인이 있었기에 벌어질 수 있었던 것이고 다른 피고인들은 서양호의 지위 때문에 범행에 동원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이러한 사정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 서양호에게는 더욱 엄중한 처벌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사실관계를 대체로 인정하고 있고, 주된 책임이 자신에게 있음을 인정하고 다른 피고인들에 대한 선처를 호소한 사정 등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며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선고가 끝난 직후 서 전 구청장은 방청석에 있던 지지자들을 향해 고개를 숙이며 '죄송하다'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서 전 구청장 등은 지난해 6·1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권리당원 2300여명을 모집해 불법 경선운동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한 불법으로 모집한 수만명의 유권자 개인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한 후 이를 선거에 활용한 혐의도 받았다.
아울러 서 전 구청장은 재선을 목적으로 구청 직원들에게 자신이 참석할 행사 발굴을 지시하고 실제 행사에 참석해 자신의 업적을 홍보하는 등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한 혐의도 있다.
지난 5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은 구청장의 지위를 이용해 행사를 열고 직접 참석하면서 자신의 구체적인 업적을 강조해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공무원의 공적지위로 선거운동을 하거나 선거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도록 한 선거법을 위반했다"며 징역 3년을 구형했다.
당시 서 전 구청장은 "저로 인해 많은 주변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했다는 죄스러움을 견디기 힘들다"며 "모든 잘못은 저에게 있으니 저를 꾸짖고, 저를 돕겠다는 마음으로 피의자가 된 8명은 선처해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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