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밤새 미국 증시에서는 중국 기업들의 상승세가 눈에 띄었다. 중국 정부가 민간경제 육성을 거듭강조하며 민간기업에 대한 지원 방침을 발표한 것이 호재가 됐다.
전날 19일(현지시간) 나스닥 차이나 골든 드래곤지수는 거래 한때 2% 이상 급등하며 미 증시 3대 지수 상승폭을 크게 앞질렀다. 거래 막바지에 이르러 반락하면서 전 거래일 대비 상승폭이 0.69%로 축소됐지만 다우존스지수(0.31%)와 S&P 지수(0.24%), 나스닥종합지수(0.03%)보다는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종목별로 보면 킹소프트클라우드홀딩스(KC)와 완궈데이터(GDS)가 8% 이상 급등했고, 보스즈핀(BZ)이 7%가량, 루진숴(LU)가 6% 가까이 올랐다. 샤오펑(XPEV)과 웨이보(WB) 등이 5% 이상, 빌리빌리(BILI)와 아이치이(IQ), 웨이라이(NIO) 등이 4% 이상 올랐고, 알리바바(BABA)와 징둥(JD), 핀둬둬(PDD)도 3%에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했다.
[사진=바이두(百度)] |
이날 중국 공산당과 국무원이 '민간경제 발전·성장 촉진에 관한 의견(의견)'을 발표한 것을 시장은 호재로 받아들였다. '의견'은 "공정 경쟁의 제도적 틀과 정책 시행 메커니즘을 완비해 소유제별 기업(국유기업, 민간기업, 외자기업)을 모두 동일하게 보고 평등하게 대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 자산을 압류·동결할 때는 담당 기관이 권한과 범위·액수·시한을 초과하는 것을 피하고, 수사·조사 중에도 경영 활동을 최대한 보장하도록 했다. 또한 조건을 갖춘 민간 중소기업이 채권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지원함과 동시에 민간기업의 과학·기술 혁신 회사채 발행과 우량 민간기업의 상장·재융자도 장려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의견'은 중국 당정 경제 담당 고위급 인사들이 최근 잇달아 민간기업 및 외자기업들과 만나 의견을 청취한 뒤 나왔다. 중국 최고 경제 계획 기관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주임이 이달 들어서만 17일까지 보름간 세 번에 걸쳐 민간기업 대표와 좌담회를 가졌고, 리창(李强) 국무원 총리는 지난 12일 플랫폼 기업 좌담회를 주재하면서 플랫폼 기업에 대해 "실물경제 발전을 위해 능력을 발휘하면서 사회적 책임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중국에서는 국유기업과 민간기업에 대한 차별이 존재한다는 지적이 존재했다. 특히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이 중국 당국의 금융 규제를 비판한 일로 2020년 말부터 이른바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 길들이기가 본격화하면서 민간기업 및 민간경제가 위축됐다.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 자료에 따르면, 알리바바와 텐센트, 메이퇀, 바이두, 징둥 등 중국 5대 인터넷 플랫폼의 홍콩 증시 시가총액은 지난 10일 기준 빅테크 규제 이전 대비 1조 1000억 달러(약 1397조 5600억 원)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경기 회복세가 둔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고, 특히 청년실업률이 지난 4월부터 3개월 연속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플랫폼 기업 등 민간기업의 채용 확대 등 경기 회복 선봉장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사(新華社)가 발개위 관계자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일정 규모 이상 민간 공업기업의 일자리 창출 비중은 2012년의 32.1%에서 2022년 48.3%까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납세액으로 보면 민간기업 비중이 2012년 48%에서 2021년 59.6%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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