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산업 전기·전자

속보

더보기

SK의 日 소부장 투자 소식에…일각 "국내 생태계 위협", 왜?

기사입력 : 2023년07월05일 16:53

최종수정 : 2023년07월05일 16:53

일본 기업과의 기술력 차로 국내 기업 공급 축소 우려
'제2의 수출 규제' 대비한 국내 소부장 생태계 구축 필요

[서울=뉴스핌] 이지용 기자 = SK그룹 계열사들이 일본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이면서 일각에서 국내 소부장 생태계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 기술력을 갖춘 일본 소부장 기업의 국내 영향력이 커지면 국내 소부장 기업들의 성장 기회가 축소할 수 있어서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스퀘어와 SK하이닉스는 최근 금융기관과 1000억원을 공동 출자해 해외 유망 소부장 기업들에 투자를 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SK스퀘어의 주도로 별도의 투자법인을 설립했다. SK스퀘어와 SK하이닉스는 첫 투자 대상으로 일본 소부장 기업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조성된 투자금의 60%를 일본 기업에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소부장 기업들의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인데다 TSMC 등의 투자로 일본이 반도체 생산 거점이 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일본에는 세계 시장점유율 30%대를 차지하는 소부장 1~2위 기업들이 있다.

SK하이닉스 청주 공장. [사진=뉴스핌DB]

 

그러나 업계에서는 국내 반도체 대기업의 일본 소부장 기업에 대한 투자가 확대하면 지난 2019년 일본의 수출 규제 이후 기술력을 높이고 있는 국내 소부장 생태계가 원상복귀될 우려가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반도체 대기업들이 일본 수출 규제 이후 주요 소부장 공급처이자 기술 개발을 아직 진행 중인 국내 기업 대신, 완성도가 높은 일본 기업의 제품을 쓸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국내 소부장 기업들이 국내 대기업으로 제품 공급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자연스럽게 제품 기술 개발을 위한 환경 조성 및 기업 운영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게다가 최근 일본 정부와 글로벌 기업들의 일본 반도체 분야 대규모 투자로 기술력을 높인 일본 소부장 기업들의 공세가 거세질 수 있다. 한국 소부장 기업의 기술 격차가 더 벌어지면서 국내 소부장 생태계를 더 크게 흔들 수 있는 셈이다. TSMC와 마이크론 등 글로벌 기업들이 일본 반도체 분야에 19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미 우리나라 정부는 지난달 용인반도체클러스터에 일본 소부장 기업을 유치하는 방안을 발표해 국내 소부장 생태계 유지의 위협 요인들은 커지고 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대기업들이 일본 소부장 기업과의 협업을 확대하면 국내 소부장 생태계가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일본 기업의 기술력이 10년 이상 앞선 탓에 사실상 우리 기업들이 살아남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국내 소부장 생태계 성장에 차질을 빚을 경우 국내 반도체 대기업들의 소부장 공급망 또한 다시 불안정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제 정세에 따라 한국과 일본 정부의 관계가 악화하면 언제든 '제2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가 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소부장 공급망 차질뿐만 아니라 국내 소부장 생태계를 다시 구축하느라 되레 국내 반도체 대기업들이 더 큰 시간과 비용이 들여야 할 수 있다.

이종환 교수는 "국내 반도체 대기업 입장에서는 당장 기술력이 좋은 일본 기업의 제품을 쓸 수 있다"며 "다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국내 소부장 기업에 투자에 집중해야 국제 정세에 휘둘리지 않은 안정적인 소부장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기술력을 감안하면 국내 반도체 대기업이 해외 소부장 기업들의 제품을 쓸 수 밖에 없는 한계도 있다"며 "이제부터라도 국내 소부장 기업의 제품 공급을 늘리면서 생태계를 구축해 가는 것이 이상적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이번 투자로 국내 소부장 생태계에 큰 영향은 없을 뿐만 아니라, 정부의 '반도체 생태계 펀드'를 통해 250억원을 출자하는 등 국내 소부장 기업 지원도 이미 확대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leeiy5222@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단독] 李정부 국정 5개년 책자 나왔다 [서울=뉴스핌] 윤채영 지혜진 기자 = 이재명 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이 담긴 책자가 발간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이날 뉴스핌이 확보한 '이재명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 책자에는 123대 국정과제에 대한 주요 내용과 구체적인 입법 방향 등이 담겼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정기획위원회 국민보고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5.08.13 photo@newspim.com 국정기획위원회가 지난 13일 1호 과제로 발표한 개헌에는 대통령 권력 구조 개편도 포함됐다. ▲4년 연임제 및 결선투표제 도입 ▲감사원 국회소속 이관 ▲대통령 거부권 제한 ▲비상명령 및 계엄 선포 시 국회 통제권 강화 ▲국무총리 국회 추천제 도입 ▲중립성 요구 기관장 임명 시 국회 동의 의무화를 추진하겠다고 명시했다. 또 5·18 광주 민주화운동 정신 등 헌법 전문 수록과 검찰 영장 청구권 독점 폐지, 안전권 등 기본권 강화 및 확대, 지방자치와 균형발전을 위한 논의기구 신설, 행정수도 명문화 등이 개헌 과제로 포함됐다.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법 개정도 추진된다.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재외국민 투표 관련 규정을 개정해 국민투표법 위헌을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개헌 찬반 투표는 2026년 지방선거나 2028년 국회의원 선거 때 실시하겠다고 명시했다. [서울=뉴스핌] 뉴스핌이 확보한 이재명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 책자. 2025.8.20 ycy1486@newspim.com 이번 책자에는 국정기획위가 지난 13일 대국민보고대회에서 공개한 123대 국정과제보다 훨씬 세부적인 내용이 담겼다. 당초 국정위는 이날 국정운영 5개년 계획도 공개하려 했다가, 돌연 비공개 결정을 내렸다. 비공개 결정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위 소속으로 활동했던 한 위원은 뉴스핌과 통화에서 "갑자기 보안을 강조하면서 내부 자료는 절대 공개하지 말라고 했다"며 "이유는 모른다"고 전했다.  ycy1486@newspim.com 2025-08-20 15:55
사진
美, 인텔 이어 삼성도 지분 내놔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상 보조금을 활용해 인텔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TSMC 등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를 진행 중인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약속된 정부 보조금 제공과 맞바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다면 보조금을 포기해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업들의 순익 전망과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의 산업정책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는 업계의 불만과 비난 또한 커질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성격상 귀담아 들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거래에서 실질적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며 "왜 1천억 달러 규모의 기업에 돈을 줘야 하는가. 우리는 약속한 보조금을 지급하되, 그 대가로 지분을 받아 미국 납세자들에게 혜택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할 경우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지만, 러트닉 장관은 "경영권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는 전례가 없는 것이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로이터는 "마이크론은 인텔에 이어 반도체법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미국 기업이며, 삼성전자와 TSMC 역시 주요 수혜 대상"이라며 "이번 검토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6월에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는데, 트럼프 정부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 조건으로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해 주요 경영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삼성전자] wonjc6@newspim.com   2025-08-20 08:31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