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남원임실순창 당협위원장직 사퇴
"정치는 현실...이제 결단 내릴 때라고 판단"
"당과 용산에 서운한 부분 있어"
[서울=뉴스핌] 김윤희 인턴기자 =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이 5일 "정치라는 게 현실적 측면을 무시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내년 총선에서 호남을 떠나 수도권으로 선거구를 변동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날 이 의원은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호남의 힘든 상황 속 도전하는 것도 좋겠지만, 수도권에서 좀 더 지형을 확장하고 당의 승리에 기여할 수 있다면 그 길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 2023.03.27 pangbin@newspim.com |
이 의원은 지난 22일 국민의힘 남원·임실·순창 당협위원장직을 사퇴하고 보도자료를 통해 "새로운 정치적 여정을 시작하고자 한다. 과거 선배 정치인들이 남긴 발자취를 보며 저 또한 용기를 냈다"고 밝힌 바 있다.
5일 라디오에서도 이 의원은 이낙연 전 총리, 정세균 전 총리를 언급하고 "이분들도 호남에서 정치를 시작해 서울로 지역구를 옮기는 결단을 내린 후 지형도 넓히고 위상도 높아졌다"며 "저라고 꿈이 없겠나"라고 말했다.
선거구 변동이 내년 총선에서 여당의 호남 지역 완패를 예상했기 때문이냐는 진행자의 물음엔 "이번에 또 남원, 임실, 순창 제 지역구가 인구 하한선이 깨져서 선거구 변동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며 "정치적 결단을 내릴 때가 아닌가 싶어서 그렇게 했다"고 대답했다.
'국민의힘 내 호남의 유일한 현역 의원'이란 상징성을 버린 이번 행보가 여당이 호남을 너무 도외시한다는 해석이 나올 수 있지 않냐는 물음엔 "저도 국민의힘에 와서 여러 가지 고민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내년 총선은 결국 수도권과 대전에서 누가 이기느냐로 승부가 날 것"이라 에둘러 말했다.
이어 "저는 처음부터 국민의힘에서 호남을 도전해 된 것은 아니다"라며 "지난 대선에서 당시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했던 것은 정권 교체의 민심에 따른 것"이라 선을 긋기도 했다.
이 의원은 지난 4월 7일 같은 방송에 나와 "내년 선거에서 호남에서 국민의힘의 지역구 의원이 나온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선거는 수도권과 중도층을 어떻게 잡는 것이냐가 승패를 좌우하는 것인데 우리 당의 전략은 집토끼, 영남에 맞춰져 있다"라며 "과연 우리 여당이 호남 추정 인사로 수도권에 포진돼 있는 분들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가고 있는가를 깊이 좀 되돌아봤으면 좋겠다"고 성찰을 촉구했다.
또 "일부 호남의 합리적인 중도층 인사들을 아예 그냥 치지도외하고 배제시킨다면 선거 결과는 불문가지"라며 "TK·보수 결집에 맞춰져 있는 어떤 포커스를 좀 변화를 시켜야 된다"고도 이야기했다.
이날 이 의원은 "당이나 용산에 서운한 마음은 늘 한켠에 있다"며 "짐작하시겠지만 지금 호남 쪽에 국민의힘이 얼마나 진정성을 갖고 접근했느냐 하는 부분, 그러니까 외형적으로 드러난 것뿐 아니라 실질적 인사나 여러 가지 측면에서 민심을 잡기 위한 노력을 어느 정도 해 왔을까 하는 부분에 대한 생각은 있다"고 말했다.
내년 총선에서 이 의원은 서울 마포갑 당협위원장 공모에 지원할 것이라 예측되고 있다.
다만 그는 "어느 지역에 지원했다는 얘기는 밝히지 않기로 당과 약속했다"며 "제가 마포갑 주변에 살다 보니까 그런 추측이 나오는 것 같고, 당과 협의해서 최종 결정할 것"이라 확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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