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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 분쟁 유발 vs 자산 증식 어려운 세대 보루"…유류분 위헌 공개변론

기사입력 : 2023년05월17일 16:57

최종수정 : 2023년05월17일 16:57

유류분 제도 위헌심판 첫 공개변론
피상속인 재산 처분 자유 침해 여부 쟁점
2010년과 2013년에는 합헌 결정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부모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연락은 커녕 학대에 가까운 관계였던 자식들이 유류분권자라고 등장해 분쟁을 유발한다"

"부모 세대처럼 열심히 일한 만큼 자산을 벌기 힘든 시대에 유류분 제도는 젊은 세대가 기댈 수 있는 보루다"

헌법재판소가 17일 오후 2시 대심판정에서 유류분 제도의 위헌 여부를 가르기 위한 공개변론을 열었다. 1979년 시행된 유류분 제도는 고인의 유언과 관계 없이 상속인들이 최소한의 상속분을 보장받을 수 있는 제도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유남석 헌법재판소장과 재판관들. 2023.05.09 mironj19@newspim.com

이날 헌재 심판대에 오른 법 조항은 민법 제1112조~제1116조 및 제1118조 등 6개 조항이다. 청구인들은 망인 유모 씨의 며느리와 손자 등 3명과 A장학재단과 김모 씨 등이다.

이들은 망인의 자녀들이 피상속인으로부터 상속받은 재산을 돌려달라며 유류분 반환 청구소송을 제기함에 따라 "유류분 제도는 위헌"이라며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첫 번째로 변론에 나선 청구인 측 법률대리인은 "유류분 제도를 통해 피상속인의 사유재산 처분의 자유와 유언의 자유, 행복 추구권, 수증자의 재산권이 침해된다"며 "피상속인과 유류분권자 사이의 유대관계가 단절된 경우 과연 상속재산에 대한 기대를 보장할 필요가 있는지 회의적이며 그런 기대를 보장하는 것은 오히려 법감정에 반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회 환경과 가족상이 현대에 들어오면서 급격하게 변화했기 때문에 제도의 위헌성 판단도 다시 받아보는 게 바람직하다"며 "호주제나 간통죄의 경우도 현대 사회와 맞지 않고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는 경우로 위헌성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청구인 측은 "현대사회는 고령화 되어가고 있으며 핵가족, 무자녀 시대로 자산가들이 공익활동을 위해 기부하는 사례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유류분 제도로 인해 공익 기부 활성화 문화 조성에 제약을 받고 극단적으로 재단법인도 소멸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반면 이해관계인인 법무부 장관 측은 "사망자의 재산 처분의 자유를 인정하면서도, 그 중 일부를 공평하게 분배해 피상속인과 상속인들의 가족간 유대를 유지하는 측면에서 유류분 제도가 필요하다"며 "상속 재산을 받지 못한 아들이 갈등으로 인해 친누나를 살해한다는 등의 폭행 범죄 뉴스가 적지 않은 점을 볼 때 갈등 완화를 위해 유류분 제도의 필요성은 인정된다"고 반박했다.

이어 "2022년 11월부터 2023년 4월까지의 경제 활동 인구를 보면 20~39세의 비경제 활동 인구 수는 349만명에서 366만명 사이로 결코 적지 않다"며 "젊은 세대는 저성장 시대로 인해 실업 문제에 부딪혀 예전 세대와 달리 열심히 일한 만큼 자산을 벌기 힘들어 보호 사각지대에 놓인 피상속인들을 위해서라도 유류분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류분 제도는 피상속인의 재산 처분과 유언의 자유를 존중하면서 일부를 유족의 몫으로 보장해 유족의 상속 재산 기여에 대한 보장을 인정한다"며 "생존권을 보장하는 입법 취지와 목적에 맞아 헌법에 합치한다"고 주장했다.

양측의 참고인들 또한 유류분 제도의 위헌 여부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이어갔다.

청구인 측 참고인으로 변론에 참석한 현소혜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피상속인과 공동상속인들이 서로 간의 대화 등을 통해 유류분 반환 청구권을 상속 개시 전 포기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 오히려 가족 간의 연대를 달성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해관계인 측 참고인인 서종희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입법 당시의 취지가 약해지거나 퇴색됐을지라도 여전히 존재 의의가 있으며, 개정의 필요성이 그 조항의 위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비교법적으로도 유류분 제도를 인정하고 있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유류분 제도는 헌법 제23조 제1항 전문 및 헌법 제37조 제2항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앞서 헌재는 2010년과 2013년 유류분 제도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청구인 측은 가족 형태가 핵가족화 되어 가고 평균 수명 연장으로 성년 자녀들이 늘어나는 상황에 따라 유류분 제도에 대해 현대 사회에 맞는 위헌 여부 판단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이날 변론에서 나온 청구인 측과 이해관계인 측의 의견을 토대로 유류분 제도의 위헌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sy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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