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침해에 학령인구 감소까지 '악재' 겹쳐
한국교총, 제42회 스승의 날 기념 설문조사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교직에 만족하다'는 생각을 가진 교사가 사상 처음으로 20%대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부는 미래교육을 위해 교사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학교 현장에서 느끼는 만족도는 낮아 향후 교육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는 '제42회 스승의 날'을 기념해 전국 유‧초‧중‧고‧대학 교원 675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교직에 만족한다'는 응답이 23.6%였다고 14일 밝혔다.
교원 1385명 훈·포장 및 표창 전수식 [사진=경기도교육청] |
교원들은 교직에 대해 역대 가장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직생활에 대한 '만족도' 조사에서는 '그렇다'는 응답이 23.6%에 불과했다. 앞서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였던 2020년 설문에서는 32.1%를 기록했지만, 올해 만족도가 더 낮아졌다. 2006년 관련 설문조사가 시작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다시 태어난다면 교직을 선택하겠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응답한 교원 비율은 20%에 그쳤다. 2012년 이후 실시한 8번 설문에서도 역대 최저 기록이었다.
'교원들의 사기가 최근 1~2년간 어떻게 변화됐나'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87.5%가 '떨어졌다'고 응답했다. 2009년(55.3%)보다는 23%p 이상 부정 답변이 높아졌다. 학교 현장에서 '교권은 잘 보호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69.7%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교직생활 중 가장 큰 어려움에 대해서는 '문제행동, 부적응 학생 등 생활지도'(30.4%)가 가장 많았다. 이어 '학부모 민원 및 관계 유지'(25.2%), '교육과 무관하고 과중한 행정업무, 잡무'(18.2%)를 꼽았다.
교권 하락과 사기 저하로 인한 문제점에 대해서는 '학생 생활지도 기피, 관심 저하'(46.3%)를 가장 많이 지적했다. 이어 '수업에 대한 열정 감소로 교육력 저하'(17.4%), '학교 발전 저해, 교육 불신 심화'(14.7%), '헌신, 협력하는 교직문화 약화'(13.6%) 순으로 조사됐다.
한편 무너진 교권을 회복하는 방안에 대해 '정당한 교육활동‧생활지도는 민‧형사상 면책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응답이 96.2%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또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교원을 보호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방안으로 '고의 중과실 없는 교육활동, 생활지도에 법적 면책권 부여'(42.6%)를 꼽았다.
정성국 교총 회장은 "선량한 학생들의 학습권 보호를 위해 교실 퇴장 등의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현재 우리 학교와 교원이 어떤 현실에 처해있는지, 그것이 학생 교육과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깊이 자성하고 극복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 도입에 대해서는 '도움 될 것 같다'는 응답이 37.4%로 가장 높았다. 이어 보통은 29.4%, 도움 되지 않을 것 같다는 응답 비율은 33.1%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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