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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③우선매수권·LH 공공매입…"보증금 반환안돼 세입자 반발 예상"

기사입력 : 2023년04월24일 16:15

최종수정 : 2023년04월24일 16:15

우선매수권·LH 공공임대 보증금 회수와 별개
보증금 정부지원 지적…전세대출 등 제도보완 시급
보증보험 의무화 등 필요성…월세 전환 주장도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전세사기 피해자 구제를 위해 정부가 우선매수청구권을 부여하고 이를 통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공공매입도 추진하기로 했지만 실질적인 대책이 되지 못할 것이란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피해자가 경매를 통해 해당 물건을 낙찰받는다고 해서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우선매수청구권 행사에 적극적일 가능성이 낮아서다. 또 LH 공공매입 역시 임대주택으로 장기간 살게 해주겠다는 것인데 거액의 전세 보증금을 잃게 된 세입자들이 또다시 임대료를 내고 거주할 수 있도록 할 동인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피해자들의 보증금을 온전히 돌려줄 방법은 재정지원을 제외하면 사실상 없는 상황이지만 막대한 재정이 투입돼야하는 상황을 볼 때 쉽지 않은 상황이란 게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인천=뉴스핌] 정일구 기자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4일 오전 인천 부평구 인천 전세피해지원센터를 방문해 상담사와 대화를 하고 있다. 2023.04.24 mironj19@newspim.com

◆ 우선매수권 실행해도 보증금 회수 어려워…LH 공공임대도 실효성 낮아

24일 부동산 전문가들은 피해자와 LH에 우선매수권을 부여하고 피해주택 낙찰시 세금 감면, 장기·저리 융자 지원 등을 포함한 특별법 추진에 대해 큰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분석한다.

우선 경매에 올라온 피해주택의 우선매수권을 피해 세입자들이 활용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 정부는 피해자가 먼저 낙찰받을 수 있도록 권한을 준다는 방침이지만 피해자가 우선매수권을 사용할지는 의문이다. 대다수 피해자들은 보증금을 돌려 받길 원한다. 하지만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사기 당한 집을 웃돈을 주고 사야하는 것인데 이를 내켜하는 세입자들은 없을 것이란 진단이다. 

경매가 지속적으로 유찰되면 피해 세입자가 싼 값에 경매를 받을 수는 있다. 하지만 이 경우 법원에서 경매를 중단시킬 수도 있어 우선매수권 행사가 활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문제가 된 인천 미추홀구의 경우 피해주택 2479가구 대부분이 금융기관 등의 선순위 채권 근저당에 묶여 있다. 낙찰금액의 상당부분이 금융기관에 돌아가고 피해자들은 보증금의 일부를 돌려받거나 그나마 돌려받을 금액이 없을 수도 있다. 

피해자와 피해주택에 대한 규정도 불분명하다. 동탄이나 부산의 오피스텔의 전세사고의 경우 집주인이 '바지 임대인'이 아닌데다 본인들도 파산한 상태다. 즉 정황상 사기라고 볼 여자가 높지 않지만 보증금을 날리게 된 세입자 입장에선 미추홀구 전세사기와 똑같은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LH의 공공임대를 활용하는 방안 역시 한계가 있다. 경매로 인해 당장 주거지를 빼앗길 위기에 놓인 세입자의 거주지를 보장하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피해자들이 요구하는 보증금 회수에는 실효성이 없다. LH가 고가에 집을 낙찰 받으면 선순위 채권과 세입자 보증금을 모두 해결할 수 있지만 이 경우 엄청난 재정을 투입해야하는 만큼 사회적 합의가 쉽지 않다는 점이 지적된다. 

서진형 경인여대 MD상품기획비즈니스학과 교수(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는 "피해자를 어디까지 특정할지 등을 신중하게 검토해서 접근하지 않고 영구적인 제도로 도입할 경우 시장질서를 무너뜨리고 사유재산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세가격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LH 매입임대가 당장 피해에 내몰린 세입자를 임시로 지원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주택 매수 수요가 줄어들며 올 하반기부터 전세시장이 반등할 거라는 전망이 작년부터 있었지만 전세사기 여파로 다세대, 오피스텔 등 자산구조가 취약한 주택 수요가 줄어들며 아파트 선호가 두드러질 수 있다"며 "월세 또는 초소형 등으로 몰릴 수 있어 LH 매입임대가 피해자들의 월세 부담을 줄이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보증금 정부지원 형평성 의문…전세 재검토·월세 전환 필요성

결국 정부의 이번 대책은 피해자들이 손해 볼 위기에 처한 보증금을 돌려받을 방법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대부분 선순위 채권자가 있는 미추홀구의 경우 우선매수청구권을 통해 낙찰을 받더라도 집값 상승에 따른 보증금 회수를 기대하는 게 쉽지 않다. 결국 보증금에 대해 재정지원하는 것 외에는 근본적인 피해 구제가 사실상 불가능한 셈이다.

정부가 사기 피해자들의 손해를 보전해주는 게 적절한지에 대한 문제제기도 만만치 않다. 야권과 친야성향 시민단체들이 주장하고 있는 공공의 전세보증금 채권 매입이 바로 재정으로 피해자들에게 보상해주는 방안이다. 다만 이 경우 막대한 재정 투입이 불가피해 사회적 합의 필요성이 거론된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보이스피싱 등 개인의 재산을 감소하게 만드는 재산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국가가 매입임대 등 재정지출을 통해 보전할 수는 없다"며 "LH 매입임대의 경우 피해자 보증금을 돌려주기 위해 고가에 매입할 수도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전세 사기는 향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더 심각한 문제다. 이에 따라 전세대출이라는 정부 정책을 악용해 대규모 사기행각을 벌이는 문제에 대한 제도적 보완책이 근본적으로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교수는 "국회에 전세사기 특위를 만드는 식으로 여러차례 사회적 합의를 거쳐 보증보험 의무화, 전세사기범 처벌 강화, 세입자 보호, 시세 공개 등 종합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시세가 항상 변하는 부동산 특성상 공인중개사들이 선순위에 대해 명확하게 보증을 해줄 수 없다"며 "매수자들이 선순위 채권과 임차보증금을 포함해 시세의 60% 이내로 찾아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에 유일한 전세제도를 월세로 전환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 교수는 "해외는 임차인이 살던 집이 경매로 넘어가도 별다른 갈등이 없는데 우리나라만 과도해 반전세 등이 과도기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다"며 "전세보증금을 줄이기 위해 임대인이 반환시 세제, 금리 혜택을 주는 방식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unsai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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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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