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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서울 주택가에 '대마공장'…재배부터 유통까지 한 일당 구속기소

기사입력 : 2023년04월13일 11:50

최종수정 : 2023년04월13일 11:50

냄새 차단용 환기 장비 및 외부 감시용 CCTV까지 설치
檢 "등잔 밑이 어두운 점 노린 듯"
인터넷서 재배·제조법 등 배워…檢 "마약류 정보 손쉬운 접근 등 재확인"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아파트 등 주거밀집 지역에서 대마 재배·생산 공장을 설치한 뒤 이를 재배·제조하고 유통한 혐의를 받는 20~30대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마약범죄특별수사팀(팀장 신준호 강력범죄수사부장)은 전날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대마) 혐의로 권모(26) 씨 등 2명을 구속기소했다고 13일 밝혔다.

[제공=서울중앙지검]

◆ 신축 빌라 지하실에 대마 공장 만든 뒤 '의류업체'로 위장

권씨와 그의 고등학교 친구인 공범 박모(26) 씨는 2021년 12월부터 지난 1월까지 1년 이상 대마를 재배하고, 이를 판매할 목적으로 텔레그램에 29회에 걸쳐 광고를 게시한 혐의를 받는다. 또 이들은 대마를 직접 흡연한 혐의도 있다.

검찰에 따르면 권씨 등은 서울 중랑구의 한 평범한 주택가 밀집 지역에 대마 제조공장을 만들었다. 약 20평 규모로 신축 빌라 지하실에 만들어진 공장에는 대형 대마 텐트, 동결건조기, 유압기 등 대마를 전문적으로 재배·제조할 수 있는 시설이 마련됐으며, 권씨 등은 이를 감추기 위해 해당 장소를 의류업체로 사업자등록까지 했다.

권씨 등은 이 장소에서 각종 영양제를 투입하는 등 최적의 상태로 대마를 재배하고, 동결건조·액상 추출·프로필글리콜 용액과 혼합하는 과정 등을 거쳐 일반 대마에 비해 환각성분이 3~4배 높은 액상 대마도 제조했다.

특히 이들은 외부로 퍼지는 냄새를 최소화하기 위한 제습 및 공기 청정시설 등 환기 장비와 수사기관의 단속을 피하기 위한 외부 감시용 폐쇄회로(CC) TV도 설치했다.

신 부장검사는 "밤에 몰래 환기를 시키는 등 오히려 등잔 밑이 어두운 점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권씨 등이 주변 지인에게 대마를 유통한 것을 확인하고, 대마를 매수하거나 흡연한 공범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아울러 검찰은 지난달 8일 김해시 소재 아파트 2곳에서 대마를 재배한 정모(38) 씨와 그의 친구 박모(37) 씨 등 2명도 구속기소했다.

정씨 등은 지난해 5월부터 지난 2월까지 대마 텐트 등 재배시설을 갖추고 대마를 직접 재배한 뒤 이를 판매할 목적으로 텔레그램에 26회에 걸쳐 광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권씨 등과 마찬가지로 대마를 직접 흡연한 혐의도 받는다.

정씨 등은 가상화폐 등으로 1억원 정도를 보유하고 있는데, 검찰은 이를 대마 판매대금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부산·경남권을 중심으로 대마를 유통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제공=서울중앙지검]

◆ 신 부장검사 "다크웹수사, 시스템·수사관 수준 올릴 필요 있어"

이번 수사는 중앙지검 다크웹수사팀이 두 시설에 대한 추적단서를 포착하면서 시작됐다. 검찰은 2018년부터 다크웹수사팀을 설치해 운영해왔으나 2021년 1월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해체됐다. 이후 검찰은 지난해 12월 마약수사 역량복원을 위해 중앙·인천·부산지검에 다크웹수사팀을 재설치했다.

다크웹수사팀의 추적을 시작으로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지난 2월 정씨 등 2명의 재배시설을 먼저 압수수색해 이들을 체포했으며, 이후 계속된 수사를 통해 지난달 29일 권씨 등 2명의 재배·생산공장을 압수수색해 이들을 체포했다.

신 부장검사는 "다크웹수사팀이 결성된 후 소기의 성과를 거뒀으나 이후 시스템이 업그레이드되지 않았다"며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고 수사관을 길러내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권씨 등 4명은 모두 마약류 초범으로 인터넷 등에서 대마를 재배하고 액상 대마를 제조하는 방법을 습득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검찰은 이들이 대마 종자를 해외에서 들여왔다고 보고 있다.

국내에서도 전통시장 등에서 대마 종자는 쉽게 구할 수 있지만 이는 모시 추출을 위한 대마로, 흡연용은 주로 해외에서 들여온다는 것이 검찰의 설명이다.

신 부장검사는 "인터넷을 통한 마약류 관련 정보의 범람과 손쉬운 접근으로 20~30대 젊은 층이 마약류를 접하게 되면 쉽게 유통사범으로 전환될 수 있는 상황임을 재확인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사팀은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특수본)'의 일원으로서 마약수사 역량을 복원·강화하고, 유관기관과 함께 마약범죄에 총력 대응해 대한민국의 마약청정국 지위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hyun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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