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만화가협회 28일, 불공정 계약 침해 조사 신고
4월 초 특별조사팀 구성…100일 내외 조사 진행
소송 진행 감안, '예술인 권리보장법' 하에 조사 진행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는 만화 '검정고무신' 계약과 관련한 예술인 권리침해 신고가 '예술인 신문고'로 접수됨에 따라 신고 내용의 '예술인 권리보장법' 위반 여부를 정밀, 신속하기 판단하기 위해 문체부 내에 특별 조사팀을 설치해 전면 조사에 착수한다고 29일 밝혔다.
(사)한국만화가협회는 지난 28일 고(故) 이우영 작가의 '검정고무신' 계약이 불공정 계약으로 원작자의 권리를 침해했는지 조사해달라고 문체부 '예술인 신문고'에 신고했다.
박보균 장관은 문체부 내 관계자 회의를 주재하고 "창작자들이 책을 내고 싶어하는 열망, 저작권에 익숙하지 못한 상태에서 갑질 독소조항의 그물에 걸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이우영 작가의 고통과 좌절, 비극이 이런 상황, 현상과 관련돼 있는지 정밀하게 추적해야 한다"며 "사태 전말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강력히 대처하라"고 지시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강정원 문화체육관광부 대변인이 30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검정고무신 사건의 예술인권리보장법 위반 여부 조사에 착수하게 된 경위와 향후 조사 계획에 대해 브리핑한 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03.30 yooksa@newspim.com |
문체부는 30일 서울 정부청사에서 '검정고무신' 사건에 대한 특별 조사 관련 브리핑을 열었다. 강정원 문체부 대변인은 '검정고무신' 관련 특별조사팀에 대해 "4월 초쯤 꾸려질 예정"이라며 "문체부 예술지원팀장을 포함해 내부직원 6명, 관계기관과 전문변호사 등 전문성을 갖고 있고 경험이 많은 분들로 선정된다"고 설명했다.
문체부 특별조사팀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적극적인 조사 시스템을 가동하기 위해 구성한 것으로, 예술인 권리보장, 저작권, 만화, 출판 관련 부서 관계자가 모두 참여한다. 또한 한국예술인복지재단, 한국저작권위원회 등 공공기관과 변호사 등 관련 전문가도 참여하도록 할 계획이다.
현재 문체부의 특별 조사는 시작 단계다. 4월에 특별조사팀이 선정되면 이들은 약 100일 정도의 조사 기간을 두고 신고 내용을 토대로 출판사 현장 조사를 진행한다. 강정원 대변인은 "기존에는 통상 100일 내외로 조사했다"며 "이 사건은 사회에서 관심이 집중돼 있는 사안이라 특별조사팀을 설치해 진행하게 됐고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계약문건 일체의 열람은 물론 계약상대방 진술을 포함한 관계자에 대한 출석 조사 필요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강정원 문화체육관광부 대변인이 30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검정고무신 사건의 예술인권리보장법 위반 여부 조사에 착수하게 된 경위와 향후 조사 계획에 대해 브리핑한 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03.30 yooksa@newspim.com |
조사 결과 불공정행위를 비롯한 '권리보장법' 위반 사항이 발견되는 경우 예술인 권리보장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출판사에 대한 시정명령, 수사 의뢰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게 된다. 또한 불공정 계약 강요 사안이 발견되는 경우 공정거래위원회를 포함, 관계 기관에 통보하여 후속 조치가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다.
'검정고무신' 사건은 현재 형설앤과 고 이우영 작가, 이우진 작가간 소송이 진행 중에 있다. 이번 문체부의 특별조 조사 결과가 소송에 영향이 없겠느냐는 물음에 강정원 대변인은 "문체부의 조사는 '예술인권리보장법' 아래 불공정행위에 대한 조사"라며 "현재 조사 내용에 대해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재판 과정에서 진행되는 부분에 대해 감안해 진행할 것"이라고 답했다.
문체부는 이번 '검정고무신' 재발 방지를 위해 표준계약서에 개정 작업을 추진한다. 일각에서는 표준계약서가 법적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창작자의 권리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한다. 이에 대해 강정원 대변인은 "표준계약서는 권고사안이며 정부는 법적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하고 있다"며 "강제성을 부여하는 부분은 더욱 깊이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라고 답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만화 검정고무신의 이우영 작가의 동생 이우진 작가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이우영작가사건대책위원회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03.27 pangbin@newspim.com |
앞서 박 장관은 지난 24일 신일숙 한국만화가협회장(이우영작가사건대책위원회 위원장), 김병수 지역만화단체연합 대표, 백세희 문화예술 전문 변호사, 문체부 내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검정고무신 사태와 관련한 사태 분석 및 좌담회를 열었다.
문체부는 '제2 검정고무신 사태 방지 TF'를 통해 창작자들이 겪는 저작권 관련 불공정 계약을 방지하고자 '저작권법률지원센터'를 구축한다.
특히 MZ 세대 신진 문화예술인을 위한 저작권 서비스를 강화하고 창작자 권익 강화를 위한 법·제도적 보완장치를 강구하며 저작권에 낯설어하는 풍토를 바꾸기 위해 찾아가는 저작권 교육을 대폭 확대해 '저작권은 쉽다'라는 인식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
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