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보험기금 3년 적자 4조5757억…공자기금 빌려 투입
대책안 마련에도 두 차례 손 빌려…이자만 2683억 지급
[세종=뉴스핌] 이수영 기자 = 고용노동부가 문재인 정부 시절 고용보험기금 적자로 추진했던 재정건전화 대책에 실패하면서 기획재정부의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에 손을 빌린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3년간 빌린 공자기금만 10조3049억원, 관련 이자로 지급한 액수도 2683억원에 달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주환 의원(부산 연제구)이 고용부로부터 제출받은 '고용보험기금 관련 공공자금관리기금 예수 현황' 자료에 따르면, 고용부는 지난 2020년 8월 2조원을 시작으로 2022년 2월까지 총 9차례에 걸쳐 10조3049억원의 공공자금관리기금을 빌렸다.
고용보험기금은 근로자와 사용자가 낸 보험료로 조성되며, 고용안정·직업 능력 개발사업, 실업급여 등 다양한 사업에 활용된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시민들이 실업급여 수급자격 신청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21.01.14 mironj19@newspim.com |
고용부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실업급여와 고용유지지원금 지출 확대 등으로 고용보험 재정에 빨간불이 켜지자 안정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고용보험기금은 지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총 4조 5757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연도별로는 ▲2018년 8082억원 ▲2019년 2조877억원 ▲2020년 6295억원, ▲2021년 1조503억원 등 지속적으로 적자 상태를 유지하다가 지난해 6974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흑자 전환은 공자기금 대출로 메꾼 것이다.
문제는 고용보험기금 적자를 위한 대책을 마련했음에도 성과를 내지 못해 공자기금 대출액과 이자 지급액만 늘렸다는 점이다.
고용부는 2021년 9월 고용보험기금 재정건전화 방안을 마련했다. 해당 안에는 사업 규모 및 지원 수준 조정, 기금 목적에 맞지 않은 사업의 일반회계 이관추진, 반복 수급 문제 해결을 위한 제도 개선 방안 마련 등을 담았다.
하지만 고용부는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한 이후에도 2021년 12월(1조4584억원)과 2022년 2월(9468억원) 두 차례에 걸쳐 총 2조4052억원을 예수했다.
그 결과 공자기금 관련 이자 지급액도 급격히 늘어나 지난 2020년 134억원을 시작으로 2021년 900억원, 2022년 1649억원 등 3년간 총 2683억원을 지급했다.
공자기금의 예수를 받을 수 있는 기간은 최대 10년으로, 매년 이자 지급 의무 및 상환의무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지난 정부의 퍼주기식 고용정책으로 펑펑 쓴 고용보험기금의 적자가 지속해서 증가한 와중에 정권 임기 말에 막대한 공자기금이 투입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더 이상 국민들에게 빚 폭탄이 전가되지 않도록 고용보험기금의 재정건전성 확보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2021.10.05 leehs@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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