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국가 부채 상한을 놓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공화당의 캐빈 메카시 하원의장에 구체적인 예산 삭감 방안을 공개하라고 31일(현지시간) 압박했다.
백악관은 이날 관련 정책 메모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은 매카시 하원의장을 만나 그가 구상하고 있는 예산 삭감의 구체 내용을 제시해주는 한편 미국 정부의 채무 불이행, 즉 디폴트 사태를 용인하지 않겠다고 보장해줄 것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과 매카시 하원의장은 1일 백악관에서 이미 한계에 도달한 미국 국가 부채 한도 상향을 위한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미국은 지난 달 정부의 총부채가 이미 의회가 정한 상한선에 도달했고, 재무부는 디폴트를 피하기 위해 현재 '특별 조치'를 가동하고 있다.
백악관은 매카시 하원의장과 공화당측에 미국 정부의 디폴트 사태를 피하기 위해 조속히 국가 부채 한도 상향에 합의해 줄 것을 촉구해왔다.
[워싱턴 로이터=뉴스핌]주옥함 기자=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wodemaya@newspim.com |
그러나 하원을 장악하고 있는 매카시 하원의장과 공화당 강경파들은 바이든 정부의 예산 지출이 너무 방만해졌다면서 이에 대한 자구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부채 한도를 올려줄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특히 새해 예산을 지난 2022 회계연도의 예산 수준으로 8% 삭감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미국의 새해 예산은 지난해 말 민주당과 공화당의 일부 상원 의원들의 중재 합의안으로 초안이 마련돼 상원을 통과했고, 민주당이 다수당을 유지하고 있던 하원에서도 그대로 통과시켰다.
당시 매카시 등 공화당 강경파 의원들은 1월부터 시작되는 새로운 회기부터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이 되는 만큼 예산 합의를 지연시켜야 한다고 반발한 바 있다.
매카시 의장은 국가 부채 한도 상향을 볼모로 지난해 말 통과된 새해 예산을 다시 손 보겠다고 벼르고 있는 셈이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과 백악관은 매카시에게 예산 삭감을 요구하려면, 구체적인 세부 내용부터 내놓으라고 요구하며 기선 제압에 나선 셈이다.
백악관의 브라이언 디즈 국가경제위원회(NEC) 국장과 샬란다 영 관리예산국장은 이날 메모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3월 9일 구체적인 예산 내역을 공개할 방침이라면서 "매카시 의장도 자신의 예산안 삭감 방안 공개를 약속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매카시 하원의장이 구체적인 방안을 공개해야 하원의 공화당이 사회 보장, 메디케어, 연구 개발 분야 등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예산을 깎아내려는 지 미국인들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이에대해 매카시 하원의장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나는 당신(바이든 대통령) 참모들의 메모를 받았다. 나는 정치적 게임에는 관심이 없다"면서 "나는 미국인들을 위해 협상을 하러 갈 것"이라고 반박했다.
현재로선 바이든 대통령과 매카시 의장이 1일 백악관 회동에서도 국가 부채 한도 상향과 예산 삭감을 두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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