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 "日처럼 행동주의펀드 활성화해야 韓 증시도 재평가"

기사입력 : 2023년01월23일 08:00

최종수정 : 2023년01월23일 08:00

SM에 항복 받은 얼라인, 7대 금융지주도 조준
"개인투자자 관심 높아지며 기업도 스스로 변화"

뉴스핌 월간 안다 2023년 2월호에 실려 기출고된 기사입니다.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국내 주식투자 인구가 1400만명까지 늘었다. 웬만한 사람이면 한 번쯤 주식투자를 해본 시대다. 기업들도 이제 일반투자자들의 눈치를 보게 됐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는 최근 행동주의펀드의 잇따른 승리 비결을 '동학개미들의 관심'으로 꼽았다. 이 대표는 "행동주의펀드 활동에 대한 사람들의 이해도가 높아졌고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판단할 수 있는 힘도 생겼다"며 "기업들이 (이전과 달리 경영을) 함부로 할 수 없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주식투자 열풍이 거세게 불었다. 조금만 투자에 관심을 가지면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채널도 많아졌다. 개인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된 상황에서 기업들도 행동주의 펀드의 요구에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게 됐다. 이들의 요구는 대다수 개인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질 '기업가치 제고', '주주환원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 2022.12.27 pangbin@newspim.com

◆ 얼라인파트너스, 'SM 저격수'로 잇단 승전보

이창환 대표가 이끄는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지난해 '에스엠(SM) 저격수'로 주목받았다. 에스엠 보유 지분은 단 1.1%였지만 공개주주서한 발송, 주주총회 표 대결을 거치며 신임 감사 선임에 성공했다. 일감 몰아주기 문제가 있던 이수만 총괄프로듀서 개인회사 라이크기획과 에스엠의 프로듀싱 계약을 조기 종료시키는 성과도 냈다.

이 대표는 "많은 관심 덕에 성과를 낼 수 있던 것"이라며 "사실 누가 봐도 이상한 문제를 지적했고 특별한 이야기를 한 것도 아니지만 (주주총회 표 대결 등) 실제 행동까지 했다는 점, 주총 이후로도 바뀌지 않자 집요하게 문제를 제기한 점 등이 먹힌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에스엠에 대한 문제 제기는 새해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얼라인은 지난해 12월 에스엠에 8가지 핵심 요구사항과 4가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제안사항을 담은 비공개주주서한을 발송했다. 관계사에 대한 지배력 강화, 이사회 절반 수준으로 사외이사 확대 등을 과제로 꼽았다.

이 대표는 "에스엠은 이미 주주총회에서 한 번 패했고, 사람들의 이해도가 높은 상황이기에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주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답변이 나오면 주주총회 표 대결로 가거나 지금보다 강력한 공개 캠페인을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올해는 주요 은행에 대해서도 공개주주서한을 발송하며 주주 활동을 개시했다. 타깃이 된 곳은 KB·신한·하나·우리·JB·BNK·DGB금융지주 등 7개 상장사다. 얼라인은 현재 우리금융과 JB금융에만 각각 지분 1%, 14%를 보유하고 있다.

얼라인은 이들 지주사가 '만성 저평가'에 시달리는 이유가 비효율적인 자본배치 정책과 가시성 낮은 주주환원 정책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월 9일까지 주주환원 정책을 도입해 공시해 달라고 요구했다. 부족한 답변이 나올 경우 또 다른 방식으로 주주 활동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 "투자환경 변했다"...재작년 창업해 '행동주의펀드' 활동 개시

얼라인은 재작년 9월 창립된 신생 헤지펀드다. 창립자인 이 대표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글로벌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를 거쳐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에서 경력을 쌓았다. 오비맥주 매각과 티몬 투자, LS오토모티브 인수·매각 등에 참여했다.

이 대표는 고등학교 때 어머니의 주식투자를 도우며 투자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대학교에서는 가치투자 동아리 '스누밸류(SNU VALUE)' 일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 대표의 행동주의 펀드 활동은 학창 시절 가치주에 가졌던 관심과 현업에서 쌓은 인수합병(M&A) 경험이 합쳐지며 토대를 마련했다.

그는 "원래 가치보다 저평가된 주식을 매수하면 몇 년 뒤엔 본질에 수렴한다. 미국의 가치주가 그렇다. 그런데 국내 주식은 수십 년 동안 계속 가치주에만 머물고 있다. 말로만 주식이지 주주의 법적 권리가 너무 약하다. 해외 기관투자자들도 국내 투자는 꺼린다. 이 과정을 거쳐 한국 주식은 영원히 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M&A를 할 때는 주식의 본질적인 가치가 완전히 반영된다"며 "본질 가치는 이 정도인데 상장기업이 너무 싸게 거래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이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면 너무 좋은 투자전략일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최근 조성된 우호적 투자 환경도 행동주의 펀드 활동을 결심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이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개인투자자들이 많아졌고, 공정경제3법이 통과되며 3%룰이 생겼다"면서 "투자자도 늘고 정치권도 바뀌고 유튜브 채널도 활성화됐다"고 회상했다. 행동주의 펀드 활동을 시작하기에는 최적의 시점이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 2022.12.27 pangbin@newspim.com

◆ "행동주의 펀드 활성화 필요...日 니케이 지수 참고"

향후 행동주의펀드의 과제는 '상식이 통하는 자본시장'을 만드는 것이다. 가치주가 영원히 저평가돼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이 대표는 최소한의 투자자 보호 조치도 꾸준히 강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외국인들에게 국내 시장에는 '의무공개매수 제도'가 없다고 말하면 다들 놀란다"며 "애국심을 넘어 부끄러운 자존심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제도가 정상으로 변해야 경제도 좋아지고, 기관도 돈을 번다"며 "행동주의 펀드 활동으로 자본시장이 똑바로 돌아가게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어 "일본 니케이 지수도 엄청 저평가돼 있었는데 아베 정권이 행동주의를 장려한 이후 지수도 오르고 기업 배당도 많이 늘었다"며 "행동주의 펀드가 자본시장에서 메기 역할을 잘해 주며 현금만 쌓아두고 비효율적으로 운영되던 일본 기업들이 변했다. 우리나라도 참고할 수 있는 사례"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당장 법을 바꾸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니 아베 정부처럼 연성 규제, 즉 한국거래소 규정 개정이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등으로 행동주의 펀드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궁극적으로는 미국식 주주보호 제도가 필요하다"며 "상장사 이사들이 회사뿐만 아니라 주주에 대해서도 충실 의무를 지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소액주주들 스스로도 목소리를 키울 것을 제안했다. 이 대표는 "본인이 주주인 회사가 이상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느낀다면 그에 대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이제는 의견을 내는 것이 효과가 있는 시대고, 주주총회든 무엇이든 참여를 많이 해줘야 기업가치도 제고될 수 있다"고 말했다.

zunii@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돌연 취소된 '2+2 통상협상' 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5일(현지 시각) 미국 현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2+2 재무·통상 협의'가 돌연 취소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측이 한국 대표단에 '양해'의 뜻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설명이지만, 외교상 결례에도 불구하고 협의를 미뤄야 했던 배경에는 한국 협상단을 길들이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경 이메일로 미국 측으로부터 협의 취소를 통보 받았다. 이날 오전 구 부총리는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당시 인천공항 대기실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재부는 이 같은 사실을 오전 9시 30분께 언론에 공개했고, 구 부총리는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오전 9시 50분께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날 회의가 취소가 된 배경에 대해 기재부 측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긴급한 일정'에 대한 설명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측이 이메일을 통해 여러 차례에 걸쳐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협상 관련 구체적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미국과의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김 장관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등을, 여 본부장은 제이미스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각각 만난다. 하지만 양국 경제·통상 수장이 구체적 이유 없이 협의를 돌연 취소한 배경으로 한미간 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 아니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일 미국으로 출국한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귀국할 예정이지만, 고위급 협상에 진전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는 1000억달러(약137조원) 규모의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미국 정부에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보다 먼저 관세협상을 타결한 일본 사례를 참고해 짠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5500억달러(약 757조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약속하고 미국과의 상호관세 15%부과에 합의했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다만 한국 정부가 제시할 투자 규모에 미국 정부가 만족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최근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공개한 일본 대표단과의 협상 사진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대미 투자액을 상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투자액이 나온다. 애초 일본이 제시한 투자액 4000억달러는 펜으로 그어져 있고, 그 위에 5000억달러라는 숫자가 써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일본의 대미국 투자액은 5500억달러라고 공개했다. 협상액보다 500억 달러가 높아진 셈이다. 촉박한 협상 일정을 무기 삼아 미국이 비관세 영역도 손보려는 의도가 아니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025년 미국 무역대표부의 비관세 장벽 보고서(NTE)에서도 한국의 방산·통신·원전 분야를 지적했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과 통신은 미국 기업의 진입 장벽이라는 측면에서 구조 개선에 대한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07-24 18:42
사진
특검, 한덕수 자택·총리공관 압수수색"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내란특검팀이 24일 국무총리 서울공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특검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검은 이날 한덕수 전 총리 자택 압수수색에도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07.02 leehs@newspim.com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고도 이를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한 전 총리 등을 다시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sheep@newspim.com 2025-07-24 13:5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