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태국서 검거된 김성태...다음주 초 귀국
이재명 측근 이화영 전 부지사 쌍방울 유착 의혹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태국에서 체포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자진 귀국하기로 하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관련된 변호사비 대납 등 숱한 의혹이 풀릴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직폭력배 출신으로 알려진 김 전 회장은 주가조작을 비롯해 이 대표와 유착 의혹, 대북송금 등 혐의를 받는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전날 태국 현지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불법체류 신분임을 인정하고 자진 귀국 의사를 밝히면서 이르면 다음주 초 귀국할 것으로 보인다.
쌍방울그룹 본사 전경 [사진=쌍방울] |
김 전 회장은 현재 ▲배임·횡령 ▲전환사채 관련 허위공시 ▲대북송금 등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지난해 5월말 검찰 수사를 받던 중 해외로 출국해 지난 10일 검거되기까지 8개월간 도피 생활을 했었다.
김 전 회장이 귀국 후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검찰이 이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쌍방울과의 유착 관계 등에 대한 수사에서 의문점들을 풀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전북 남원 출신으로, 과거 전북 전주 지역에서 조직폭력배 활동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그가 귀국 뒤 체포되더라도 진술 등 신빙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변호사비 대납 의혹은 2018년부터 2년간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재임 시절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법정공방을 벌인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사건에서 변호사비를 쌍방울이 대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시작된 사건이다. 깨어있는 시민연대당이 2021년 10월 관련 혐의로 이 대표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하며 수사가 진행됐다.
이 대표의 측근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쌍방울 그룹 사이에 연결고리가 있어 유착 의혹이 제기돼 왔다.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 사외이사를 지내기도 했으며 경기도 대북사업을 총괄하면서 쌍방울로부터 3억2000만원의 뇌물을 받고 쌍방울 계열사의 주가 부양을 지원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구속기소된 바 있다.
또 이 전 부지사는 대북 관련정책을 담당하면서 쌍방울 그룹이 추진한 대북사업의 편의를 봐준 대가로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김 전 회장의 배임·횡령 혐의 등을 수사 중인 수원지방검찰청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와 변호사비 대납 사건을 수사 중인 공공수사부(정원두 부장검사)는 사실상 한 팀으로 구성해 이 대표와 쌍방울의 연관성에 초점을 두고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귀국하면 이전에 받아둔 체포영장을 즉시 집행해 강도 높은 수사를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수원지방법원은 이날 김 전 회장의 도피를 돕고 증거인멸을 교사한 혐의로 김 전 회장의 친동생이자, 쌍방울 부회장인 김 모 씨와 쌍방울 계열사 부사장 A씨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들은 김 전 회장이 검찰 수사를 피해 지난해 5월 해외로 도피했을 당시 해외 체류를 돕거나, 사무실 PC를 교체하는 등 여러 비리 의혹과 관련한 증거를 인멸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이 김 전 회장의 신병을 확보할 것으로 보이는데다 김 전 회장과 가까운 임직원들이 구속됨에 따라 김 전 회장이 제기된 의혹들을 해소할 수 있는 증언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측근 구속으로 김 전 회장이 심적 부담을 느꼈을 수 있다"면서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입장도 밝힌 만큼 검찰이 제기된 의혹에 대한 수사의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rawj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