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차미사용 수당 적게 주고 임산부도 야근 강행
사법 처리 7건, 과태료 부과 2건에 880만원
尹대통령 '날리면' 보도 대한 보복 감사 논란
[세종=뉴스핌] 이수영 기자 = 고용노동부가 부당전보와 직장내괴롭힘 등 부당노동행위 의혹을 산 MBC에 대해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한 결과 총 9건의 노동관계법 위반사항이 드러났다.
10일 고용부가 공개한 MBC 특별근로감독 결과에 따르면, 고용부는 이번 감독에서 체불임금 9억8200만원과 포괄임금 오·남용, 최저임금·모성보호 위반 등 MBC의 근로자에 대한 위법·부당 사례를 포착했다.
◆ 최저임금 미달에 임산부도 야간·휴일 근로
고용부 서울서부지청은 특별근로감독팀(9명)을 구성해 지난해 10월 26일부터 12월 23일까지 MBC를 대상으로 특별 감독을 진행했다.
특별 감독은 노동관계법 전반의 위반사항을 점검하되 고소·고발 등이 제기된 부당노동행위 사안은 별도 수사하는 식으로 진행했다.
특별 감독 결과를 보면, 체불임금 9억8200만원은 노사합의를 이유로 법정 기준보다 적은 금액의 연차유급 휴가 미사용수당을 지급하거나, 노사가 체결한 포괄임금약정을 이유로 최저임금 수준의 계약직 근로자의 연장근로수당을 법정 기준보다 적게 지급한 금액으로 확인됐다.
고용노동부 정부세종청사 전경 [사진=고용노동부] 2022.10.26 swimming@newspim.com |
연차유급휴가 미사용 수당을 적게 받은 근로자는 515명(9억5900만원), 시간외수당을 적게 받은 근로자는 211명(2300만원)이다.
또한 MBC는 최저임금 산정방식을 잘못 적용해 총 61명(1300만원)에 최저임금 미달 임금을 지급했고, 임산부나 산후 1년이 안된 근로자에게 야간·휴일 근로(10명·43회)나 시간외근로(4명·19회) 등 모성 보호 조치를 위반한 사례도 발견됐다.
특히 모성 보호 조치 위반 가운데 2건은 지난 2017년에 진행된 MBC 특별감독 당시에도 지적된 사안이다.특별감독 이후에도 개선 조치가 미흡했던 것으로 고용부는 판단했다.
이외에도 MBC는 정기 노사협의회를 개최하지 않거나, 기간제 근로자에 대해 근로조건 서면 명시 의무를 지키지 않는 등 위반사항이 드러났다.
고용부는 이번 특별근로감독 결과 법 위반사항에 대해서는 사법처리(7건), 과태료 부과(2건·880만원) 등 후속 조치했으며, 방송사 등 동종 업종에 유사한 사례가 없도록 지도하는 등 감독 결과를 확산하는 노력도 병행할 계획이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MBC가 내부 직원들의 제대로 된 노동권 보호를 위해 노력해 주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정부는 공정하고 안정적인 노동시장 구축을 위해 관행을 혁신하고 현장의 법과 원칙을 확립해 노동조건이 보호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尹 '날리면' 보도 이후 MBC 때리기?
일각에서는 정부의 이번 MBC 특별근로감독을 두고 보복성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특별근로감독 진행 시기상 MBC가 윤 대통령의 '날리면' 발언을 그대로 보도한 것에 대한 보복 수사라는 주장이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대통령실] 2022.05.21 photo@newspim.com |
앞서 MBC는 윤 대통령이 지난해 9월 미국 바이든 대통령 주최로 열린 글로벌펀드 재정공약회의를 마치고 회의장을 나서며 박진 외교부 장관 등에게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하는 듯한 장면을 처음으로 보도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고용부는 이번 감독이 노동청으로 들어온 신고와 국정감사에서 언급된 내용을 토대로 진행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MBC 제3노조는 2021년 2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MBC를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노동청에 세 차례에 걸쳐 고소·고발했다.
최승호 전 사장이 지난 2017년 전국언론노조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기자 88명을 보도국에서 내쫓는 등 보복 인사를 진행하고, 같은 해 말 보도국 간부들이 해외 특파원 12명을 일방적으로 소환해 기자 업무에서 배제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당 의원들은 'MBC는 노동법의 성역이냐'며 고용부에 MBC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촉구했다.
김초경 고용부 근로감독기획과장은 "이전부터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고소·고발 건이 있었다"며 "MBC에 대한 보복 수사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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