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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기재부 장관들의 쓴소리…"갈수록 '행정의 정치화' 심각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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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완 전 장관 "당면 현안들 엄중하고 복합적"
강경식 전 장관 "경제 무너지는 것 한 순간"
사공일 전 장관 "경제개발 5개년 계획, 큰 기여"

[세종=뉴스핌] 성소의 기자 = 역대 전·현직 기획재정부 수장들이 21일 한 자리에 모여 지난 60여년 간 한국경제의 성과를 평가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토론했다.

이날 전·현직 장관들은 현재 한국경제가 당면한 현안이 과거보다 복잡하고 엄중해졌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이와 더불어 국회의 반대로 정부 정책이 좌초되는 '행정의 정치화' 현상도 심화됐다고 지적했다. 위기 극복을 위한 해법으로는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기획재정부는 21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홍릉에 위치한 글로벌지식협력단지에서 한국개발연구원(KDI), 재경회, 예우회와 함께 '경제개발 5개년 계획 60주년 기념 간담회'를 개최했다.

[서울=뉴스핌]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서울 동대문구 글로벌 지식협력단지에서 열린 '경제개발 5개년 계획 60주년 기념 간담회-도전과 도약의 60년, 한국경제 어제오 오늘' 행사에서 전 부총리들을 비롯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2022.11.21 photo@newspim.com

이번 간담회는 1962년 시작된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시행 60주년을 맞아 지난 60여년 간 한국 경제의 성과와 한계를 돌아보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이날 추경호 부총리를 비롯해 강경식 제29대 재무부 장관, 사공일 제32대 재무부 장관, 진념 전 재정경제부 장관 등 역대 장관(24명)과 KDI 원장(7명) 등 50여명이 참석해 간담회를 가졌다.

추 부총리 역임 바로 직전 장관인 홍남기 전 부총리도 이날 자리에 참석해 얼굴을 내비쳤다. 지난 5월 공식 사임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그 밖에 최상대 기재부 2차관, 이형일 기재부 차관보 등 현직 기재부 고위 관료직과 고영선 KDI 원장대행 등도 자리에 참석했다.

이날 기재부 장관들은 한국경제가 안팎으로 복합적인 위기에 처해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지난 2006년 기획예산처 장관을 지낸 장병완 예우회 회장은 한국경제가 저출선 고령화 등 구조적 문제에 직면해있는 것과 더불어 '행정의 정치화' 현상이 심화됐다고 지적했다.

장 회장은 "현재 우리가 당면한 대내외적인 환경과 당면한 과제들이 워낙 엄중하고 복합적"이라며 "과거에 대한 우리의 자긍심을 되새기는 것보다 앞으로 다가오는 60년 어떻게 맞이하는가에 대해 선배들의 지혜를 구하는게 훨씬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심각한 저출산 고령화, 성장 동력의 저하, 친환경 경제로의 전환, 보호 무역주의와 자원 내셔널리즘의 강화, 동북아 지정학적 문제 우크라 전쟁의 심화 등 도전해야 할 과제는 산더미처럼 쌓여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서울 동대문구 글로벌 지식협력단지에서 열린 '경제개발 5개년 계획 60주년 기념 간담회-도전과 도약의 60년, 한국경제 어제오 오늘' 행사에서 강경식 전 장관과 안승철 전 KDI원장과 함께 기념케익 커팅을 하고 있다.[사진=기획재정부] 2022.11.21 photo@newspim.com

또 "하지만 행정의 정치화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고, 정치의 사법화도 진행돼서 선배들 지혜를 바탕으로 해법을 마련돼도 그것을 어떻게 실행할까 문제 또한 대단히 지난한 과제가 된 현실"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위기가 국민적으로 공유된다면 전 국민적인 에너지를 모아서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를 다시 끄집어내서 국민 통합의 에너지로 삼고 힘을 바탕으로 부총리와 뛰어난 후배들이 이런 문제들에 대처해서 하나하나씩 주춧돌을 쌓아간다면 앞으로의 60년도 밝은 역사로 다가오지 않을까 한다"고 강조했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재무부 장관이었던 강경식 전 장관은 한국이 선진국 그룹에 진입했지만 경제가 무너지는 것은 '한 순간'이라며 지금 수준을 지켜가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과제라고 경고했다.

강 전 장관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선진국이 된 우리나라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를 생각하면, (한국경제가) 무너지는 것은 한 순간이라고 생각한다"며 "금방 무너질 수 있고, 이걸 지켜가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고 언급했다.

특히 현재의 여소야대 정국이 정부 정책을 실행하는 데 큰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저희들 일할 때와는 다르게, 지금 정부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정책을) 집행할 힘이 약하다"며 "지금 여소야대 정국이기 때문에 (정부의 정책이) 집행된다는 게 보장이 안 되는데, 이것은 엄청난 차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허들을 어떻게 넘어갈 것이냐, 최소한 내후년 총선 때까지는 (여소야대 정국을) 바꿀 수 없을 건데 과연 어떤 (정부)안이 나오더라도 힘이 될 것인가, 정말로 걱정이 된다"고 덧붙였다.

추 부총리는 현재 한국경제 상황에 대해 내년까지 위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지금 경제가 내년까지 굉장히 어려울 것 같다"며 "위기상황을 잘 이겨내면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더 큰 도약을 할 수 있는 지혜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서울=뉴스핌]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서울 동대문구 글로벌 지식협력단지에서 열린 '경제개발 5개년 계획 60주년 기념 간담회-도전과 도약의 60년, 한국경제 어제오 오늘'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기획재정부] 2022.11.21 photo@newspim.com

1987년 전두환 전 대통령 집권 당시 재무부 장관을 역임했던 사공일 전 장관은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지금도 유효하다고 주장했다.

사 전 장관은 "세계 근대 경제발전사에서 한국은 지난 60년간 이룩한 한국의 경제성과는 찾아볼 수가 없다"며 "우리나라 경제가 발전하는 과정의 그 기저에는 5개년 계획 실행이 아주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저는 사실 그 계획이 90년대 초반에 중단된 것에 대해 아주 아쉽게 생각한다"며 "5개년 계획은 처음부터 국민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지금도 정권이 바뀌는 것과 상관없이 (5개년 계획이) 실행되는 게 옳다고 본다"며 "그 과정에서 중요한 게 정부와 기업 간의 정보교환과 정부와 근로자의 소통, 그리고 언론과의 소통"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가 열심히 만드는 숫자, 목표 그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걸 도출하는 과정에서 소통하는 중요성"이라며 "특히 정치권과 언론과의 소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oy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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