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 '팡창병원(임시 간이병원)' 정식 투입
6일, 6개월 만의 최다 신규 확진자 발생
내년 3월 양회 전까지 '획기적' 방역 완화 난망
[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고강도의 방역 조치에도 불구하고 중국 전역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또 다시 확산 중이다. 일부 지역의 경우 코로나19 발발 후 가장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제로 코로나' 정책 완화 전망을 다시금 어렵게 하고 있다.
◆ '방직업 중심' 하이주구 봉쇄...'팡창병원'도 정식 투입
중국 남부 광둥(廣東)성 성도 광저우(廣州)시 상황이 심상치 않다. 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재확산하면서 코로나19 사태 후 3년 만에 가장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4일(0~24시) 광저우에서는 746명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3일의 572명 대비 174명 증가한 것으로 일일 신규 확진자가 8일 연속 100명을 돌파했다. 이로써 지난달 22일 이후 이달 4일까지 광저우에서 발생한 누적 감염자 수는 3732명에 달한다.
5일에는 무증상 감염자 1259명을 포함해 1325명의 확진자가 새로 보고됐다. 일일 신규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선 것은 10월 22일 이후 처음이다.
광저우시 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5일 기자회견에서 "광저우시가 코로나19 방역 3년 만에 가장 복잡하고 가장 엄준한 방역 상황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특히 하이주(海珠)구 상황이 심각하다. 실제로 지난달 22일부터 광저우시 전체에서 총 3732명이 감염된 가운데 이들 감염자 중 64% 가량이 하이주에 집중돼 있다.
하이주구는 방직업 중심지로, 대형 도매시장이 밀집해 있어 인구 유동이 많은 지역이다. 광저우시 상무국에 따르면 신자오시루(新滘西路) 상권에만 약 60여 개 도매시장이 있고, 이 지역 거래액만 2019년 기준 600억 위안(약 11조 688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이(張屹) 광저우시 위건위 부주임 겸 대변인은 "최근 하이주구 일일 신규 확진자가 수일 연속 증가하고 있고 통제구역 내 신규 감염자 수도 계속해서 급증하고 있다"며 "시 전체 방역에 상당한 방해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하이주구는 4일 밤께 전 지역 통제를 결정했다. 5일부터 7일까지 하이주구 전 지역의 버스·지하철 운행을 중단하고 사람들의 이동 역시 엄격히 통제한다는 게 골자다.
하이주구에 따르면 전 주민은 핵산(PCR) 검사를 받거나 응급 진료 등 경우를 제외하고는 집 밖으로 외출할 수 없다. 주거단지와 산업단지 등에 대해서는 폐쇄식 관리를 실시하고, 입구에서는 엄격한 체온 측정에 따르고 24시간 내에 음성 판정을 받은 핵산 검사 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관할지역 내 초·중등학교와 어린이집은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하고, 교외 교육기관은 온라인 수업도 중단해야 한다.
앞서 지난달 28일 전후로 하이주구 '봉쇄설'이 퍼졌었다. 이와 관련 광저우시 방역 당국은 '사실 무근'이라고 관련 소문을 일축했지만 이달 들어 신규 확진자가 급증세를 나타나며 '사회면 제로 코로나'에 돌입했다.
사회면 제로 코로나는 봉새·통제 구역 밖에서는 신규 감염자가 나오지 않아 지역사회 전파를 차단한 것을 의미한다.
[사진=바이두(百度)] 광저우(廣州) 국제컨벤션전시센터 '팡창(方艙)병원(임시 간이병원) |
한편 코로나19 신규 감염자 수가 수 일 연속 증가하면서 감염자 격리 및 치료를 위한 임시 간이병원도 운영 중이다.
중국 매체 제몐(界面) 등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일 광저우 국제컨벤션전시센터 '팡창(方艙)병원(임시 간이병원)'이 이미 환자 치료 등에 정식 투입됐다. 광저우시 팡창병원은 중국수출입상품교역회(광저우 캔톤페어)가 열렸던 파저우(琶洲) 국제컨벤션센터 5개 전시관을 개조해 만든 것으로, 3000여 명 환자를 동시 수용 가능하다.
광저우시는 올해 3월부터 파저우 국제컨벤션센터를 코로나19 임시 병원으로 개조하기 시작했다. 국무원 합동방역통제센터가 '방창병원 설치 관리 규범을'을 통해 전염병 상황에 따라 각 성마다 최소 2~3개 팡창병원이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기 때문이다.
이후 4월부터 상하이(上海)·난징(南京)·하이커우(海口) 등이 팡창병원 건설에 나섰고, 광저우 국제컨벤션센터를 임시병원으로 개조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 中 전국서 확산세...제로 코로나 '획기적' 완화는 '난망'
지난주 중국에서는 제로 코로나 정책이 완화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었다.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가 끝난 가운데 중국 지도부가 내년 3월 본격적인 개방을 목표로 제로 코로나 완화를 준비 중이란 소문이 사회관계방서비스(SNS) 등을 통해 급속히 퍼지면서다.
블룸버그는 1일 "중국 정부가 제로 코로나 정책을 완화하기 위한 위원회를 구성하고 있다는 소식이 중국 인터넷 등에 퍼지면서 홍콩·중국 증시가 큰 폭으로 올랐다"고 분석했다. 다만 제로 코로나 정책 완화 소식의 출처는 불분명하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2일 고강도 방역 해제에 관해 "모르는 사항"이라며 "어디서 이런 정보를 얻었는지 모르겠지만 이것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고 말했음에도 중국 증시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시 주석의 집권 3기가 개막한 가운데 경제·고용 및 사회 안정에 대한 제로 코로나 부작용을 해소해야 한다는 부담이 커진 점, 이달 열리는 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 시 주석이 참석할 것이라는 점, 베트남·파키스탄·탄자니아에 이어 독일 등 외국 정상들이 잇따라 중국을 방문한 점, 홍콩이 3년 만에 열리는 대규모 금융행사를 위해 입국자 호텔 격리 규정을 폐지한 것 등이 제로 코로나 완화의 신호로 여겨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이 코로나19 확진자가 일정 기준 이상 나온 국제선 항공편 운항 정지 규정을 철회할 수 있다고 보도했고, 베이징이 해외발 입국자 격리 기간을 현재의 10일(시설 격리 7일+자가 격리 3일)에서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말도 나왔었다.
그러나 중국에서 최근 코로나19가 재확산하고 있는 데 더해 당국이 나서 기존의 방역 기조를 고수할 것임을 재확인하면서 제로 코로나 완화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6일 위건위 발표에 따르면 5일 하루에만 중국 전역에서 총 4420명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5월 초 이후 6개월 만의 최대치다.
이런 가운데 중국 당국은 5일 방역 관련 기자회견에서 '다이내믹 제로 코로나' 정책 방향을 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가 겨울철 유행기를 맞이하며 중국 일부 지역의 감염 확산 추세가 명확하다며 "제로 코로나 방침은 동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방역의 정밀화·과학화를 언급화면서 제로 코로나 정책이 전보다 '유연성'을 띨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후샹(胡翔) 국가질병통제국 전염병방역사 2급 순시원은 "각지의 전염병 방역 및 정책시행 효과를 총결산하고 이를 토대로 전문가를 조직, 바이러스 잠복기·전파력·중증화율 등의 변화에 따라 전염병 방역 조치를 완비하고 방역의 과학성·정밀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현 상황에서 중국 중앙 정부 차원의 '획기적'인 방역 완화는 어려울 것이라며 내년 3월의 양회(兩會,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지나야 코로나 제로 코로나 완화가 가시화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신화사=뉴스핌 특약] 홍우리 기자 = 3월 22일 네이멍구(內蒙古) 후허하오터(呼和浩特)시 주민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
hongwoori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