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사과 아닌 이간질...불쾌해"
우원식 "IRA 상황에서 뒷감당 쉽지 않을 것"
김병기 "김은혜, 차라리 침묵하는 게 나았을 것"
[서울=뉴스핌] 박서영 홍석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이 미 의회가 아닌 '한국 야당'을 겨냥한 것이었다는 대통령실 해명이 나오면서 더불어민주당의 반발은 거세지고 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지난 22일 윤 대통령 비속어 발언에 대한 공세가 이어지자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라고 바로 잡으며 "미국(의회) 이야기가 나올 리가 없고 바이든이라는 말을 할 이유가 더더욱 없다"고 정면 반박했다.
윤 대통령이 발언한 '이XX들'의 대상이 미국 의회가 아닌 한국 의회, 즉 거대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했음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이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대 키멜센터에서 열린 디지털 비전 포럼 참석에 앞서 학생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2.09.22 photo@newspim.com |
안규백 민주당 의원(4선·동대문갑)은 2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숙습난방(熟習難防, 몸에 밴 버릇은 고치기 어려움을 이르는 말)"이라며 "미 의회를 향한 것이든, 한국의회를 말한 것이든 간에 저질스러운 비속어가 나왔다는 건, 몸에 익었다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엔본부랑 한국 의회 관련해서 할 이야기가 무엇이 있는가.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열변을 토했다.
직전 비대위원장을 지낸 우상호 의원(4선·서울 서대문갑)은 "사과를 했어야 했는데 오히려 공격을 했다. 야당을 겨냥해 이간질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 수석의 해명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오히려 사과가 아닌 공격으로 대응한 것에 대해 저는 매우 불쾌하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이어 "대한민국 헌법기관이고, 국민 대표인 국회인데, 미 의회한테 욕하면 죄송한 거고 한국 국회의원한테 하면 괜찮은 건가"라고 반문했다.
우원식 의원(4선·서울 노원을)은 윤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하며 "방송 3사가 어제 다 보도를 했는데 김 수석의 말은 그럼 방송3사가 다 오보를 냈다는 것인가"라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그리고 국회의원들에게 'XX' 비속어를 사용했다는 해명이 말이 되는가. 기분 나쁘다"고 전했다. 우 의원은 한미 외교 관계에 대한 우려도 표했다. 그는 "IRA(인플레이션감축법) 때문에 예민해져 있는데, 대응도 쉽지 않은 마당에 욕설까지 나왔으니 뒷감당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석사무부총장을 맡은 김병기 의원(재선·서울 동작갑) 은 "대통령은 국가와 국민의 품격을 대변하는 사람이다. 일본 같은 나라들이 이 상황을 보며 조소하지 않겠는가"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김 의원은 "차라리 침묵하는 게 나았을 거다. 유구무언하고 이 상황이 지나가길 기다렸어야 했다"며 김 수석의 해명을 비판했다.
조오섭 의원(초선·광주 북구갑)은 "참사만 일으키는 대통령을 모시는 대통령실의 비서진들의 고통이 안쓰럽다"며 "하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순 없다"고 이번 김 수석의 해명을 겨냥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22일 뉴욕의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 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에 참석해 바이든 대통령과 48초 동안 대화를 마친 뒤 행사장을 빠져나가면서,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X팔려서 어떡하나"라고 여겨지는 발언을 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윤 대통령 옆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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