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법원·검찰

속보

더보기

[기고]혼외자에게 재산 물려준다는 사인증여, 철회할 수 있을까?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갑은 내연녀와의 사이에서 혼외자를 출산했다. 갑은 자신이 불의의 사고로 갑자기 사망하는 경우 미성년자인 어린 혼외자가 경제적으로 부족함 없이 제대로 양육될 수 있을지가 걱정됐다. 이에 갑은 자신이 사망하면 혼외자에게 재산을 증여한다는 각서를 작성하여 혼외자의 모친인 내연녀에게 위 각서를 교부했고, 위 각서상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내연녀에게 갑의 부동산에 관해 근저당권을 설정해줬다. 

그러나 이후 갑과 내연녀의 내연관계는 파탄됐고, 갑은 혼외자를 인지해 법적인 아들이자 상속인으로 인정하면서 혼외자에게 충분한 양육비를 지급하기로 했다. 이로 인해 갑의 혼외자는 갑으로부터 양육비도 받고, 갑이 갑자기 사망하더라도 상속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갑은 갑작스런 자신의 사망을 대비해 혼외자의 양육을 위해 준비해 두었던 사인증여 계약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내연녀와의 관계가 완전히 끝난 마당이니 내연녀에게 설정해준 근저당권도 말소시키고 싶다. 하지만 사인증여 계약도 계약인데, 갑의 마음대로 철회할 수 있는 것일까?

사례에서 갑은 혼외자의 대리인인 내연녀와 사인증여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인증여는 증여자의 사망으로 인해 효력이 발생하는 증여로서 생전에 미리 계약을 체결하지만 그 효력은 증여자의 사망으로 발생하는 증여다(민법 제562조).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양소라 변호사 [사진=법무법인 화우]2022.09.05 peoplekim@newspim.com

사인증여는 증여자의 일방적인 의사표시로 성립되는 것이 아니라, 양 당사자의 합의로 성립하는 계약이다. 따라서 증여자가 사망 후 재산을 증여하겠다고 수증자에게 청약하고, 수증자가 증여를 받겠다고 승낙해야 성립한다. 사인증여는 수증자의 승낙이 있어야 성립한다는 점에서, 수증자의 승낙 없이 증여자가 일방적으로 재산을 증여하겠다는 의사표시만으로 성립하는 단독행위인 유증(유언으로 인한 증여)과는 다르다.

다만, 사인증여 역시 증여자의 사망 후 효력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유증과 같으므로 민법은 사인증여에도 유증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

민법 제1108조는 유언자가 언제든지 유언 또는 생전행위로서 유언의 전부나 일부를 철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유언자는 자신이 사망하면 재산을 증여하겠다는 유언을 했더라도 그 후 이를 자유롭게 철회할 수 있다. 만약 유언 철회 규정이 사인증여에도 준용된다면, 증여자는 사인증여 계약을 체결한 후에도 언제든지 자유롭게 이를 철회할 수 있게 된다.

이에 관해 명시적인 대법원 판결이 없었기에 ①사인증여는 유증과 동일한 효과를 가져오므로 유증철회 규정을 사인증여에도 준용해 자유로운 철회를 인정하자는 견해와 ②사인증여도 계약이므로, 위 규정을 준용하여 자유로운 철회를 인정해서는 안된다는 견해가 대립해왔다. 

그런데 최근 대법원에서 유증 철회 규정도 사인증여 계약에 준용되므로, 사인증여 계약 역시 자유롭게 철회할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민법 제562조는 사인증여에는 유증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고 정하고 있고, 민법 제1108조 제1항은 유증자는 그 유증의 효력이 발생하기 전에 언제든지 유언 또는 생전행위로써 유증 전부나 일부를 철회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사인증여는 증여자의 사망으로 인하여 효력이 발생하는 무상행위로 그 실제적 기능이 유증과 다르지 않으므로, 증여자의 사망 후 재산 처분에 관하여 유증과 같이 증여자의 최종적인 의사를 존중할 필요가 있다. 또한 증여자가 사망하지 않아 사인증여의 효력이 발생하기 전임에도 사인증여가 계약이라는 이유만으로 그 법적 성질상 철회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볼 것은 아니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증의 철회에 관한 민법 제1108조 제1항은 사인증여에 준용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라고 판시했다.

따라서 위 대법원 판결에 의하면 갑은 혼외자에게 재산을 증여하겠다는 사인증여계약을 체결했더라도 이를 언제든지 자유롭게 철회할 수 있다. 갑이 사인증여 계약을 철회하면 사인증여에 기하여 부담하는 채무 역시 소멸한다고 할 것이므로 이를 담보하기 위해 설정된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 역시 존재하지 않게 된다. 따라서 갑은 내연녀에게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 부존재로 인해 근저당권 설정 등기가 무효라는 이유로 위 근저당권 설정등기의 말소를 청구할 수 있다. 

한편, 위 대법원 판결로 인해 사인증여 계약은 계약임에도 불구하고 자유롭게 철회할 수 있음이 확인됐다. 상속수단으로 유증 외에도 사인증여가 활발하게 활용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셈이다. 그 동안은 피상속인인 부모가 사후에 상속인인 자녀들에게 재산을 어떻게 물려줄지 정함에 있어 사인증여보다는 유언이 많이 활용돼 왔다. 

비록 유증은 민법이 정한 유언의 엄격한 방식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기는 했지만, 부모가 언제든지 유언을 철회하거나 변경하는 것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사인증여는 이러한 방식에 구애 받지 않으므로 훨씬 간편하고 쉽게 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계약이므로 자유롭게 변경하거나 철회할 수 없을 가능성이 높아 많이 활용되지는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금번 대법원 판결로 사인증여는 일반적인 계약과 같이 간편한 방식으로 체결할 수 있으면서도, 철회는 자유롭다는 것이므로 재산을 물려주는 사람 입장에서는 활용성이 더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양소라 법무법인(유)화우 변호사

-2004년 사법시험 합격

-사법연수원 37기 졸업

-2008년부터 법무법인(유)화우 근무

-법무법인(유)화우 기업송무팀(기업 송무 및 상속, 신탁 등) 파트너 변호사

-'상속의 기술' 출간, 한국가족법학회 및 한국상속법학회 회원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사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peoplekim@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김민석, 오늘 당대표 출마 공식화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오는 6일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총리직에서 물러난 뒤 당으로 돌아온 지 엿새 만이다. 김 전 총리 측은 5일 공지를 통해 김 전 총리가 6일 오전 10시 광주에서 당대표 출마 선언에 나선다고 밝혔다. 김 전 총리는 이날 오전 9시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오전 10시 광주에서 첫 출마 선언을 진행한다. 이어 오후 2시10분에는 국회에서 별도 출마 선언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김민석 전 국무총리 [사진 = 뉴스핌DB] oneway@newspim.com 2026-07-05 14:57
사진
국내 첫 농림위성 7일 발사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국내 최초의 농림 전용 위성이 오는 7일 우주로 향한다. 3일마다 한반도 전역을 촬영하는 농림위성을 활용해 농지 관리와 농산물 수급 예측, 재해 대응까지 데이터 기반의 '과학농정'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오는 7일 오후 4시 10분(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차세대중형위성 4호인 '농림위성'을 발사한다고 5일 밝혔다. 농림위성은 우주항공청과 농촌진흥청, 산림청이 공동 개발한 국내 최초의 농림 특화 위성이다. 스페이스X의 '팰컨9' 발사체를 통해 발사되며, 해상도 5m급 영상으로 3일 주기마다 한반도 전역을 관측할 수 있다. 농식품부는 위성으로 확보한 영상과 기상·토양·환경 데이터를 결합해 농정 전반을 데이터 기반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AI 이미지=이정아 기자] 가장 먼저 활용되는 분야는 농지 관리다. 위성 영상을 활용해 전국 농경지를 상시 분석하면서 공익직불금 이행 여부와 농지 이용 실태를 비대면으로 점검한다. AI가 미경작지와 시설물, 임야 등을 선별하면 현장 조사 대상만 집중 확인할 수 있어 행정 효율성과 정확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농산물 수급 관리에도 활용된다. 채소 재배면적과 벼·콩 등 주요 식량작물의 생육 상태를 실시간에 가깝게 분석해 생산량을 예측하고, 가격 급등락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 병해충 발생이나 이상 생육도 조기에 파악해 방제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 재해 대응 역량도 강화된다. 침수 농경지와 저수지, 농업기반시설을 반복 관측해 집중호우 피해를 신속히 파악하고 복구를 지원한다. 산불과 산사태 등 산림 재난 피해 규모도 광역 단위에서 빠르게 분석할 수 있게 된다. 농촌 공간 관리에도 위성 정보가 활용된다. 시·군 단위 시설물과 경관 변화, 불법 성토와 건축물 등을 주기적으로 확인해 농촌공간계획 수립과 관리의 정확도를 높일 계획이다. 농림위성의 주요 활동. [자료=농림축산식품부] 2026.07.03 plum@newspim.com 민간 활용도 확대한다. 농식품부는 위성 데이터를 단계적으로 개방해 민간기업이 농업 AI와 스마트농업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개화·단풍 시기 예측도 현재 광역 단위에서 시·군·읍·면 단위까지 세분화해 제공할 계획이다. 그동안 국내 농업 분야는 해외 위성 영상에 의존해 자료 확보 시기와 활용 범위에 제약이 있었다. 독자 위성이 운영되면 안정적으로 영상을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국내 농업 환경에 최적화된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어 정밀농업 기술 개발도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농식품부는 위성 정보를 농업e지와 농업관측, 농작물재해보험, 산림정보시스템 등과 연계하고, 국토교통부의 국토위성과도 협력해 위성 데이터 활용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김정욱 농식품부 농산업혁신정책실장은 "이번 농림위성 발사는 외국 위성 영상 의존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농정 정보 수집체계를 구축하는 전환점"이라며 "농지조사와 직불제, 농산물 수급, 재해 대응 등 핵심 농정 분야에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체계를 확립하겠다"고 말했다. plum@newspim.com 2026-07-05 12:0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