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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에 전기차 주행만 했는데 정비 받으라고?…전기차 안전한가

기사입력 : 2022년08월10일 16:53

최종수정 : 2022년08월10일 16:53

집중호우에 차량 침수 피해 속출
"차량 방수돼도 감전 조심해야"
일반 업체선 정비 못하는 불편함도

[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최근 기록적인 폭우로 수도권에서 차량 침수 피해가 속출하면서 전기차 안전성 논란이 재점화됐다. 고전압 배터리로 주행하는 만큼 폭우 속 운행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다.

최근 전기차 시장이 고속 성장가도를 달리는 가운데 올 여름 집중호우가 전기차 판매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지난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을 지나는 차들이 물을 튀기며 운행하고 있다. 오늘 서울, 경기, 강원영서, 충남북부에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50mm의 매우 강한 비와 함께 150mm 이상의 많은 비(경기북부와 강원영서북부)가 내리는 곳이 있을 예정이다. 2020.07.19 pangbin@newspim.com

10일 관련업계와 기상청 등에 따르면 수도권을 강타한 집중호우는 오는 12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장마가 길어지면서 자동차전문가들은 차량 안전 관리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전기차의 경우 고전압 시스템이 차량 하부에 장착돼 있어 침수 도로를 지나거나 도로 턱을 넘을 때 조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는 차체 방수 기능이 있다고 하더라도 물과 상극이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며 "노후화된 차량이나 호우 속에서 반복 주행한 차량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기차 바퀴의 절반 이상이 물에 잠겼다면 정비를 받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권고한다. 침수 도로를 반복적으로 지나다니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엔진 공기 흡입구로 물이 튈 수 있기 때문이다.

폭우가 쏟아질 때는 차량을 주행하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 차체가 계속 젖어을 경우 절연 기능이 떨어지는데, 이 경우 누전 가능성이 높아 감전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시동이 꺼진 경험이 있다면 즉각 정비업소를 찾아야 하며, 폭우 속에서 장기 주행을 한 차량도 정비받을 것을 전문가들은 권고한다.

차량 충전시엔 가능한 외부 노출된 충전기보다 지하주차장 등에 설치된 실내 충전기를 써야 한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외부 충전기를 사용한다면 절연 장갑을 착용하는 것도 안전사고를 줄이는 방법이다. 김 교수는 "주행 가능거리가 충분히 남아있다면 날씨가 맑아질 때까지 충전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건축·인테리어 전문 전시회 2022 코리아빌드 찾은 관람객들이 전기차 충전 솔루션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2022.07.28 pangbin@newspim.com

올 상반기 국내 전기차 누적 등록 대수는 29만8633대다. 전체 자동차(2521만5692대) 중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처음으로 1%를 넘어섰다. 최근 판매량이 급격히 늘면서 전기차 시장은 고속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지만 관련 인프라 구축과 안전 교육 등은 더디기만 하다.

수리조차 일반 정비업체에서 받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사실상 제조사 직영 정비소 300여 곳에서만 정비가 가능해 운전자 불편이 크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전기차 알고리즘조차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 실정이다. 김 교수는 "일반 정비업소 중에선 전기전자시스템 등에 대한 전문지식이 부족한 곳이 많다"며 "배터리가 장착된 차량 하부나 제동장치 등을 정밀 점검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토요타 준중형 해치백 전기차인 프리우스를 소유한 김근택(42·남) 씨는 "아내 승용차도 전기차로 바꾸려 했는데 망설여진다"며 "장마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보겠다"고 했다. 전기차 구매 가계약까지 마쳤다는 한 네티즌은 자동차 관련 커뮤니티에 "전기차 화재 사고도 잦은 터라 고민이 된다"고 적었다. 해당 게시물엔 이에 공감하는 댓글이 다수 달리기도 했다. 

국내 한 제조사 관계자는 이번 호우 사태와 관련해 "전기차 판매 실적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 같다"면서도 "안전성 우려 탓에 전기차 구매를 망설였던 이들이 있다면, 구매 결정을 유보할 순 있을 것 같다"고 봤다. 

김 교수는 "이번 호우 사태를 계기로 전기차를 관리하는 것이 얼마나 불편한지 재조명되고 있다"며 "제조사들이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와 부정적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꿔주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손해보험 업계에 따르면 이날까지 국내 대형 5개 손해보험업체에 접수된 피해 차량은 5600여 대. 미신고 차량까지 더하면 6000대가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오는 11일까지 중부지방, 12일부터는 남부지방에 집중호우가 이어진다는 기상예보가 있어 향후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전기차 피해 규모는 전체의 1%를 상회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chojw@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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