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17일 기자간담회서 법인세 인하에 조목조목 반박
"실효세율 17%…우리 대기업들 충분히 부담 가능해"
투자소득세 유예·주52시간 완화도 "동의 어렵다"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윤석열 정부가 발표한 경제정책 기조에 대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부자감세이자 서민증세"라고 전면 반대하고 나섰다.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은 한마디로 MB 시즌2에 불과해 매우 우려스럽다"며 "민생경제회복과 관련해 초당적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특정 대기업이나 소수의 부자들을 위한 정책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고환율·고유가·고물가 때문에 국민 걱정이 큰데 소수 대기업 재벌과 대주주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부자감세에 초점이 맞춰졌다"며 "부자들의 세금을 깎아주면 세출을 줄이거나 다른 데서 세금을 더 거둬야 한다. 이와 관련된 여러 입법 관련 사안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2.06.17 kilroy023@newspim.com |
민주당은 특히 정부가 밝힌 법인세 인하와 금융투자소득세 도입의 2년간 유예 방안에 대해 전면적으로 반박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과세표준 3000억원 초과 기업에 한해서만 법인세율을 25%로 높였고, 이 범위 안에 들어가는 법인은 84개 법인으로 세계적으로 가장 경쟁력 있는 기업들이고 얼마든지 법인세를 부담할 수 있는 기업들"이라며 "여러 감면제도가 있기 때문에 실효세율도 대략 17%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초과세수 53조원의 상당액이 법인세인데, 이를 토대로 연말까지 계산해서 추경 재원으로 삼으려고 했는데 어떻게 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정부여당과 합의해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가 가능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법인세가 어느 정도가 적당한지는 각 나라의 특성에 따라 다르지만 대한민국 대기업은 거의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며 "실효세율이 17%정도 되는데 3000억원 이상의 법인이 25%의 법인세를 부담하는 것은 결코 높은 수준이 아니라고 판단해 특별히 별도의 수정의견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확고한 입장을 밝혔다.
또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유예와 관련해서도 "현재 주식 하락 국면에서 많은 개미 투자자들이 손실을 볼 가능성이 있는데 제도가 유예되면 손익통산제도도 유예돼 손해본 개미투자자들에게 아무런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다"며 "제도 시행을 유보해야 할 어떤 실익이 있는지 알 수가 없다"고 했다.
이어 "양도소득세 기준도 현재 10억원에서 종목당 100억원까지 폐지하겠다고 하는데, 이 구간에 있는 투자자들은 전체 투자자들 중 0.2% 정도"라고 날을 세웠다.
아울러 연금개혁 기조도 언급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공약했던 대통령직속의 공적연금개혁위원회를 통해 연금개혁을 추진하겠다는 게 아니라 복지부 장관 자문기구에서 개혁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정부 주도하의 연금개혁은 포기하고 이해당사자들의 합의로 개혁안을 마련하라는 책임회피로 보인다"며 "사적연금 활성화를 하겠다고 하는데 이것으로 국민의 노후가 보장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민주당은 주52시간제의 유연화로 대변되는 노동정책과 원전 중심의 에너지 정책에 대해서도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 정책위의장은 "기업은 기업의 논리를 가지고 움직이지만 정부는 성격이 다르다"며 "소위 MB 시즌2에 해당되는 부자감세 정책을 지금이라도 과감히 수정하거나 폐기하고 국가의 본분, 정치의 역할에 대해 재고해주실 것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했다.
adelant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