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한미일 국방장관, 북핵‧미사일 강력 대응
하루만인 12일 방사포 5발 '반발 무력시위'
전문가 "장마철보단 9‧9절, 10‧10절 할 수도"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북한이 한미, 한미일 국방장관들의 강력한 핵‧미사일 대응 방안이 나온 지 하루 만인 6월 12일 아침부터 방사포 5발을 쏘면서 반발하는 무력시위를 재개했다.
북한의 잇단 탄도미사일 도발과 7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관측 속에 한미일 국방수장들이 강력한 대북 경고 메시지에 북한이 사실상 방사포로 응수했다.
특히 2017년 9월 4일 6차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이 올해 1월 핵실험‧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모라토리엄(유예)을 전격 선언한 이후 4년 9개월 만에 7차 핵실험을 재개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오른쪽)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가운데), 기시 노부오 일본 방위대신이 11일 싱가포르 샹그릴라 대화 계기로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을 하기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국방부] |
◆'대적투쟁' '강대강' '정면승부' 발표 하루만에 방사포
북한의 이번 무력시위는 지난 6월 5일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8발을 4곳에서 무더기로 발사한지 7일 만이다. 올해 들어 19번째이며 윤석열정부 출범 후 4번째다.
북한은 지난 6월 8~10일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남한을 겨냥해 '대적투쟁' '강대강' '정면승부'를 천명했다고 관영매체들이 지난 11일 발표한 지 하루 만에 방사포로 무력시위를 재개했다.
이젠 북한의 7차 핵실험 여부와 시기, 종류에 대한 전 세계의 이목이 풍계리로 쏠리고 있다.
일단 전문가들은 한미를 비롯해 전 세계가 주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어 시기를 결정하는데 고민이 클 것으로 관측했다.
북한이 핵실험을 한다면 2021년 1월 8차 노동당대회에서 제시한 ▲핵무기 소형화와 전술무기화 촉진 ▲초대형 핵탄두 생산이라는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 계획' 목표들을 달성하기 위한 '저위력 전술핵'이나 '초대형 핵탄두' 실험을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북한이 지난 6월 12일 윤석열정부 출범 후 이틀 만에 동해상으로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초대형 방사포가 지난 4월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돌 대규모 열병식에서 공개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
◆정성장 "한미‧전 세계 주시, 북한 굉장한 압박감"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13일 7차 핵실험 시기와 관련해 "북한이 핵실험 준비를 끝낸 것으로 보이는데 한미의 '김빼기 작전' 때문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고민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정 센터장은 "한미가 계속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고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감시하며 들여다보고 있다"면서 "그런 상황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진행하는 데는 굉장히 큰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 센터장은 "북한이 원하는 시간에 핵실험을 진행하려고 하는데 전 세계가 큰 눈을 뜨고 풍계리 핵실험장을 지켜보고 있어 굉장히 부담스럽고 중국도 압력을 넣고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정 센터장은 "그 누구도 북한 핵실험 시기를 정확히 알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한미가 주시하다가 지치고 경계가 좀 이완된 시점에 김 위원장이 전격적으로 핵실험을 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북한이 2018년 5월 24일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홍민 "김정은 성과 최대한 보여주고 소형화 위해 핵실험"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 방사포 발사와 관련해 "북한이 노동당 전원회의가 끝나자마자 방사포를 서해 일대에서 5발을 발사했다"면서 "기존 남북 간 합의했던 내용을 파기하는 대적 행동으로 향후 나타날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홍 실장은 핵실험 시기와 관련해 "핵실험은 기본적으로 기술적 조건과 정치적 결정이 맞물려야 된다"고 전제했다. 일단 홍 실장은 "여름 장마철에 굳이 기술적인 조건이 갖춰져 있지 않은데 핵실험을 할지 의문"이라고 판단했다.
기술적 조건과 관련해 홍 실장은 "풍계리 핵실험장에 계속 비가 오고 있으며 14일부터 잠깐 화창하다가 6월 하순이 되면 본격 장마철에 돌입하게 된다"면서 "계측장비들이 습기로 인해 계측이 안 될 수가 있고 핵폭발을 했을 때 비가 오게 되면 지반이 약해져 있기 때문에 핵실험 조건이 적당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정치적 결정과 관련해 홍 실장은 "중국이 오는 11월 시진핑 집권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당 대회를 앞두고 있다"면서 "장쥔 유엔(UN) 주재 중국 대사도 이런 부분들을 염두에 두고 '북한이 핵실험을 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고 발언한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홍 실장은 "북한이 중국의 눈치를 전혀 안 보고 핵실험을 하기도 어려운 부분들이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홍 실장은 "김 위원장이 자신의 성과를 최대한 보여 주고 핵무기 소형화를 달성하기 위한 하나의 기술적인 과정으로 오는 9월 9일 공화국 창건일(9‧9절)이나 10월 10일 노동당 창건일(10‧10절)에 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내다봤다.
kjw86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