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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건강한 생태도시 구축…대한민국 '환경수도' 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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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이 참여한 꼬리명주나비 서식지 조성 및 보호…건강한 생태도시 구축
탄소포인트 참여·온실가스 감축·재활용품 분리수거량 등 최우수 환경도시

[수원=뉴스핌] 순정우 기자 = 경기 수원특례시는 대한민국 환경수도를 자임하는 만큼 환경보전에 앞장서고 있는 지역이다. 12일 수원시의 환경보전 정책의 노력과 성과를 알아본다.

수원시 환경정책과 관계자는 "환경을 보호하고 자연을 보전하기 위해 생물다양성 증진 등 다양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인 결과, 경기도 환경대상 최우수상 수상의 성과로 이어졌다"며 "수원특례시 역시 대한민국 환경수도라는 위상을 견고하게 지키면서 시민들에게 생태 서비스 등 다양한 편익이 제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권선구 금곡동과 호매실동, 당수동 일대를 감싸 안고 있는듯한 칠보산은 평평한 능선과 숲이 우거져 시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곳이다. 대한민국 최대 지자체인 수원시 서부권의 허파 역할을 하는 이 곳의 원래 지명은 '팔보산(八寶山)'이었다고 한다. 산삼, 맷돌, 잣나무, 황금 수탉, 호랑이, 절, 장사, 금 등 귀중한 보물이 8개나 있었지만, 언제부턴가 황금 수탉이 없어져 칠보산으로 불리기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그런데 최근 칠보산에 또 다른 보물이 보금자리를 마련해 뿌리를 내렸다. 칠보산에서 발견된 깃대종 칠보치마가 복원돼 서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칠보치마를 이식해 복원에 성공한 칠보산 야생생물보호구역 일대 [사진=수원시]

◆고향으로 돌아온 깃대종 '칠보치마'

칠보치마는 세계적으로 매우 희귀한 식물이다. 백합과 여러해살이풀로 10여개의 잎이 사방으로 퍼진 치마모양이며, 6~7월에 노란색 또는 백색 꽃을 피운다.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생육 특성과 조건이 매우 까다롭다. 습기가 많은 곳의 바위나 계곡 근처에서도 햇빛이 잘 드는 곳에서만 잘 자란다. 1968년 칠보산에서 처음 발견돼 '칠보치마'라는 이름이 붙은 수원시 8대 깃대종 중 하나다. 그러나 도시개발로 습지가 훼손되면서 어느샌가 칠보치마는 칠보산에서 자취를 감췄다.

그런데 칠보치마가 칠보산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상촌중학교 뒤편 산책로를 따라 신비한 느낌을 자아내는 무학사 입구를 지나 경사로를 오르다보면 오른쪽으로 칠보치마를 만날 수 있다. 생태학교에 참여한 어린이들이 칠보산에 대한 애정을 담은 손글씨가 담긴 현수막 뒤로 치마를 펼치고 곱게 앉아 있는 칠보치마 300여본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식된 칠보치마 주변으로 손가락 한마디 크기의 칠보치마들이 흩어져 있어 수원시는 칠보치마가 자생하는 단계까지 성공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처럼 칠보치마가 다시 고향 칠보산에 모습을 드러내고 잘 자라기 시작한 것은 생물 다양성을 보전하기 위해 수원시가 끈질긴 복원 노력을 기울인 덕분이다. 수원시의 칠보치마 복원사업은 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수원시는 2016년부터 국립생물자원관과 칠보치마 복원을 위한 협력 사업을 시작했다. 남해 자생지에서 채종해 증식한 칠보치마 1000본을 2017년 5월 당수동 산 63번지 습지에 이식했다. 햇빛이 잘 드는 습지라는 어려운 생육 조건이 맞는 곳에 심었지만 겨우 22본만 꽃을 피웠다. 수원시와 국립생물자원관은 이듬해 칠보치마 500본을 추가로 식재해 2019년에는 200본이 개화하는 결실을 맺으며 안정적인 정착기를 일궈냈다.

수원시는 칠보치마가 서식지 일원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자 다양한 방법을 동원한다. 햇빛양을 확보하고 숲 틈을 조성하려 솎아베기와 덩굴 제거 작업을 했고, 경계 울타리와 안내판 및 CCTV를 설치해 인위적인 훼손을 방지했다. 최근에는 탐방객들이 칠보치마에 가까이 다가갈 수는 없지만 눈으로 관찰할 수 있도록 울타리 일부를 투명한 유리로 교체하기도 했다.

칠보산 야생생물보호구역에서 자연적으로 발아에 성공한 작은 칠보치마 [사진=수원시]

특히 이 일대(3200㎡)를 '야생생물 보호구역'으로 지정해 다양한 보호종 생물들이 서식하는 공간으로 관리 중이다. 칠보치마 복원을 위한 습지 관리 덕분에 해오라비난초·도깨비사초 등 습지성 초본류가 자리를 잡았고, 두꺼비·맹꽁이·누룩뱀 등 양서류와 파충류도 함께 살게 됐다. 곤줄박이와 소쩍새, 황조롱이 등 조류도 둥지를 틀었다. 야생생물 보호구역은 출입이 제한되고, 야생생물 서식지 훼손·생물 채취 등이 금지된다.

◆꼬리명주나비, 시민의 일상으로 날아들다

생물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수원시의 노력은 곳곳에서 결실을 맺고 있다. 칠보치마 외에 꼬리명주나비를 보호하는 생태정원을 만든 것이 대표적이다. 시민들이 자주 접하는 공원과 산책로에 꼬리명주나비가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시민들의 산책길을 나비가 수놓는 아름다운 풍광을 도심에서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나비목 호랑나비과에 속한 꼬리명주나비는 환경부가 지정한 국가적색목록에 포함된 생물이다. 즉, 멸종 위험이 높다는 의미다. 원래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종이었지만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했다. 꼬리명주나비 애벌레는 쥐방울덩굴만 먹는데, 하천 정비 등이 진행되면서 먹이식물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쥐방울덩굴은 흔히 보는 덩굴처럼 보이지만 산림청이 선정한 희귀식물로 보호가 필요하다.

지난해 칠보산에 복원된 칠보치마가 꽃을 피운 모습 [사진=수원시]

꼬리명주나비 서식지 조성에는 시민의 자발적인 참여와 협력이 큰 동력이 됐다. 수원지속가능발전협의회의 전신인 수원의제21추진협의회의 지원으로 2009년부터 인근 고교의 교사와 학생들이 참여한 자발적인 서식지 보호 활동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이후 축만제(서호) 제방 주변에 쥐방울덩굴을 심고 가꾸며 애벌레의 발달을 지켜보는 것도 '서호를 사랑하는 시민 모임' 등 시민단체가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수원시는 꼬리명주나비 애벌레의 먹이식물인 쥐방울덩굴 이식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2018년 국립생물자원관과 협력해 남수문~지동교 구간 수원천변에 쥐방울덩굴 500여본을 심고 관리했다. 이듬해에는 반대편 지동교~영동교 구간에 200본을 추가로 심었다. 또 성충의 먹이인 털부처꽃과 꿀풀 등도 함께 심었다. 먹이식물인 쥐방울덩굴이 안정적으로 서식하는 것을 확인한 2020년 7월에는 꼬리명주나비 애벌레 40마리를 서호공원 일대에서 채집해 이식하고, 천적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망도 설치했다. 체계적인 관리 덕분에 지난해 수원천변을 산책하는 시민들은 화려한 무늬의 꼬리명주나비를 만나는 행운을 얻었다.

꼬리명주나비 보호가 시작된 서호 일대에서도 관리가 체계화됐다. 제방과 공원에 나뉘어 있던 서식지를 통합관리하면서 애벌레와 나비를 보호하는 구조물을 설치했다. 구조물 내부에는 꿀풀 등을 심어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통과하면서 꼬리명주나비를 관찰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했다.

생물다양성 확보를 위한 움직임은 동 단위로도 확산됐다. 올해 율천동 주민들은 마을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마을의 깃대종으로 꼬리명주나비를 지정하고, 밤밭청개구리공원 내에 생태정원을 조성, 꼬리명주나비의 화려한 날갯짓을 기다리고 있다.

서호공원 꼬리명주나비 생태정원에서 애벌레가 쥐방울 덩굴을 먹고 있다. [사진=수원시]

◆'1등' 환경지키미 수원특례시

'환경수도'를 자처하는 수원시의 환경보호 정책은 생물다양성 복원이나 자연생태 보호에 국한되지 않는다. 기후대기, 환경안전, 자원순환 등 환경과 관련된 제분야에서 모두 두각을 드러낸다. 이는 6월5일 '환경의 날'을 기념해 시상하는 '경기도 환경대상'에서 올해 최우수 지자체로 선정되며 그 저력을 드러냈다.

 

우선 기후대기 분야에서 탄소포인트제 참여 가구수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온실가스 감축도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점을 눈여겨 볼만하다. 지난해 수원시에서 탄소포인트제에 참여한 가구는 2868가구였다. 이는 직전 3년간 평균(1486가구) 보다 93%나 증가한 것이다. 또 지난해 온실가스 기준배출량 2만7873tCO2eq 중 43.9%에 달하는 1만2243tCO2eq을 감축하는 성과를 거뒀다. 목표감축률이 34%였던 것을 감안하면 10% 가까이 초과 감축한 놀라운 성과다. 올해 감축목표는 1만181tCO2eq로, 지난 4월 말까지 4424tCO2eq를 감축하고 있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환경안전도 수원시의 성과가 두드러지는 분야다. 수원시는 지난해 '수원시 화학사고 대응 및 지역사회 알권리 조례'를 제정해 화학사고에 대한 체계적 대응 계획을 수립해 시민과 생태계를 보호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어 지난해 6월 35개 기관이 참여한 가운데 지역 내 기업에서 암모니아 누출 및 폭발사고가 발생한 것을 가정한 훈련을 진행하며 체계적으로 대응력을 높였다. 전문가와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화학사고관리위원회도 지속적으로 운영해 정기적으로 회의를 열어 자문 등 화학사고에 대한 전반적인 관리 체계를 구축하는데 도움을 받고 있다.

지난 3일 경기도 환경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한 뒤 수원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수원시]

자원순환 분야의 성과를 측정하는 기준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주민 1인당 재활용품 분리수거량 및 수거증가량이 타 지자체에 비해 높은 실적을 올리고 있어서다. 수원시민 1인당 재활용품 분리수거량은 2020년 56g에서 지난해 89g으로 늘어났다. 수원시는 올해 투명페트병이 품목에 포함되면서 1인당 186g으로 분리수거량이 큰 폭으로 증가함에 따라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내용물을 비우고 포장재를 제거한 뒤 투명페트병을 압축해 버리는 것에 대해 주택단지 등을 중심으로 전단과 현수막 등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다.

jungwo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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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대전망] '달러 시대의 느린 균열'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2026년 글로벌 자산시장 지형은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바뀔 모양새다. 월가 주요 IB와 글로벌 운용사들이 제시한 내년 전망을 종합하면, 핵심 키워드는 ▲약해지는 달러 ▲강해지는 금 ▲제도권에 깊숙이 편입되는 코인 ▲전략자산으로 격상된 원자재로 압축된다.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지위는 유지되지만, 각종 정책·재정·지정학 리스크로 인해 달러 의존도를 낮추는 '조용한 탈출(quiet hedging)'이 진행 중이라는 분석이다. [사진=퍼플렉시티 생성 이미지] ◆ 달러: 패권은 유지되지만 '천천히 새는 배' 2026년 달러를 둘러싼 큰 그림은 '완만한 약세' 흐름 속에서, 기축통화 패권은 유지하되 매력은 서서히 떨어지는 구조다. 여기에 연준의 금리 인하 경로, 주요국과의 금리 격차, 글로벌 성장·정책 리스크, 그리고 디달러라이제이션(de-dollarization, 탈달) 흐름이 겹치며 달러의 방향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먼저 연준의 완화 경로를 살펴보면, 2026년 말 기준금리는 약 3%대 중반(3.4% 안팎)까지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최근 발언들을 종합하면 인하 속도는 초기 시장 기대보다 더 느리고 신중한 방향으로 조정되고 있어, 지나친 달러 약세를 막아주는 '하방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둘째는 금리 격차다. 연준이 금리를 내리더라도, 정책금리는 유럽중앙은행(ECB)의 2%, 영란은행(BoE)의 2~3% 수준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률 격차가 과거만큼 크지는 않지만, 달러 자산이 어느 정도 금리 메리트를 제공하는 만큼 "달러가 한 방향으로 급락하는 구도"까지 보긴 어렵다는 진단이다. 이 같은 상대 금리 우위는 2026년 내내 달러가 급격히 무너지는 것을 막는 완충장치로 작용할 수 있다. 셋째는 글로벌 성장과 정책 리스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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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간은 비트코인을 포함한 디지털 자산을 "달러에 대한 또 하나의 도전자"라고 부르면서도, 극단적인 변동성과 짧은 히스토리를 이유로 전략적 코어 자산이 아니라 위성(satellite) 성격의 위험자산으로 다뤄야 한다고 경고한다. 2024년 초 2조달러 수준이던 크립토 전체 시가총액이 2025년에는 4조달러 안팎까지 불어난 가운데, 규제 환경이 ETF·ETP 승인 등으로 제도권 친화적으로 바뀌며 비트코인을 '가치 저장 수단'으로 보는 시각이 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실제 결제·상거래 규모는 여전히 수백억 달러 수준에 머물며, 일상적 화폐나 결제 인프라로서의 역할은 초기 단계라는 점이 반복해서 지적된다.​ UBS와 같은 보수적인 하우스는 이런 변화를 인정하면서도 "코인은 어디까지나 투기적 자산"이라는 입장을 고수한다. UBS CIO는 비트코인 변동성이 연 70~80% 수준으로 전통 자산 대비 현저히 높고, 70% 이상 급락하는 대형 조정이 여러 차례 반복된 탓에 포트폴리오의 전략적 축으로 편입하긴 어렵다고 본다. 대신 장기 잠재력을 믿는 투자자라면 "완전 손실이 나도 전체 계획이 흔들리지 않을 정도의 극소 비중으로, 장기 보유하는 전략" 정도만 고려하라고 조언한다. 반대로 SSGA나 모간스탠리, 반에크 등 디지털 자산에 우호적인 기관들은 비트코인이 전통 자산과의 상관관계가 낮고 장기 위험조정 수익이 높다는 점을 들어, 1~4% 수준의 소규모 전략적 배분이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기관 머니의 온도차도 뚜렷하다. 나티시스 2026 인스티튜셔널 서베이에 따르면 글로벌 기관의 36%는 향후 크립토 투자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하지만, 동시에 66%는 "2026년 성과는 금이 크립토를 이길 것"이라고 응답했다. EY·코인베이스가 2025년 초 실시한 설문에서도 응답 기관의 59%가 "AUM의 5% 이상을 디지털 자산에 배분할 계획"이라고 답해 성장 잠재력을 보여줬지만, 가장 큰 우려 요인으로 여전히 변동성과 규제 리스크를 꼽았다. ◆ 원자재: AI·에너지 전환·안보가 만든 '전략자산'의 귀환 2026년 원자재 시장은 더 이상 단순한 인플레이션 헤지가 아니라, AI·에너지 전환·안보 이슈가 맞물린 '전략자산'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BNY멜론, JP모간, UBS, 냇웨스트, 피델리티 리포트는 접근법은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원자재·에너지·전환 메탈에 구조적인 강세 요인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BNY멜론은 AI 데이터센터 구축, 전력 인프라 확충, 에너지 전환과 함께 각국의 방위·인프라 지출이 향후 수년간 원자재 수요를 떠받칠 것이라고 본다. JP모간은 천연가스와 전력을 "AI 혁명의 병목(bottleneck)"으로 규정하며 가스 발전, LNG 프로젝트, 송전망 등에 장기 투자 기회가 많다고 짚었다. UBS는 구리·알루미늄 등 산업금속 비중 확대를, 냇웨스트는 희토류·전략자원이 '공급망 안보'와 직결되면서 지정학적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제시하고, 피델리티는 구조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실물자산·절대수익 전략이 전통 60:40 포트폴리오의 필수 보완재가 된다고 분석했다. 나티시스 설문에서도 기관투자가의 65%가 전통 60:40 대신 인프라·부동산·원자재·금 등을 섞은 60:20:20 구조가 2026년에 더 높은 수익을 낼 것이라고 답해, 원자재·실물자산을 '필수 축'으로 보는 인식 전환이 확인된다.​ 블룸버그NEF와 IEA 자료를 인용한 보고서들은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확충 수요만으로도 2030년까지 전 세계 구리 수요의 2~3%포인트 추가 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추정한다. AI 데이터센터는 단일 시설당 수만 톤 단위의 구리와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만큼, 이미 공급 부족이 우려되는 구리·은·희토류·갈륨 등 핵심 금속 시장에 추가적인 타이트닝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전기차·배터리·재생에너지 확대로 리튬·니켈·코발트 등 전환 메탈 수요가 2026년 한 해에만 30~40% 급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에너지 전환과 AI가 결합된 새로운 '미니 슈퍼사이클' 가능성이 거론된다.​ 인플레이션·무역·정책 측면에서의 환경도 원자재에 우호적이다. 모간스탠리 등은 미국·유럽에서 관세·보호무역 정책이 상수로 남는 한, 명목 물가가 2%를 상회하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과거 데이터상 인플레이션이 2%를 넘는 구간에서 원자재 상품 수익률이 평균적으로 기타 자산 대비 20%포인트가량 우위였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에너지 안보 우려와 탄소 규제가 섞이면서, 가스·LNG·원유·우라늄은 "절대 줄일 수 없는 베이스 에너지"로, 구리·알루미늄·리튬·희토류는 "에너지 전환을 위한 전략 금속"으로 포지셔닝이 재정의되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월가 IB와 기관투자가들은 2026년 포트폴리오에서 원자재 비중을 한 단계 높이는 전략을, "달러·채권·전통 주식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에너지·인플레이션·안보 리스크를 헷지하는 가장 실질적인 방법"으로 제시했다. kwonjiun@newspim.com 2025-12-15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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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전재수 장관 면직안 재가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을 받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오전 'UN해양총회' 유치 활동을 마친 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입장을 밝힌 후 공항을 나서고 있다. 전 장관은 "직을 내려놓고 허위사실 의혹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2025.12.11 yooksa@newspim.com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전 장관은 앞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며 사의를 표명했다.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면서도 사의를 밝혔다. 그는 "흔들림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제가 해수부 장관직을 내려놓는 것이 온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 장관은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고, 불법적인 금품수수는 단언컨대 없었다"며 "추후 수사 형태든지, 아니면 제가 여러 가지 것들 종합해서 국민들께 말씀드리거나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장관은 "(통일교 측으로부터)10원짜리 하나 불법적으로 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600명이 모인 장소에서 축사를 했다는 것도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2018∼2020년께 전재수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 원을 제공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 청탁성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pcjay@newspim.com 2025-12-11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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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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