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 한파를 마주할지 아니면 연착륙에 성공할지를 두고 월가 전문가들 및 시장 참가자들의 의견이 계속해서 엇갈리고 있다.
최근 제이미 다이먼 JP모간체이스 최고경영자(CEO)와 억만장자 투자자 칼 아이칸 등 내로라는 월가 거물들은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 가속 등으로 인한 경기 침체 가능성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며 경고 수위를 높이고 있다.
뉴욕의 월가 표지판 [사진=로이터 뉴스핌] |
다이먼은 미국 경제가 직면한 상황이 허리케인과 같다며 최악의 경제 충격을 경고했고, 아이칸은 지난달 미국 경제가 "불황일 수도 있고 더 나빠질 수도 있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주에는 테드 픽 모간스탠리 공동 사장이 미국 경제가 인플레이션이라는 '불'과 경기침체라는 '얼음'이 번갈아 나타나는 변동장 속에서 경기 침체 가능성은 점증될 것으로 판단했다.
픽은 당장은 미국 경제가 이 두 극단을 오가다가 다음 가을 쯤에는 미국 경기 침체가 현실화할지 아닐지 여부를 더 명확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 경제가 실제로 침체의 길로 빠진다 해도 지난 2008년과 같은 수준의 경기 붕괴가 반드시 수반되지는 않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시장 참가자들은 인플레이션이란 시급한 과제를 잡기 위해 연준이 통화긴축 속도를 높이겠으나, 이 과정에서 침체는 초래하지 않는 연착륙이 가능할 것으로 점치는 모습이다.
도이체방크 애널리스트들은 공매도 잔량이나 콜 거래량, 투자 심리나 펀드 흐름 등 다수의 지표들이 침체보다는 연착륙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도이체방크는 주식펀드 자금 흐름도 작년 역대급 유입 속도보다는 둔화됐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자금 유출 신호는 나오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지난 3개월 동안 주식펀드 등에 250억달러 이상이 유입됐다는 것이다. 동시에 가계 주식 투자 비중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어서 시장 참가자들은 아직 경기 한파를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이체방크 애널리스트들은 경기 둔화 가능성이 시장 전반에 반영되긴 했지만 침체 수준까지는 아니라면서 연말 S&P500지수가 4750 수준으로 이날 종가 대비 15% 정도 더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전날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들도 연준의 연착륙이 쉽지는 않겠지만 여전히 가능한 변수라고 주장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