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실 "신정부 대외정책 강력한 추동력 될 것"
행동하는 한미동맹 구현...전략자산 적기 전개 합의
[서울=뉴스핌] 차상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10여일 만에 이뤄진 한미정상회담에 대해 공동기자회견에서 "저와 바이든 대통령의 생각이 거의 모든 부분에서 일치한다는 것을 느꼈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당초 예정된 90여분을 훌쩍 뛰어넘어 113분간 진행된 회담에서 두 정상은 3+3 소인수회담과 단독환담, 확대정상회담 등을 거치면서 업무적 소통 뿐만 아니라 인간적 교감까지 이룬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단독환담을 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22.05.21. <대통령실 제공> |
이날 정상회담에 배석한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회담시간 연장과 관련 "두 정상은 자유·민주주의 가치에 대해 공감대가 넓었으며 국정철학은 물론 반려동물, 가족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재로 시종일관 화기애애하게 대화했으며 대단히 우호적 분위기가 이어졌다"며 "흔히 말하는 '케미'가 잘맞는 모습이었다"고 설명했다.
김성한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한미정상회담이 종료된 직후 진행된 브리핑에서 회담의 몇가지 성과를 소개했다.
김 실장은 우선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의 비전을 확인하고 합의했다"며 "자유, 인권과 같은 보편적 가치를 토대로 해서 인도·태평양지역뿐만 아니라 전세계 평화·안보·번영에 기여하는 한미동맹을 구현하기로 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나아가 향후 한미동맹이 나아갈 이정표를 확립했고 이는 신정부 대외정책의 강력한 추동력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서울=뉴스핌]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 확대정상회담 모습. 2022.05.21 |
그는 또 외교적 수사가 아닌 '실질적으로 행동하는 한미동맹'을 구현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날 바이든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방한 첫 일정으로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을 방문했고 경제안보 현장에서 두 정상이 처음 만나 함께 시찰하는 이색적인 상황을 보여줬다. 또 확장억제 전략을 구체화하기 위해 미국의 전략자산을 적기에 전개하고 필요시 추가적 조치도 모색한다는 합의를 이끌어냈다는 것이다.
특히 이날 회담에서 처음으로 핵, 재래식, 미사일 방어 포함 모든 방어역량을 사용해 확장억제를 제공하겠다고 미국측이 구체적으로 공약했다는 것이 안보실 설명이다.
이와 함께 그는 공급망·외환시장 안정화, 원전수출 및 스마트원전과 같은 첨단산업·기술의 협력에 합의하는 등 '경제안보·기술동맹'을 구체화한 점도 강조했다. 나아가 NSC간 경제안보대화체를 신설했으며 국방부분 자유무역협정(FTA)라고 할 수 있는 국방상호조달협정 관련 논의를 개시하게 된 것도 한미간 경제·기술 동맹 구체화의 산물이라고 평가했다.
김실장은 아울러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출범멤버로 참여를 공식화하면서 역내 개방적·포용적 경제질서 구축에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는 글로벌 중추국가로써의 위상 정립도 이번 회담의 성과라고 지적했다.
그는 "IPEF는 최종적인 구상이라기 보다는 일종의 진화하는 구상이며 초기에 우리가 여러 규칙, 제도 등의 룰세팅을 잡아가는 역할을 한다"며 "과정에서 공급망 문제, 통상, 디지털 경제, 인프라 등에 대해 유리한 룰 세팅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실장은 끝으로 "두 정상 간 돈독한 신뢰관계 구축이 큰 성과로 기억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국정 철학부터 반려동물, 가족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격의없이 대화하면서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과 깊이를 넓혔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왕윤종 국가안보실 경제안보비서관은 'IPEF가 중국 견제용이며 결국 우리 경제가 입을 타격이 적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있는데 두 정상이 관련 논의를 했는 지를 묻는 질문에 "공동성명에 중국을 공급망에서 배제한다는 얘기는 단 한줄도 없다"고 우려를 일축했다.
왕 비서관은 "논의 자체가 IPEF를 포함해서 다자적 프레임워크, 양자적 측면에서 특정국가 배제보다는 상호보완적 국가 공급망 안정시스템을 가져오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강조했다.
skc847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