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현아 기자 김도영 인턴기자 = 단역배우 이환 씨가 서울 여의도 뉴스핌 스튜디오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이날 이 배우는 단역 활동의 경제적 어려움을 이야기하며 "배우로서 월급은 0원이라 생계를 위해 굉장히 여러가지 일을 한다. 알바란 알바는 다 해봤고 지금도 휴대폰을 보면 알바에 필요한 앱만 한 열 개 넘게 모여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환 배우와의 일문일답이다.
- 자기소개
▲안녕하세요. 대한민국에서 영화배우로 열심히 활동을 하고 있는 배우 이환입니다. 반갑습니다.
- 한마디로 나를 표현한다면
▲제가 무슨 일을 할 때 성향이 굉장히 좀 도전적이기도 하고 한번 시작하면 끝장을 보는 스타일이어서 절대 굴하지 않고 포기를 모르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배우를 선택한 이유
▲사실 청소년기에 주변에서 직업군들을 많이 접하지 못해서 저거 하면 돈 많이 벌 수 있겠다 싶어서 배우란 직업을 선택했고, 내성적인 성격이었어서 성격을 좀 바꿔보고자 '이 일을 하면 좀 성격이 바뀌지 않을까' 이런 생각 때문에 도전을 하게 됐어요.
- 나만의 강점
▲20년 넘게 배우 하면서 작품을 정말 많이 했거든요. 영화, 드라마, CF 등 많이 했는데 진짜 희한한 건 하는 작품마다 제가 봐도 너무 다르게 생겼어요. 너무 달라서 못 알아봐요 사람들이(웃음) 이 사람이 저와 같은 사람인지 잘 몰라요(웃음) '뻔한 사람이 아니다' 작품마다 다른 색깔로 보인다는 것이 제 강점인 것 같습니다.
- 촬영 중 에피소드
▲CF를 한참 할 때가 있었어요. 그때 당시에 이상하게 약간 빙의 된 것처럼 애드리브가 너무 잘 나오는 거예요. 감독님이 '레디 액션'하고 촬영을 하는데 남자 메인 배우 자리가 있었고 여자 메인 배우 자리가 있었는데 "자리 좀 바꿔서 앉아 볼게요" 해서 사람들이 담배 피우러 다녀온 사이에 제가 남자 메인 자리에 앉게 됐어요. 다른 배우들과 섞여 앉아서 촬영을 다시 시작했는데 그 때 애드리브가 진짜 빵빵 터지는 거예요(웃음) 그리고 심지어 카메라 감독님이 웃겨서 카메라가 흔들릴 정도로 웃었어요. 한겨울이었는데 그때 광고주가 눈 길을 해치면서 촬영장까지 와서 제 손을 잡으면서 "촬영 너무 재밌게 해준다고 얘기를 듣고 왔다. 너무 고맙다" 말씀 하셨어요. 또 감독님이 오셔서 "조만간 다시 한번 또 봐요"라고 해서 "네 알겠습니다" 하고 갔죠. 그건 뭐 인사치레잖아요. 며칠 뒤에 6개월 단발 메인으로 계약을 하자고(웃음) 그때부터 CF 생활이 메인으로 쭉쭉 시작됐죠.
- 촬영 없을 때 평소 일과는
▲굉장히 여러 가지 일을 해요. 왜냐하면 이젠 직장 생활 하기엔 어렵고... 직장 생활도 해봤어요. 배우하면서 대신에 연차 같은 걸 안 쓰고 촬영 있을 때 연차 대신하겠다 이렇게 해서 직장 생활도 해보고, 알바란 알바는 다 해봤습니다. 제 별명이 알바몬이고 알바의 신이고 알바천국입니다. 제 휴대폰을 보면 알바에 필요한 앱만 한 열 개 넘게 모여 있어요. 그래서 시간만 나면 알바를 하고 있습니다.
- 월수입은
▲배우로서 월급은 0원입니다. 배우로 딱히 버는 게 없어요. '배우로서 제가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경제력이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로 힘든 시기에서는 여러 가지 일들을 구축하고 있는 상태고요. 이게 발현이 돼서 제가 적어도 먹고 사는 것에 지장이 없을 때 배우를 하는 것이 내가 배우에 집중할 수 있는, 더 오래갈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을 해서 그렇습니다.
- 활동 중 힘들었던 순간
▲경제적인 부분 때문에 힘들었습니다. 대학로에서 20대 때 공연을 하면서 극단 생활할 때 50만원 정도 벌었어요. 그런데 월세 내고 핸드폰비 내니까 남는게 없잖아요. 돈을 버는 것을 그 때 당시엔 몰랐으니까 알바나 직장 생활을 할 수도 없고 잠깐잠깐 무슨 행사 무대 세팅해 주는 알바들 하루씩 가서 하는 그런 곳에서 잠깐씩 일하면서 버텼습니다. 대학로까지 공연하러 걸어 다녔어요. 세 시간 반 정도 대학로까지 걸어 가서 공연하고 그리고 세 시간 반 걸어서 집에 오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지하철, 버스비 아끼려고 했습니다. 당시 밥 사먹을 돈도 없어서 사람들이 먹다 남긴 중국음식 내놓은 것 주어먹은 적도 있고... 그렇게 살았습니다.
- 배우를 포기하려 했던 적이 있다면
▲제가 어떤 드라마를 촬영 중이었어요. 제가 카메라를 볼 때 눈이 카메라 중심이 아니라 약간 위쪽을 보는 것 같이 보이거든요. 그래서 항상 저는 렌즈 밑을 봐요. 그때 당시엔 몰랐습니다. 그런데 캐스팅돼서 조연으로 들어가 촬영을 하는데, 드라마 촬영장은 모두 예민하잖아요 시간에 쫓기고... 감독님이 보라는 곳을 정확히 봤는데 갑자기 감독님이 커다란 돌을 바닥에서 주워 저한테 집어던지면서 욕을 하시는 거예요. "지금 어딜 쳐다봐!" 하시면서(웃음) 돌이 커서 다행히 보고 피했어요. 맞았으면 저 그냥 죽었을 거예요. 그때 제가 충격을 받고 처음 깨달았어요. '내 눈이 그렇게 보이는구나'라는 것을요. 병원도 다녀보고 했지만 눈에 이상이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해서 저도 무척 답답하더라고요. 차라리 사시나 교정할 수 있는 뭐가 있으면 좋겠는데 그것이 아니다 보니까 '난 그럼 배우를 못하는 건가?' 이런 생각을 잠깐 했었어요.
- 배우를 포기하지 않는 이유
▲사람이 단점만 있는 것이 아니잖아요(웃음) 또 그 것 이상으로 제가 잘하는 부분이 있어요. 연기를 하는 부분에서 칭찬도 많이 듣기도 하고요. 제가 끼가 없었으면 진즉 포기했겠죠. 그런데 그런 것 같지는 않더라고요(웃음) 그래서 계속하게 되는 힘이 생기는 것 같아요.
- 나에게 쓰는 메시지
▲환이야, 진짜 지금까지 너무너무 잘 버티면서 왔다. 정말 고생 많았고 앞으로도 지금처럼만 꾸준하게 가면 좋을 것 같아. 언제나 응원할게!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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