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지침으로 감소하던 무전취식 사건 잇따라
고의성·상습성 인정시 사기죄로 10년 이하 징역 가능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지난달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후 전국 곳곳에서 무전취식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정부의 방역 조치로 한동한 감소했던 무전취식이 다시 늘면서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처벌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3일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통보된 무전취식 건수는 2019건 5925건, 2020년 4764건, 2021년 2780건으로 매년 급감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 확진자 감소세에 따라 영업시간 제한 등 방역지침이 완화되면서 음식값을 내지 않고 도망가는 이른바 '먹튀' 사건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일례로 지난달 27일 서울 도봉구 방학동에서 호프집에서는 50대 남녀가 2만원 상당의 음식값을 지불하지 않고 사라지는 일이 발생했다. 해당 호프집 사장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음식값을 계산하지 않은 중년 커플을 찾는다'는 글을 올리면서 사건은 공론화 됐다.
다행히 이들이 마신 맥주병에서 다량의 지문이 나와 경찰은 최근 두 사람에게 사기 혐의를 적용해 조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호프집 사장은 최근 언론과 인터뷰에서 "본인들이 '몰랐다'고 했는데 그런 반응은 당연히 예상했던 것"이라며 "힘든 사람들을 더 힘들게 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지난 4월 27일 서울 도봉구 방학동 한 호프집에서 음식값을 계산하지 않고 도망간 50대 남녀가 사기 혐의로 입건돼 경찰 조사를 받았다. 2022.05.13 filter@newspim.com [사진출처=온라인 커뮤니티] |
한 피해업주는 "지난해 발생했던 일을 경찰에 신고했지만 아무 소식이 없었다"며 "이번에도 신고를 했지만 잡을 수 있다는 기대는 안하고 있다. 이제는 중간 결제를 받아야 하나 싶고, 이런 사람들 때문에 괜한 손님들을 의심할 거리가 생긴다"고 밝혔다.
먹튀 피해를 본 업주가 인터넷 커뮤니티에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 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계산을 하지 않고 먹튀 한 두 청년을 공개수배한다'는 제목의 글과 함께 모자이크 처리가 없는 CCTV 영상이 게시됐다.
피해 업주에 따르면 지난 6일 부산 해운대구 횟집에서 30대 초반으로 추정되는 남성 2명이 향어회와 소주 등 4만8000원 상당의 음식을 먹고 도망갔다. 업주는 "이 사건 이후로 트라우마가 생겼다"며 "검거에 결정적인 제보를 주시는 분에게 백화점상품권 10만 원 상당을 사례하겠다"고 약속했다.
업주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인근 CCTV 분석을 통해 이들을 추적하자, 먹튀를 한 남성들은 최근 자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기자 =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둘째 날인 19일 저녁 서울 중구 을지로 노가리골목이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이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1만8504명으로, 거리두기 해제 하루 만에 10만 명을 넘어섰다. 2022.04.19 kimkim@newspim.com |
자영업자 커뮤니티에도 먹튀 피해를 호소하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두 달 동안 3건의 먹튀 피해를 당했다는 한 자영업자는 "부산 해운대 먹튀 사건 같이 이슈화가 된 사건들만 사기죄가 성립된다는 경찰의 말에 어이가 없었다"며 "먹튀를 아예 당하지 말아야 하느냐"고 토로했다.
무전취식은 경범죄처벌법에 해당해 처벌 수위가 낮은 편이다. 경범죄처벌법 시행령에 따라 무전취식은 10만워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처분을 받게 된다. 무전취식이 상습적이거나 고의성이 인정되면 형법상 사기죄로 적용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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