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사임 소감 표명 기자간담회 개최
"쌍용차 등 3건의 매각 차질은 유감"
"영업수익으로 정책금융 자금 확보"
"정부-정책금융기관장 임기 맞춰야"
[서울=뉴스핌] 홍보영 기자=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2일 "문재인 정부 하에서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합리적이고 일관성 있게 추진한 결과 산은은 대부분의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날 사임 소감을 밝히는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우조선해양과 KDB생명, 쌍용차 등 3건의 매각 차질에 대해 개인적으로 심히 유감스럽다. 그 3건으로 산은이 지난 5년간 구조조정을 한 게 없다고 하면 잘못"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사진=산업은행) |
그는 두산중공업, HMM(구 현대상선), 대우건설 등 11건의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완료됐다고 강조했다. 특히 "HMM의 경우 완벽하게 정상화돼 이제 매각만 남은 상태로 기업가치가 너무 커져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을 걱정해야 할 지경"이라며 "두산중공업은 대주주와 산은 협조로 조기에 단시간만의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했다.
이 회장은 산은이 소위 '시장형 정책금융기관'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산은의 재무성과와 정부재정 기여도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이 회장은 "취임 당시 부실기업의 손실만 14조5000억원 이르렀고, 금고가 텅 빈 상태로 자본잠식까지 몰렸던 산은은 지난 5년간 획기적인 재무성과 개선을 이뤘다"며 5년간 정부에 배당하거나 법인세로 낸 금액만 2조2100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산은은 저금리 정책자금을 운영하는 만큼, 시중은행에 비해 예대마진이 0.77%나 적다. 200조원의 영업자산 가진 산은으로선 1년에 1조5000억원의 수익을 덜 내면서 정책금융을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산은은 손쉬운 주택담보대출로 이자율 장사 하는 은행이 아닌 만큼, 이는 손쉬운 성과가 아니다"라며 "산은은 국내에서 이자이익보다 비이자이익이 많은 유일한 은행"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산은은 영업수익으로 정책금융지원 확보하므로 수익성은 정책금융 확대를 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며 수익 기반으로 탄소저감 위한 특혜금리 대출을 실시하는 것을 예로 들었다.
정부로부터 증자 명목으로 매년 받는 자금은 정책 출자를 위한 용도임을 명확히 했다. 이 회장은 "정부 정책프로그램에 대해 정부가 직접 출자할 수 없는 구조라 산은을 이용해 출자하기 위해 정책형 증자를 하는 것이지, 산은을 위한 출자는 아니다"라며 "우린 그냥 파이프라인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회장은 사의 표명 이유에 대해 "산은 회장은 정부의 국정 철학과 맞는 사람이 직을 수행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을 평소부터 가지고 있었다"며 다른 정치적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정책금융기관장의 경우 임기를 대통령 임기와 맞춰 5년 혹은 2년 반으로 조정하는 법 개정 통해 정권 교체와 더불어 자연스럽게 교체될 수 있게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byh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