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석 "우리 요구에 대한 답 아닌 것으로 파악돼"
출근길 동대입구역서 10분간 하차 시위 "갈라치기 말라"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장애인 권리예산 보장에 대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답변이 20일까지 없을 경우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19일 오전 8시 서울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승강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수위가 답을 주지 않으면) 21일 오전 7시부터 2호선과 3호선, 5호선에서 27번째 '출근길 지하철을 탑니다'를 진행한다"고 말했다.
장애인 권리예산 보장을 요구하는 출근길 지하철 시위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 29일까지 총 26차례 걸쳐 진행돼 왔다. 이후 인수위 사회복지문화분과 간사인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과 김도식 위원이 시위 자재를 요청했고, 전장연은 장애인의 날인 4월 20일까지 장애인 권리예산 보장에 대한 답변을 받는 조건을 시위를 잠정 중단했다.
대신 전장연은 인수위의 답변을 촉구하며 지난달 30일부터 경복궁 승강장에서 삭발결의식을 매일 진행하고 있다. 지난 18일 기준 14차례 삭발 결의식이 열렸고, 인수위의 약속시한인 20일에는 6명의 삭발이 예정돼 있다.
박 대표는 "인수위가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저희 요구에 대한 답이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며 '장애인 개인예산제'를 언급했다. 장애인 개인예산제는 장애인이 필요한 복지제도를 직접 선택하는 제도로 윤석열 당선인이 후보 시절 약속한 공약이다.
당시 윤 당선인은 개인예산제 도입 공약에 대해 "장애인 스스로 복지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복지선택의 폭을 선진국 수준으로 확대하는 내용"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장연을 비롯한 장애인 단체들은 장애인을 위한 예산 규모가 적은 상황에서 이러한 접근은 유명무실하다며 장애인 권리보장 예산 확대를 요구했다.
박 대표는 "서구와 한국의 장애인 예산 비교 없이 선진국 예산을 이야기 하는 것은 장애인을 또다시 기만하는 것"이라며 "장애인 권리에 맞춤형 예산을 먼저 보장하고, 맞춤형 예산 속에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윤준보 기자 = 30일 8시 서울 지하철 경복궁역 승강장에서 진행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삭발식에서 이형숙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장이 삭발하고 있다. 2022.03.30 yoonjb@newspim.com |
기자회견을 마친 전장연은 이날 오전 9시 서울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으로 이동해 10분간 지하철 승하차 시위를 벌였다. 동대입구역에서는 지난 16일 열차와 승강장 사이에 다리가 낀 지체장애인이 시민들의 도움을 받아 구출된 바 있다.
박 대표는 "지하철과 승강장 사이 단차 문제로 많은 장애인들이 휠체어 바퀴와 다리가 빠져 죽고 다쳤다"며 "그런데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우리가 의도적으로 지하철 발차를 막는다고 이야기를 해 우리를 괴물로 만들었다. 이 대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갈라치기하는 행위를 그만두라"고 요구했다.
filte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