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용유, 최대 84%까지 뛰어
식품업계, "가격 압박 심각한 수준"
교촌·BBQ·bhc "가격 인상 계획 당분간 없어"
우크라 해바라기씨 생산, 세계 1위·유채 7위
대체제 대두 가격도 상승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식용유 가격이 10년 만에 최고가를 찍는 등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급등하면서 식품업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지난달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의 대두유 선물 가격은 파운드당 960원으로 지난해 말 675원보다 43% 상승했다. 이는 10년 만에 최고가 수준으로 지난해 3월과 비교해 3배 이상 오른 가격이다.
일각에선 상승세인 식용유 가격이 치킨 등 외식 물가까지 끌어 올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기후변화 등 글로벌 대두 생산량이 급감한 상황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대치 국면이 장기화 되면서 식용유 가격이 뛰었다. 대두의 대체제인 해바라기씨는 우크라이나가 세계 1위 생산국이다. 카놀라유 원료인 유채 생산 규모는 세계 7위다.
◆ 롯데·사조해표 식용유가격 최대 10% 추가 인상...식품업계 "원가 압박 심각한 수준"
8일 업계에 따르면 식용유 가격은 1년 사이에 최대 84%까지 올랐다. 지난해 초 한 통(18L)에 평균 22000원이었던 업소용 콩식용유가격은 현재 5만원을 호가하며 2배 넘게 올랐다.
식당에서 주로 쓰는 업소용(18L) 식용유 인상 폭은 더 가파르다. 최근 1년간 롯데푸드 콩식용유(18L)는 84%(27450원→5430원) 올랐다. CJ제일제당 백설 카놀라유(18L)는 66%(38310원→63760원) 올랐다.
가정용 식용유 가격도 올랐다. 한국소비지원 참가격에 따르면 오뚜기 콩기름 100%(900ml) 가격은 지난해 4047원에서 올해 4966원으로 900원이상 올랐다.
식용유 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푸드는 이번달 안으로 업소용(18L) 콩기름 가격을 10% 인상 계획이다. 사조해표 역시 가격을 4% 인상한다.
글로벌 수급망도 불안정하다. 식용유 가격은 세계 최대 대두 생산국인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의 이상기후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공급망 차질이 겹쳐 지난해부터 오름세를 보였다. 여기에 전쟁여파로 운송길이 막히면서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2022.04.07 aaa22@newspim.com |
식품업계 관계자는 "식용유 가격은 지난해부터 상승세에 있어 원가 압박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대두 외에도 대체제인 해바라기씨 가격도 뛰고 여기에 운송비와 가공비까지 더해져 원가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 글로벌 식용유 대란, 외식물가로 이어질까...프랜차이즈 업계 원자재 인상에 '전전긍긍'
일각에선 '식용유 대란'을 우려하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수출 중단과 사재기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에 팜유 최대 수출국인 인도네시아는 구매 제한을 시행하고 지난달 팜유의 내수 공급 의무비율을 기존 20%에서 30%로 올리는 등 팜유 수출을 제한했다.
식용유 가격 상승이 외식 물가 부담으로 이어질 조짐도 보인다. 치킨과 돈까스 등 식용유가 원재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프랜차이츠 업계는 식용유 가격 상승에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자영업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식용유 값 때문에 장사를 못하겠다", "식용유를 '금 모으기' 처럼 미리 모아야 겠다"는 등 탄식이 잇따른다.
[사진=픽사페이] 신수용 기자 = 2022.04.07 aaa22@newspim.com |
교촌·BBQ·bhc 등 '치킨 빅3'는 당분간 치킨 가격 인상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치솟는 식용유 가격에 매출 하락이 더해져 치킨 가격 인상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치킨 업계 관계자는 "식용유 가격이 지난해부터 크게 인상되고 있다"며 "식용유 외에도 밀가루 등 식자재의 매입가도 오르는 등 본사 부담액이 가중되는 등 매출에 영향을 미치고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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